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8 목련과수련
작성
11.06.16 00:25
조회
3,517

개연성이라는 것은 소설속에서 현실감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동떨어진 것이라거나 반대개념이 아닙니다.

소설 속에서 누군가가 들고 있던 컵을 놓치면 모두들 어떻게 생각합니까? 당연히 땅으로 떨어질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그것이 현실속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연법칙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개연성 있는 수순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컵을 놓쳤는데 위로 솟구쳐 올랐다면? 그건 일단은 개연성에 어긋난 것입니다. 우리가 "마땅히 그리 하리라" 라고 생각하는 것에 위배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 허구성입니다. 소설속에서의 허구적 설정으로 인해 '헤리포터가 떨어트린 잔이 덤블도어 교수의 마법으로 인해 하늘위로 날아가 버렸다' 라는 것이 독자들은 이해할 수 있는 사건으로 받아 들여지는 것입니다.

보편 타당한 법칙의 아래에서 모방되어진 세계를 그리기 때문에 개연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모방 즉 현실 그대로가 아니기에 역사가 아니라 허구의 세계인 소설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 주는것은 소설의 허구성입니다.

역사 소설을 예로 들자면 '연개소문이 허벅지와 어깨 그리고 가슴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라고 씌여 있다고 치면  

'연개소문이 죽었다' 는 것은 사실인 역사 입니다.

'허벅지와 어깨 가슴에 화살을 맞으면 죽는다'는 개연성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연개소문이 '허벅지와 어깨 그리고 가슴에 화살을 맞고 죽은것' 인지는 사실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역사와 다를수도 있지요 역사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죽었을 수도 있지만 이것은 허구성에 의해 소설속에서 정당화 됩니다. 소설은 역사가 아니니까요.

개연성은 현실과 어느정도 닮아 있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이러한 상황과 설정이 얼마나 현실세계에 입각해 볼때 타당한 수순으로 흐르고 있느냐를 말하는 것입니다.

즉 놓친 컵이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하늘로 솟구쳐도 '마법적 힘으로 컵에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물리적 힘을 가할 수 있다' 라는 허구적 설정이 들어가면 얼마든지 개연성 있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또한 개연성인 타당한 수순으로 흐르고 있느냐 없느냐를 보충해주는것이 '복선' 이라는 장치입니다. 왜냐면 소설은 허구적으로 흐르기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특히 반전을 슬때 가장 중요하지요

'아내가 죽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생뚱맞게 짠!! 원래는 살아 있었지롱~' 이게 욕을 먹는것은 아내가 살아 있었음을 암시해주는 복선이 없었기에 '개연성이 없다' 라고 판단되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중간에 살아있음을 암시하는 무엇이 있다면 '개연성 이 있다'라고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당연한 수순, 특정한 연관관계에서 추후 일어날 가능성이 마땅히 있는 일이고 그러한 판단은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의 상식과 진리에서 나오는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개연성과 허구성은 서로 보완적 관계이지 마냥 반대의 개념이 아닙니다.  둘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하나는 쌩뚱맞음으로 가득찬 엉망진창의 글이 되거나 아니면 역사 그 자체가 되겠지요.

개연성의 반대는 우연성입니다. 말그대로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식인 것이지요.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허구성이 짙은것이 아니라 우연성이 짙은 것입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99 팔라딘
    작성일
    11.06.16 00:31
    No. 1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루티아노
    작성일
    11.06.16 00:36
    No. 2

    가끔 헷갈리는거 같아요. 허구성이 적절히 버무려진 글과 날림이 같이 버무려진 글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목련과수련
    작성일
    11.06.16 00:51
    No. 3

    허구성을 띈 설정이라도 독자들에게 수긍가능한 설득력있는 타당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 말 역시 허구성역시 개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글은 구성이 일단 좋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허구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타당성이 없다면 설득력이 없다면 그야말로 뜬구름 잡는 이야기지 소설이라 말할 수 없는 횡설수설을 하는 것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水原
    작성일
    11.06.16 00:52
    No. 4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목련과수련님 생각이 저와 다르지 않습니다. 개연성이라는 것은 사실 이게 없으면 소설이 아닙니다.
    원래 소설의 정의는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고 하는데, 그 진위는 잘모르겠습니다만, 어쨋든 개연성 있는 허구가 소설일 수 밖에 없고, 역사소설역시 작가의 세계관이 작용하는 허구적인 세계가 될 수 밖에 없죠.

    역사적 사실 그대로 쓰게 된다면, 소설이 아니라 역사책이 되어 버리고, 보통 역사소설에는 남겨진 기록 중에서 허구가 될 만한 부분을 보충하는 형태로 이루어 집니다만, 어쨋든 허구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어떤 소설이든 허구가 아닌 것은 없죠. 거기에 개연성이 얼마나 부여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독자가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아예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 글들은 소설이라 부를 수 조차 없는 것이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8 kazema
    작성일
    11.06.16 01:21
    No. 5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고객님
    작성일
    11.06.16 03:14
    No. 6

    중간의 암시가 개연성이라면
    중간암시없이 끝부분 설명만 있어도 개연성이 될수 있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관락풍운록
    작성일
    11.06.16 09:28
    No. 7

    고객님
    그 것이 소위 말하는 반전이긴 합니다만 대개의 경우 반전이 있으려면 설득력이 있어야 하고 설득력이 있게 하기 위해서 작가들은 복선을 깝니다.
    그런데 너무 지나치게 복선을 노출시키면 또한 재미가 반감됩니다.
    미묘한 문제가 되지요.
    지나친 노출은 재미을 없게하고 너무 부족하면 "말도 안되는 소리"가 되니까요. 거기부터는 작가의 역량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관락풍운록
    작성일
    11.06.16 09:37
    No. 8

    반전을 위한 암시는 뛰어난 추리소설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작가가 반전을 위해 얼마나 머리 쓰면서 교묘하게 복선을 깔았는지는 끝에 가서 결말을 보면서 느끼게 됩니다.
    엘러리 퀸, 아가사 크리스티, 등등 유명한 추리소설이 세계적으로 왜 인기가 있는가 하는 것은 반전과 반전에 개연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독자는 읽어 나가면서 범인을 이리 저리 추리하고(엘러리 퀸의 소설을 보면 중간 중간에 독자에게 질문하는 것도 나옵니다. 누구가 범인인가?라고) 나름대로 범인을 지목했지만 나중에 엉뚱한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 이유를 하나 하나 댑니다. 그 이유 하나 하나가 치명적이고 확실한 사실을 설명하고 있기에 독자는 넋을 읽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얼토당토하지 않다면 누구도 이에 수긍하지 않게 될 것이고 감탄하기는 커녕 읽는 사람조차 없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치밀하게 복선을 마련하는 것-그리고 그 이유가 정말 이치에 맞는, 앞 뒤가 치밀하게 맞는 것-이 바로 개연성과 직결되는 것입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금 여기에서 거론 되는 소설들 보고 아마 이렇게 한 마디 할 것입니다. "에이, 말도 안돼- 앞, 뒤가 전혀 맞지도 않는 얘기" 라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관락풍운록
    작성일
    11.06.16 09:40
    No. 9

    수정합니다
    읽게-잃게
    얼토당토하지 않다면-얼토당토하게 전혀 맞지 않다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겨울왕
    작성일
    11.06.16 10:58
    No. 10

    좋은글입니다 개연성에대해서 쉽게 설명하셨내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水原
    작성일
    11.06.16 12:03
    No. 11

    관락풍운검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사실 추리소설의 경우는 짜임새의 극치를 보여주어야 하기에 글을 쓰는 사람들에고 좋은 공부재료가 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식의 플롯에 대한 공부를함에도 추리소설이 가장 좋다고 하더군요.

    모든 것이 하나의 결과를 향하는 것이 추리소설이라고 들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7 Jahalang
    작성일
    11.06.17 00:44
    No. 12

    개연성이 없는 장르 소설은 투드만도 못 한 소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71489 한담 현대물 소설 제목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ㅜㅜ +3 Lv.82 므읏 11.06.21 2,205 0
71488 한담 아이디어혹은 소재 게시판이 있으면 어떨까요? +6 Lv.3 타조(駝鳥) 11.06.21 1,259 0
71487 한담 우리 한번 되돌아봐야 할것 같습니다. +13 Lv.99 사비에르 11.06.21 1,654 0
71486 한담 어려운 설정을 어떻게 독자에게 전하시나요? +17 Lv.1 가난영주 11.06.19 1,159 0
71485 한담 이제 슬슬 전투신이 나오는데 걱정입니다. +7 Lv.1 크스크 11.06.19 1,920 0
71484 한담 로맨스가 나오면... +10 Lv.54 시끄이침묵 11.06.18 2,144 0
71483 한담 조회수, 추천수, 덧글수, 세마리 토끼중 최고는 뭘... +16 Lv.21 목판언덕 11.06.18 2,091 0
71482 한담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요? +11 Lv.39 가렴 11.06.17 979 0
71481 한담 여러분들은 연재를 올리고 몇 번 정도 수정을 하시... +6 Lv.21 목판언덕 11.06.17 1,199 0
71480 한담 아..... +4 Lv.4 나티 11.06.17 783 0
71479 한담 살무사님의 초에니바르도... +4 Lv.25 과곰 11.06.17 3,067 0
71478 한담 장르문학이 살아남기 위해선... +19 Lv.66 풀속성 11.06.16 1,927 0
71477 한담 JOON님 축구이야기 소식입니다. +13 Lv.11 서뇽 11.06.16 1,921 0
71476 한담 문피아에 감사하며...... +3 水原 11.06.16 3,308 0
71475 한담 그러고보면 참 출판사와 많이 싸웠습니다. +22 Lv.10 CatReadi.. 11.06.16 3,271 0
» 한담 밑에 현실성과 개연성에 대해서 금강님이 말씀하셨... +12 Lv.8 목련과수련 11.06.16 3,518 0
71473 한담 개연성 사실성 현실성에 대한 견해와 작품성. +10 水原 11.06.15 1,989 0
71472 한담 재미와 현실성(개연성) 사이에서의 갈등 +19 Lv.38 김종혁 11.06.14 1,984 0
71471 한담 글 제목이 기억이 안납니다 도와주세요 +2 Lv.81 eastone 11.06.14 1,509 0
71470 한담 마녀의 일기장 [천청월] 군대갑니다. +5 Lv.99 SyRin 11.06.14 915 0
71469 한담 연재물에 삽화 넣는 이야기 +9 Lv.86 네크로드 11.06.13 1,152 0
71468 한담 출판을 하면 사실상 연재를 포기해야하는군요 +16 Lv.10 CatReadi.. 11.06.13 3,726 0
71467 한담 아는 사람이 보는 모르는 사람의 오류들, 예를 들면?? +53 Lv.47 INCEDENT 11.06.13 3,149 0
71466 한담 고무림, 문피아를 거치면서 +25 Lv.1 요쿠니 11.06.13 2,242 0
71465 한담 홍보제한공지에 대해서... +12 Lv.1 흑영군 11.06.12 2,027 0
71464 한담 아이러니함이 독자를 자극할 수 있을까요? +13 Lv.1 크스크 11.06.12 1,443 0
71463 한담 하아..... 풍렬구단... 도대체 언제 출판되는 건가... +3 Lv.7 샤므란 11.06.12 1,404 0
71462 한담 에뜨랑제.. 덕분에 애플을 질렀습니다... +23 Lv.75 세피르트 11.06.12 2,638 0
71461 한담 삽화가 들어간 무협소설.. 어떤가요? +16 Lv.5 흑창포 11.06.12 1,884 0
71460 한담 여러분 역사소설은...... +14 Lv.21 목판언덕 11.06.12 2,359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