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문체

작성자
오정
작성
09.08.16 00:20
조회
299

저도 그랬지만,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면 유난하게 '묘사'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의식적으로 배경을 잘 표현하려고 애를 쓰곤

하죠. 처음 시작은 화려하게 시작합니다. 온갖 상상력을 다 붙여서

표현하죠.

초반에 고전소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환상적인 묘사로 배경을

그린 뒤에 인물이 등장합니다. 근데 이 인물의 대화에 이모티콘

과 '훗훗' '크큭' 과 같은 가벼운 문체가 섞여 나오면, 글을 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버립니다.

묘사와 대화체의 불균형이죠.

가벼운 대화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그 수준에 맞는 가벼운

묘사와 서사를 해야만, 글을 읽는 맛이 나게 됩니다. 귀여니씨

소설에 세밀한 묘사나, 장중한 서사는 절대 없습니다. 가벼움.

그것을 끝까지 유지하였기에, 하이틴 연령층에 꽤 인기를

얻었었죠.

소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서사'야 말로 작가의 문체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서사' 에는 작가가 사건을 보는

생각의 구조에 의해 결정지게 됩니다.

사건을 볼 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는 이가 있는 반면,

논리적 유추에 따라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고,

감정적 요소에 쉽게 지배당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작가가 '서사'를 진행시키는데 필연적으로

작용하는데, 독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작가의 생각의 방식에

따라 글을 읽게 됩니다. 그런데, 작가가 그 흐름을 깨고,

다른 방식으로 '서사'를 진행시키게 되면, 독자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글이 되고 맙니다.

이런 오류는 자주 일어나는데, 작가의 생각에 무언가를 억지로

끼워넣을 때 발생합니다. 좋은 구절, 좋은 내용 혹은 좋은 수집

자료 등등. 그런 것들을 끼워넣을 때는 해체해서 자신만의

생각의 구조로 변환시킨 후에 적용해야 합니다.

습작이란 것을 통해서 작가는  '묘사' '대화' '서사'에 대해

자신의 개성을 깨닫고 이 요소들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노력을

통해야만 자신의 문체를 가질 수가 있습니다.

좋은 묘사, 좋은 서사, 좋은 대화체라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것들이 잘 조화되면 필력이 좋은 것이고, 이것들이 불균형을

이루면 보기 싫은 글이 되어버립니다.


Comment ' 8

  • 작성자
    EWS
    작성일
    09.08.16 00:24
    No. 1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용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 직설법
    작성일
    09.08.16 02:32
    No. 2

    전 아직 내공이 낮아서...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군요. 어찌되었든 참고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라그라노크
    작성일
    09.08.16 02:53
    No. 3

    대부분 좋은 문체를 가지는 작가도 대부분의 큰 문제가 있는데

    개연성이...미칠도록 없어요 진짜

    문피아만 해도 약 90%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심바
    작성일
    09.08.16 05:30
    No. 4

    개연성 없는것도 맞춤법 문법 다 틀려도 다른 어떤것도 재미만 있다면 참고 보는편인데. 유독 하나 못참고 보는순간 덮어버리는게 채팅용어.
    애기들 입에서 인터넷타고 유행시켜서 성인도 넷상에선 자주 사용하는 용어들.
    성인은 부끄러워서 실제 대화에서나마 사용 안한다지만.
    애기들끼리는 아주 잘 사용 하는 용어들.
    이런것들 나오는 순간 글속에 인물이 애기가 되버립니다.
    저희집 대문에서 초등학교 정문까지 걸어서 30초도 안걸리는데다 근처엔 대부분 초등학생 자녀가 있고 골목길도 애기들이 점령...
    매일 듣는게 애기들 대화하는 소린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갈움
    작성일
    09.08.16 08:27
    No. 5

    이 글을 보니 드디어 제 문제점이 무언지 알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문제는 서사였군요. 무언가 내 글이 부족한 것은 알겠는데 이 글을 보켜 돌이켜보니 역시 개연성에 집착한 나머지 대화와 묘사사이의 괴리감을 너무 간과한 듯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은제아
    작성일
    09.08.16 10:55
    No. 6

    좋은 배움 얻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시두김태은
    작성일
    09.08.16 13:59
    No. 7

    문체라... 글을 오래 써왔다고 자부하는 데도 희한하게 저는 제 문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모르겠더군요.. 남들이 이러이러하다 말씀해주시면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가곤하죠.. 다만 요즘 느끼는 것은 너무 독자님들께 상상할 여지를 드리지 않았었다는 점입니다.. 무조건 작가가 느끼는데로 똑같이 느껴야하고, 작가가 의도한데로 반응해야하고..그렇게 한치의 여유도 안주고 써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독자님들의 상상의 나래를 막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20% 정도는 독자님 공간을 드려야하는데 생각하면서도 막상 잘 되지는 않고.. 뭐 그런겝니다.. 날이 더워서 두서도 없이 주절거려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유헌화
    작성일
    09.08.16 16:41
    No. 8

    무진장 공감. 제아무리 맛깔 나는 한정식이라도 치즈피자랑 같이 나오면 사람들은 'ㅇㅇ 이거 뭥미'라면서 입맛만 버리기 십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청국장이든 고급 스테이크든 주요리에 알맞는 겉요리를 차려서 한 상을 차리는 게 중요한 듯.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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