본래 시즌1을 본 지 오래 되었는데, 잊고 있다가 어느분이 추천하는 것을 보고 시즌 3부터 보기 시작해서 하루만에 5시즌까지 다 보게 되었습니다.
문제점 부터 말씀드리자면,
1. 잘 나가는 미드 중 다수는 첫 코드를 유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화이트컬러, 멘탈리스트, 닥터 하우스 등 뭔가 좀 해결될라 치면 일을 다시 꼬아 버리죠. 오래전으로 돌아가면 블루문특급도 그랬습니다.
어느정도여야지 싶다가도 새로운 에피소드가 재밌으면 살짝 잊혀지다가도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말입니다.
슈츠의 경우 주인공이 하버드 학력이 늘 말썽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바로 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반복해서 놓칩니다. 시즌을 몰아서 볼때는 조금 덜한데 이게 벌써 시즌5 라는 것은 5년간 방영했고 6년차라는 말인데, 인내심 테스트도 아니고 좀 너무 멀리가고 있는 느낌이죠. 아예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제자리만 뱅뱅...
2. 두 주인공중 마이크 로스의 사기적인 두뇌를 조금 더 자주 써먹어야 하는데, 별반 사이다 효과를 주지 못합니다. 헤지펀드에 근무하게 되었을 때 사건을 여러번 꼬아가는 것을 보면서 작가들이 결국은 로펌으로 돌아가기 틀을 짜놓고 맞춰간다는 느낌이 아주 강했습니다.
3. 하비스펙터는 시즌 초반에는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 보면 볼 수록 얄립고 독하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계속 보가 보면 또 나름 카리스마 있고 멋있게도 보이는데, 또 시즌이 4,5로 넘어가니 찌질한 느낌, 뭔가 이기적인 느낌을 넘어 정떨어지는 느낌이 강해지네요.
왜 이런 이야기를 쓰느냐면, 인기 미드는 틀안에 머물기를 좋아 합니다. 결국 로펌안으로 이야기는 돌아오게 되죠. 미드 작가들의 상상력은 뛰어나고 또한 굉장히 설득력이 강합니다. 하지만 방향성을 가둬두는데 사용하면 답답함이 넘치게 되죠. 마이크 로스가 하버드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을 미드 작가들은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안될거 같아도 얘들 실력이 굉장하죠. 물론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어도 안될 것 같은 것을 해내면서 다소의 무리를 완전히는 아니어도 상당부분 무난히 넘어갈 줄 압니다. 금융인으로 일하면서 학교에 있었던 일을 바로 잡고, 새출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줄 알았는데 시즌 4가 그 마지노선이었던것 같고 계속 쳇바퀴 도는 것을 보니 참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나 싶은 생각만 들더군요.
즉, 인물간의 관계설정 및 풀어가는 이야기들의 상당히 디테일하고 사건을 꼬아버리는 데에 있어서는 매우 뛰어나지만, 시청자의 다양한 욕구 중에서 사이다 만큼은 잘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정드라마이기 때문에 사이다가 중요하죠.
시즌5까지 아주 드물게 감동어린 에피소드가 있었는가 하면 그것도 없고, 주인공이 두세번 당하다가도 기막힌 반전으로 뒤집는가 하면 그것도 없습니다. 상대측과 엎치락 뒤치락하기는 잘합니다. 하도 많이 전세가 역전되니 참 이런쪽은 잘 구성했구나 싶죠. 다만 마이크로스의 사기적 능력에 대한 묘사가 적고 그로 인해 뭔가 통쾌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반전은 거의 없습니다. 늘 너무 많은 한계를 드러내죠. 주인공 보정이 이렇게나 없다니요....비슷한 유형의 닥터하우스가 있지만 수없이 이야기를 꼬아놓고도 한방씩은 있었는데 말이죠. 스스로를 채찍질 하지만 남에게 끌려다니는 타입은 아닌데, 마이크로스는 너무 많은 패배를 하고 너무 많이 끌려 다닙니다. 적당히 그럴 수는 있는데 주인공보정이 없어도 이리 없을 수가...
여튼 슈츠는 시즌 2정도까지는 추천할 수 있는데 3부터는 그리 권장하고 싶지는 않으네요. 같은 시간에 더 훌륭한 미드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라면 같은 시간에 NCIS를 안보신 분이라면 십년넘게 방영중인 이 드라마를 추천하고 싶고, 앞서 말한 닥터하우스, 소프라노스, 빅뱅이론, 왕좌의게임 등을 보겠습니다.
미드 중에 시즌 1,2만 보면 되는 경우가 꽤 많은 이유를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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