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그러니까 네가 저번에 이런 말을 했잖아.
B :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내가 언제? 몇시 몇분 몇초에?!
A : 몇시 몇분 몇초? 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
B : 지금 중요한 건 그거야. 근거를 대라.
...지금 문제가 되는 분은 딱 화법이 이런 방식으로 보입니다.
물론 주장에는 그에 합당한 근거를 붙여야 합니다만, 근거로 가져온 근거에 다시 근거를 요구함은 결국 순환논법의 무한반복이고, 이건 지식을 견주기 위함을 앞서 논쟁에서의 기피 사항이에요. 이걸 모른다면 다른 지식은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일단 논쟁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방식은 ‘자비의 관점’ 입니다. 즉, 상대의 말이 특별한 증명이 없어도 틀린 것이 아닌 일단은 옳을 것이다, 그렇게 전제를 깔고 그를 논파하는 증명은 자신이 하는 거에요. 더욱 간단하게 말하자면 유죄는 피고가 증명하는 것이 아닌 검사가 증명해줘야 하는 거에요. 왜냐, 피고는 법에 대해 잘 모르니까요.
이 방식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상대는 끊임없이 근거를 요구받다 ‘그래 시바 네가 이긴 셈 치자’ 라며 지쳐서 나가 떨어지게 되니, 이건 절대로 ‘당신의 주장은 그래서 옳군요. 잘 배웠습니다’ 라는 식의, 그런 올바른 논쟁의 귀결로 이어지지 않는 겁니다.
본인은 논쟁이지만 타인에게는 분탕질이 되는 구조가 대체적으로 이런 식이고요.
물론 사람을 설득시키는 것은 적당한 정도의 지식이 필요합니다만 이건 과유불급, 대신 더욱 중요한 것은 화법이에요. 즉 본인이 가지고 있는 논쟁에서의 자세입니다.
본인은 ‘진리는 열세에도 반드시 승리한다’ 라고 생각해서 ‘다수의 지적이 옳은 것만은 아니다’ 라는 방식으로 대응하실지 모르지만 그건 틀렸어요. 그건 논쟁에서의 화법을 정확하게 지켰을 때에 한정되는 이야기거든요.
무엇보다, 여긴 활에 대해서 빠삭할수록 좋은 밀리터리 사이트도, 법에 대해서 토론하는 법조계 커뮤니티가 아닌, 어디까지나 장르문학 커뮤니티입니다.
당연히 관련 지식도 전문가도 적을 수밖에 없어요. 즉 번지수가 틀렸다는 거에요.
이런 데서 승부하시겠다고 하시기보다 거길 찾아가세요.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한 것이, 거기가면 털릴 것 같으니 괜히 여기 와서 이러신다, 그런 인식을 다수에게 심어줄 수 있거든요.
지금이라도 논쟁의 대상을 다른 곳으로 이전 및 확대하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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