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연성이라는 것은 소설속에서 현실감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동떨어진 것이라거나 반대개념이 아닙니다.
소설 속에서 누군가가 들고 있던 컵을 놓치면 모두들 어떻게 생각합니까? 당연히 땅으로 떨어질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그것이 현실속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연법칙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개연성 있는 수순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컵을 놓쳤는데 위로 솟구쳐 올랐다면? 그건 일단은 개연성에 어긋난 것입니다. 우리가 "마땅히 그리 하리라" 라고 생각하는 것에 위배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 허구성입니다. 소설속에서의 허구적 설정으로 인해 '헤리포터가 떨어트린 잔이 덤블도어 교수의 마법으로 인해 하늘위로 날아가 버렸다' 라는 것이 독자들은 이해할 수 있는 사건으로 받아 들여지는 것입니다.
보편 타당한 법칙의 아래에서 모방되어진 세계를 그리기 때문에 개연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모방 즉 현실 그대로가 아니기에 역사가 아니라 허구의 세계인 소설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 주는것은 소설의 허구성입니다.
역사 소설을 예로 들자면 '연개소문이 허벅지와 어깨 그리고 가슴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라고 씌여 있다고 치면
'연개소문이 죽었다' 는 것은 사실인 역사 입니다.
'허벅지와 어깨 가슴에 화살을 맞으면 죽는다'는 개연성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연개소문이 '허벅지와 어깨 그리고 가슴에 화살을 맞고 죽은것' 인지는 사실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역사와 다를수도 있지요 역사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죽었을 수도 있지만 이것은 허구성에 의해 소설속에서 정당화 됩니다. 소설은 역사가 아니니까요.
개연성은 현실과 어느정도 닮아 있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이러한 상황과 설정이 얼마나 현실세계에 입각해 볼때 타당한 수순으로 흐르고 있느냐를 말하는 것입니다.
즉 놓친 컵이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하늘로 솟구쳐도 '마법적 힘으로 컵에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물리적 힘을 가할 수 있다' 라는 허구적 설정이 들어가면 얼마든지 개연성 있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또한 개연성인 타당한 수순으로 흐르고 있느냐 없느냐를 보충해주는것이 '복선' 이라는 장치입니다. 왜냐면 소설은 허구적으로 흐르기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특히 반전을 슬때 가장 중요하지요
'아내가 죽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생뚱맞게 짠!! 원래는 살아 있었지롱~' 이게 욕을 먹는것은 아내가 살아 있었음을 암시해주는 복선이 없었기에 '개연성이 없다' 라고 판단되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중간에 살아있음을 암시하는 무엇이 있다면 '개연성 이 있다'라고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당연한 수순, 특정한 연관관계에서 추후 일어날 가능성이 마땅히 있는 일이고 그러한 판단은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의 상식과 진리에서 나오는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개연성과 허구성은 서로 보완적 관계이지 마냥 반대의 개념이 아닙니다. 둘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하나는 쌩뚱맞음으로 가득찬 엉망진창의 글이 되거나 아니면 역사 그 자체가 되겠지요.
개연성의 반대는 우연성입니다. 말그대로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식인 것이지요.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허구성이 짙은것이 아니라 우연성이 짙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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