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동휘
작품명 : 절대기협
출판사 : 청어람
요즘 제가 글을 읽고 난 이후의 행동이 달라졌습니다. 좋은 글이나 내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소설을 읽은 후에는 혼자 즐거워하며 되새기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꾸 지적하고 말을 하게 되는군요. 칭찬을 하고 감상을 읊어나가는게 왠지 잘 되지가 않습니다.
각설하고, 처음 절세기협을 보았을때 '영웅탄생'의 작가님이 신작을 썼구나하는 생각에 앞뒤표지를 보았습니다. 기연중첩의 주인공. 나름 흥미가 동해서 1,2권을 내리 읽었습니다. 구무협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기연의 중첩은 정말 웃겼습니다. 그리고 엉뚱한 사부와 주인공의 만남도 좋았습니다. 미디엄 템포의 전개와 무림대회에서 벌어지는 주인공의 무지막지한 위력의 무공도 정말 재미있었죠. 그런데 2권후반에서 감지되던 지지부진한 분위기가 결국 3권을 보는순간 와이드화면 보듯 펼쳐지더군요. 우선 확 드러나는 느낌은 '지루하다.'입니다. 장르문학에서 재미란 90퍼센트의 중요함이라고 생각되는바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권에서의 그 특유의 풍자적인 전개와 작가 특유의 위트넘치는 글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무림대회후 주인공은 오의단주가 되어 첫 임무를 수행한 후 그 이후부터가 그려지는 3권은 전편의 파격과는 달리 구태의연이란 말로 표현될 수가 있습니다. 영호세가의 어린소년을 구한 후 감사를 받고 세가에 머물며 그 동태를 살핍니다. 그 와중에 영호소저에게 소년을 구할때의 무위를 들켜서 세가의 치부를 숨겨주는 조건과 같이 침묵하는 거래를 합니다. 기억상실중인 주인공의 과거를 밝힐 수 있는 단서들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인정받지 못하던 단원들에게 조금씩 호감을 주는 주인공. 세가의 암투를 엿보고 듣는 주인공. 위의 열거한 내용이 지지부진,구태의연하게 이어집니다. 물론 모든 소설들이 주제를 건조하게 말하면 다 오십보백보이나 문제가 되는것은 위의 사항들이 아무 특징이나 참신함이 없이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그저 '음,그렇군.'하고 슬쩍슬쩍 보면서 넘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서술이나 보충설명이 너무 많아서 글의 흐름이 확 느려져버렸습니다. 처음엔 꾹 참고 읽었으나 나중엔 각 인물들의 대사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러다보니 페이지가 확확 넘어가는것이.... ㅡㅡ; 이후 화산파와 무림맹의 갈등이 나오는 어느산 동굴입구씬(정확히는 진법이 펼쳐진)에서 다시 눈을 찌푸리는 문제하나. 함정이 펼쳐진 진법뒤 동굴안, 무림맹 무슨조에서 나서나 거의 절반이상이 진법안에 들어가 불귀의 객이 된후 화산파에 도움을 청하나 거절당해서 빡이 돌아버린 무슨조 부조장은 평소 우습게 보던 오의단의 처음본 신임단주에게 무척 불경스럽게 대합니다. 어차피 잠시후 죽을자리를 찾아가기 전이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곧 죽을텐데 눈에 보이는게 없는것이 당연한것. 주인공이 나서서 화산파장로에게 치욕을 당한것을 갚아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계책을 써서 화산파장로가 무릎을 꿇고 사죄하도록합니다. ...... 그것이 전부입니다. 치욕을 보상받은 무슨단 부단주는 주인공에게 그 흔한 감사의 인사나 혹은 마음, 공손한 태도를 취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다같이 진법안으로 들어갑니다. 독자는 주인공에게 많게나 작게나 스스로의 감정의 이입시켜서 읽는것이 장르문학독자의 보편적인 행동입니다. 그러나 위와같이 도움을 주었는데 아무런 결과가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저의 경우는 "머야 이거?"라는 말을 했습니다만......나중에 다시 등장시켜서 감사를 받는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만 그것도 그것대로 어색하게 생각됩니다. 저는 책의 50여페이지를 남기고 결국 책장을 덮고야 말았습니다. 또한 주인공은 글속에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따로 붕! 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질감이랄까. 마치 학교운동회에 남들 다 체육복 입고 있는데 혼자 교복입고 있는것같은..... 주인공이 그렇다 보니 글을 이끌어갈 주체가 없어서 너무 글이 무미건조 했습니다.
장르소설은 재미,통쾌,웃음,감동등 많은 주제로 독자들을 찾아옵니다. 무엇이 주제이건 중요한것은 독자가 공감을 하여 감정이입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마음이 안땡기는데 재미나감동등이 생기겠습니까? 절세기협은 작가가 기발한 생각에서 시작해서 구태의연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현재 3권까지 말입니다.)작가가 의도한 부분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습니다. 확실한 것은 절세기협의 작가는 독자 한명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다음작품에서는 웃으며 볼 수 있기를......
덧 : 이글은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비평으로 다른 분들의 생각이 다를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혹시 제가 쓴 내용중 작가님에게 무례한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 주십시오.사과를 드릴것이며 너무 난폭한 댓글은 사양합니다. ^^;
덧2:저의 속에 있는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서 그런지 내용이 너무 거시기 한 것도 같습니다. 너무 욕한거 같아 조금 찔리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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