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배금산
작품명 : 허공답보
출판사 : 청어람
글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평어체를 사용함을 이해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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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답보. 무림인이라면 꿈꾸는 경지를 나타내는 것 중 하나로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서 계단을 밟는 것처럼 자유롭게 오를 수 있는 것을 뜻한다. 바꿔말하면 지고지순한 경지를 말하는 것과 동시에 주인공 정만석의 여정을 뜻하는 것이기도 할게다. 허공에서 떨어지지 않게 발버둥 쳐야하는 노력과 동시에 그 극에 달했을 때의 성취감. 그것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이책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다. 뒤에 글귀, 미천한 신분을 극복하여 천하의 중심으로 선다는 그런 내용이다. 그 글귀대로 주인공 장만석은 한 무가의 하인에 불과하다. 하인에 불과하지만 끈기가 있고, 재질이 있으며 총명하다. 하인은 본시 글도 제대로 배우기 힘들지만 어찌저찌하여 배우고 두각을 드러낸다.
강호에서는 신분에 크게 구예받지 않는다고 하는 말이 많이 떠돈다. 일신의 강함이 우선이지 그 외적의 것들은 무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질문. 강호 칠대세가 중 하나인 대가문의 가주는 자신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입장에서 더 발전시키고 견고하게 뿌리내려줄 수 있는 인재를 단순히 질투로 죽이려 할까?? 수많은 강호세가 중 명문인 그런 곳의 가주가 그정도 안목과 도량도 안 갖추었단 말인가?
무공에 관한 것은 논외로 치자. 무공이야 설정 나름이고, 수련은 재질에 따라 다르니 어쩌하겠는가. 다만 제대로 아무것도 못하는 것같은 사부가 갑자기 강해지니, 비밀이 있다손 치더라도 약간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설정이었다.
내가 가장 분노해 마지 않은 부분, 그리고 실망 했던 부분은 주인공의 이중적인 인격이라고 할까. 미천한 신분을 극복하고 영웅이 된 자의 일대기라 했다. 그런데 나는 묻고 싶었다. 미천한 신분인데도 불구하고 흡사 명가의 자식같이 학문이 뛰어나고 무공이 뛰어나고 재지가 뛰어나야 하는가? 자신의 친우가 좋아하는 감정을 가진 여자가 겁간을 당한 상태에서도 그를 모른척하고 넘어가는 것이 영웅이라 불리울 수 있을까? 하인이었다면 삼류무사에게도 무시당하는 하인이었다면 주위의 여인네중에 겁간당하여 힘들고 괴로워하는 여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무관심하게 아무렇지 않은듯 넘어갈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이 영웅이란 말인가! 정말로 나는 분노했다. 겁간당한 것 때문이 아니라 그런 행위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증오해 마지 않은 제갈세가의 그것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강호에 대한 설정은 너무나 판이하다. 겉으로 들어난 마도세력, 그리고 암중에서 강호를 검게 물든 세력의 존재. 신분을 이유로 상대를 폄하하는 속좁고 질투심 많은 후기지수들, 괜찮은 여자만 보면 발정난 수캐처럼 덤벼드는 명문세가의 자제들. 얼마나 식상하며 마초이즘적 발상이 아닌가.
강호는 무인들의 대지가 아닌가?! 어찌하여 강호에는 무인들이 아닌 정치인들만 가득한 것인가! 마초이즘이 판치는 대지, 그곳이 강호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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