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노규민
작품명 : 제논 프라이어
출판사 : 청어람(뿔)
한국에서 열심히 살던 애가 한순간 이계로 뿅 날아가서
몰락귀족 소년의 몸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다.
잘 쓴 소설이다. 그렇다. 상당히 잘 썼다.
문제는 '잘 쓴 소설'이 꼭 '재밌는 소설'은 아니라는 거다.
나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처음에는 흥미진진했다.
무엇보다 세밀한 육체 단련과정이 나온다던가 하는
현실적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보통은 소흘히 하기 쉬운 부분이니까...
결코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 '마나수련법'도 나오긴 하지만.
근데 2권 다 갈때까지 제대로 된 진전이랄 게 없다.
솔직히, 차원이동하고 실력 기르고
뭔가 아이디어 짜내서 적용하고 그런 부분은
수많은 퓨전물에 언제나 등장하는 '공통분모'다.
너무나 많이 봤다는 거다.
아주 뛰어난 명작이 아닌 이상에야
너무 끌지 말고 스피디하게 진행하면서
어느정도 차별성만 확보해주는 게 최고라고 본다.
어딘가에서 본 듯한 그런 장면을
밑도 끝도 없이 계속 늘어놓아봐야
독자는 지루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 제논 프라이어는 템포 조절에 실패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련 수련 수련 수련,
가족과의 이벤트 이벤트 이벤트 이벤트,
별 대단치도 않은 여러 현대적 아이디어들로 소소한 이득 보기,
뭐 그런게 끝도 없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재밌게 봤다.
오 육체적인 수련도 게을리 하지 않는걸, 독특하군.
가족들이 참 훈훈하구만. 오호 아기자기한 맛이 있네.
등등등... 그러나 좋게 보는 것도 한두번이다.
2권 끝까지 별다른 내용이 없다.
그 내용이 그 내용이다.
특정파트에선 거의 초당 한페이지를 넘겼다.
여러 소소한 면을 자세히 조명한 것은 좋다.
세밀하게 현실적으로 그리는 것도 좋고,
각종 이벤트를 정밀하게 묘사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정도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분량 배분이라는 것은 기본적인 작가의 스킬이다.
어머니 생일파티에 할애된 분량만 도대체 몇장인가.
수도 없이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별로 즐겁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그런 대화들의 홍수를.
내 생각엔 이정도 내용은
한권으로 충분히 압축할 수 있다.
그걸 두권 가득 채워놨으니 나로선 괴로웠다.
앞으로 더 읽을지 솔직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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