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형사 콜롬보]에서 주인공 콜롬보는 항상 말합니다. "실은 제 아내가 어제 이런 말을 했는데..." 그러나 정작 본편 내에서 콜롬보의 아내는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3]에서는 비밀무기 [토끼발]이 등장합니다. 이것 때문에 주인공은 고생하죠. 그러나 정작 주인공이 상사에게 [토끼발]이 뭐냐고 묻자 "여기 있다보면 알게 될거야"라고 대답하고 영화가 끝납니다.
이렇듯, 분명 존재하고 분명 작 중에서 의미를 가지는 인물 혹은 물건인데도, [결국 작품 내에서 끝까지 아무런 설명이 없거나 제대로 된 등장이 없이] 지나가는 소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맥거핀]이라고 부릅니다.
[맥거핀]이란 용어는 영화 [싸이코]로 유명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처음 사용한 용어입니다. 그 이후로 이 용어는 영화계나 소설계를 막론하고 사용되지요.
이러한 맥거핀이 생기는 것에는 크게 두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1.일부러 맥거핀으로 만들었다. 2.깜빡 맥거핀이 되어버렸다.
1번 같은 경우에는, 영화나 소설의 창작자가 일부러 맥거핀을 만든 경우입니다. 형사 콜롬보의 아내처럼, 분명 존재하는 인물(존재는 합니다. 외전에서는 등장도 하니까)인데도 아무런 등장이 없이 지나가도록 연출을 했습니다. 이것은 창작자가 의도한 맥거핀이지요.
2번 같은 경우에는, 영화나 소설의 창작자가 [깜빡하고 설명하거나 등장시키는 것을 잊어버려서] 맥거핀이 되는 경우입니다. 대개 주 스토리에 크게 영향을 못 미치거나, 혹은 소재들이 너무 많아 전부 설명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에 생기지요.
이러한 맥거핀은, 그것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작품의 흥미도를 높여주는 것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무척 재밌는 점인데, 본래대로라면 [작품 내에서 언급이 있었으니 당연히 설명이 들어가야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법]이지만, 맥거핀 같은 경우는 오히려 [설명이나 등장이 없기에] 흥미도를 높여줍니다. 왜냐하면, [아무런 설명이 없다는 것이 역으로 관심이나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때문]입니다.
작품 내에서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을 하다보면, 자칫 내용이 지루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이러한 맥거핀은 창작자에게도 편하고(설명을 따로 안해도 되니),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끌 수도 있는 것 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맥거핀은 오히려 작품의 현실성을 높여주는 역할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설이나 영화와는 달리, 현실에서는 [모든 일이 명확하게 전부 설명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명확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전부 이해하고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알려지지 않은 정보들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정말로 설명이 필요한 중요한 것인데 맥거핀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에 크게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맥거핀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적재적소에 딱 맞춰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또한 창작자의 역량입니다.
또, 작품을 보면서 한 번 이러한 맥거핀을 찾아보는 것도 독자나 시청자 같은 소비자에게 있어서는 한 가지 즐거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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