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윤지겸
작품명 : 이형재생
출판사 : 로크미디어
이형재생을 읽었습니다만, 글쎄요... 그리 신통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마음에 안 듭니다.
1권의 내용은 주인공은 본래 마교의 교주이자 천하제일의 무공을 지닌 초인이며 예순의 세월을 산 노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꿈에서 판타지 월드에서 태어나 성장합니다.
그 두 개의 삶을, 저자는 시간의 진행에 따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보여줍니다.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사건의 진행을, 시간의 진행에 맞춰서 '모두 다'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결국 난잡해집니다. 불과 수 페이지마다 배경이 바뀌고 인물이 바뀌니, 도통 집중하기도 힘들뿐더러 지나치게 많은 정보의 기억을 강요받습니다.
1권의 마지막에, 무림에서 모든 것을 이룬 주인공은 결국 판타지 월드의 삶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2권은 오롯이 판타지 월드의 삶만 조명됩니다.
어쩌면 저자는 무림일통이라는 화려한 내용을 추후에 반전 또는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거창한 1권을 구성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독자를 농락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이미 판타지 월드를 자신의 의지로 선택했으며, 따라서 그 이전의 이야기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무림일통을 했든 말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를 그리도 불편하게 구성한 것은 독자에게 오기로 읽든지 싫으면 말라는 뜻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2권은 실로 놀랍게 진행됩니다. 주인공은 기밀 단체에 들어가 활동하게 되나, 그것은 스스로 마음먹은 '부모님의 복수'와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활동 초기에 언급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놀랍도록 자세하고 거창하게 사건을 다룹니다.
독자는 '부모님의 복수'를 하고자 다짐한 주인공이 그에 관련된 행위를 하는 것을 원합니다. 대부분의 복수극이 그러하듯, 나중의 복수를 위해 현재의 힘을 기르며 준비를 하기를 바랍니다. 이형재생의 2권처럼 전혀 엉뚱한 내용을 거창하게 다루며 복수가 덤으로 준비되는 것은 별로 유쾌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불쾌합니다. 내용 늘리기 또는 권수 늘리기로 보일 수 있으며, 또는 저자의 플롯 구성 능력에 심각한 의심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에 얼마든지 반전을 일으킬 수 있고, 소 뒷걸음질에 쥐 잡듯이 이야기를 정상적으로 진행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예 대놓고 독자의 기대와 어긋난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으면서도 재미가 주어지지 않으니, 기대를 가지고 계속 읽기에는 부담이 갑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더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감상으로는 그리 적절치 않은 내용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개개인의 취향차를 감안하더라도, 이형재생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기에 타인에게 권할 만한 책이라고 여겨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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