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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어디까지가 겸손이고 자부심?

작성자
Lv.13 옥상유령
작성
16.02.25 22:21
조회
1,722

첫줄은 이렇게 쓰겠습니다.

 

“ 저는 작가 또는 글 쓰는 이의 편입니다. ”

 

저도 그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글의 내용은 이번 사태를 다시 또 상기시키게 하거나 글 쓰는 분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글 쓰는 분들의 편이기 때문에 오로지 그들만을 겨냥해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보여 이렇게 처음으로 게시판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글 쓰시는 분들. 떠올려 보십시오. 소재가 떠올라 구상하고 정리하며 이야기를 풀어놓는 순간을.

 

익숙하거나, 또는 지긋지긋하거나, 더러운 자신의 책상에 앉아 손바닥을 비비며 ‘ 시작하자. ’ 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는 순간들.

모두가 왁자지껄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카페에서 홀로 노트북을 펼치고 커피 잔 쏟아질까 조심조심 홀짝거리며 머리를 긁어대던 순간들.

현재의 소설이 머릿속을 꽉 채워서 내내 맴돌고, 낡은 다이어리 속 깨알 같은 메모, 이제는 그 깨알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어댄 수많은 동그라미와 화살표들.

 

이것 말고도 참 많지요.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해서 자부심이 없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자부심은 따로 있어요. 자신의 글을 보시기 바랍니다. 나의 가치관과 철학과 일상이 녹아있는 소중한 글.

 

자신의 글에게서 만큼은 나는 최고의 작가여야 합니다.

나에게서 내 글이 최고여야 하듯이.

내 글에 그런 힘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조사. 공부. 설문. 다독. 등등.

 

이런 의미로 보았을 때 내 글이 지적당하면 처음부터 싱글벙글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적을 당했을 때 왜 작가에서 벗어나버리는 거죠?

 

읽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댓글을 올릴 때에는 작가고 지적에 대해서 반박을 할 때는 작가가 아닙니까? 이 글은 겨냥 글이 절대 아닙니다. 오지랖이 넓지 않아 나서고 싶지도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작가라면! 그 어떤 쌍욕과 비난이 오더라도 그것을 순전히 ‘ 글로만 ’ 설득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인내심을 가져보시라는 겁니다. 비난한 독자가 스스로 부끄럽게.

 

능력이라 함은 쪽지를 통해서 일방적인 비난이 와도 정확하게 설득을 하는 것입니다.

인내심이라 함은 별 다른 설득이 없어도 후에 작품에서 또는 개연성에서 독자가 스스로 성급했다고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또 자신이 잘못했다면, 내가 생각하고 수정할 시간을 단축시켜주니까, 대신 찾아주었으니까, 감사하게 여기면 되고요.

 

알아요. 작가도 인간입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싸우지 않아도 됩니다.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안주로 넣어도 되지요.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면 무명의 독자에게 보내지 않는 편지를 써 보십시오. 그것 또한 내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편지를 모아두면 좋은 소재와 영감을 주니까요.

 

이것이 제가 원하는 거예요. 마지막 줄은 이렇게 쓰겠습니다.

 

“ 저는 작가와 글 쓰는 분들을 항상 존경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


Comment ' 7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2.25 23:08
    No. 1

    저는 좀 다른 시각에서 봅니다.

    "나는 작가가 아니다. 나는 직업도 있고 취미로 글쓴다. 삼류 글쟁이다."
    "그러니깐 이래도 된다."


    글쟁이라는 단어는 사실 애환이 담긴 단어입니다.
    보통 어른들이 말했던 "글로 벌어먹고 살 수 있겠어?" "그걸로 밥벌이나 돼?" 이런 의미와
    작가들이 누가 직업 물으면 겸손하게 "아. 그냥 글쓰는 글쟁이에요." 이런 의미

    어디에도 아무렇게나 쓰니까 글쟁이라는 말은 없죠.
    거장작가들도 자기는 글쟁이라고 표현하는 분들 많죠.

    '사회적으로 돈벌기도 힘들고 어디가서 대접도 못받고 니들이 뒤에서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그래 나는 글쟁이다.'
    '나는 글쓰는게 좋고, 아무리 힘들어도 쓰고 싶은 글을 계속 쓸거다.'

    작가님들이 자기소개할때 겸손의 의미와
    현실적으로 밥벌이 하기 힘든 직업이라면서 비하하는 의미
    이 둘에서 나온 단어가 글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와 독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문피아에서는 전자의 의미로 통하죠.
    문피아에서 글쟁이를 급이 낮다거나 무시하지 않잖아요?

    --

    근데 자기 글이 욕먹을때, 면피하려고...
    나는 글쟁이니깐 이렇게 써도 된다고 합리화하는데 사용되는 단어가 아니죠.

    그렇게 말하려면, 글쟁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고 기레기 급의 단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레기라던지 돈작가라던지...신조어가 필요하겠네요.

    서글픈 단어인 글쟁이를 왜 자기 합리화하는데 쓰는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2.25 23:09
    No. 2

    요약하자면

    글쟁이라는 단어는
    '힘든 현실을 감수하고, 내가 하고픈걸 하는' 공상가의 의미가 큰 단어이지
    글을 아무렇게나 써도 되고, 책임지지도 않겠다는 면피의 의미는 전혀 들어 있지 않은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무슨 억압이 들어와도, 배 쫄쫄 굶으면서도, 사람들이 무시해도...
    나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겠다는 악에 받친 애환과 긍지가 담긴 단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옥상유령
    작성일
    16.02.25 23:15
    No. 3

    이렇게 정리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준은 일반적인 사회적 개념입니다.

    1. 타인이 나를 지칭할 때 작가 : 이력 인정, 존경.
    2. 타인이 나를 지칭할 때 글쟁이 : 아마추어, 약간의 질책.
    3. 스스로 지칭할 때 작가 : 자부심, 권위.
    4. 스스로 지칭할 때 글쟁이 : 겸손 또는 스스로는 작가이지만 겉으로는 그런 척.

    개인적인 기준입니다. 그래서 이번 사태와 독거총각님의 기준을 합해서 결론을 내면,
    4번의 경우인데 제가 정리한 저 두 경우에서 마지막 항목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이유로 사태가 터진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제목과 내용을 적은 것입니다. 겸손이라면 독자와 융합하여 설득하고 작가답게 논리적으로 해결을 했어야 했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 글쟁이라 칭했어도 결국은 작가니까 똑같이 인내심과 평정심을 가지고 작가답게 해결을 했어야 했었다는 뜻입니다.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이런 일은 그저 누군가의 잘못으로 누군가를 몰아세우는 사태로 끝내고 잊혀 질 수 있지만 무릇 장르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분들이나, 최고의 소설을 써 나갈 작가 분들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실수를 그저 실수로 지나가고 그걸 통해서 얻는 것이 없다면 그것이 진정한 실수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2.25 23:31
    No. 4

    아...옥상유령님 견해가 더 명확하네요.

    2번의 부분은 정말 존재하죠.
    근데 작가가 난 2번이니까 괜찮다고 하는건...그냥 회피 의도일뿐인것 같아요.

    /

    갠적으로 독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상관없이 작품을 비평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된다고 보는데
    딱 하나 반대하는게 그거거든요.

    "나도 글 써봤는데, 이 작가 글은 쓰레기야."

    독자면 독자로서 지적을 해야지.
    자기도 작가 해봤는데 별거 없다는 식의 비난;;


    스탠스의 문제라고 봐요.
    작가의 위치에서 작가를 욕하느냐, 독자의 위치에서 작가를 욕하느냐...
    독자면 독자의 위치에서 욕해야죠.

    이번 건은
    작가가 독자의 위치에서 회피를 한거죠.
    작가면서...나는 3류 글쟁이니깐 작가가 아니야. 난 독자나 똑같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won원won
    작성일
    16.02.25 23:31
    No. 5

    뭐이리 거창하게 ㄷㄷㄷ 제가 볼때는 그분 글의 댓글란을 들어가 거의 다보니 일일히 댓글에 리플달면서 활동하셨던데..이 논란의 댓글에 리플단거 보면서 아 그냥 가식적이다 라는 단어가 떠 오르던데 첨 글쓴분도 좀 유치해 보이긴 했지만 작가분은 자신이 빠져나갈길을 만들고 (작가아니다 그냥 취미다 등등 ) 군대 후임 고문관과 비교하면소 자존감을 높이며 비난하는 글을 쓰면서 뎃글에 공격적 리플을 달고 좀 무엇인가 평범해 보이지는 않아보이던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2.25 23:47
    No. 6

    까놓고 말하자면

    그분은 작가, 글쟁이의 자존심은 까내리면서
    자기 자신의 자존심은 지키려는 거죠.

    나는 직업도 따로 있고, 취미로 글쓰니까
    이렇게 글써도 된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斷劍殘人
    작성일
    16.02.26 13:11
    No. 7

    앳날 디시인사이드에 이런말이있었다고 하던데요..

    - 내 부모를 욕하는 참을 수 있지만 나를 욕하는 건 참을 수 없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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