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개인적으로 보자면 제 글에 처음으로 깊은 관심을 가져주신 분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심을 모두 배제하고 창조적변화님의 [천유운]에 대한 추천 들어갑니다. 정말 제가 느낀 그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현재 자유연재/무협 게시판에서 연재되고 있으며, 내용도 실하지만 꽤나 성실히 글을 올리고 계십니다. 연재분도 좀 쌓였구요.
이 분 글을 못난 제가 좀 들여다보니, 느끼게 되는 겁니다만~
무협소설 [천유운]은 비유하자면 김홍도의 그림들 같습니다. 모두 다 아시다시피 조선시대 풍속화 화가인 김홍도는 거의 항상 토속적인 것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화폭에 담았지요. 그처럼 천유운은 무협 독자님들 눈에 보시기에 어? 이거 어디선가 많이 좀 본듯 한 내용이네! 라는 친근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김홍도가 괜히 김홍도겠습니까? 그 친근한 소재 속에 독자적인 무언가가 있지요. 남들이 잘 알면서도 그냥 넘어갔던 것들. 그런 점에 대한 관찰이 엿보입니다. 특히 주인공의 무공이 그러하니, 이 글을 보신 저를 포함한 몇몇 작가님들은 아! 이 설정 내가 먼저 썼으면 좋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무협지, 판타지를 20년 가까이 애독한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통신세대 시절부터 봐왔지요. 퇴마록, 드래곤라자 등의 실시간 구독자 였음.)
또한 김홍도의 그림에는 전통과 참신함이 함께 있었지요. 천유운도 그렇습니다. 글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창조적변화님의 필법은 마치 옛날로 돌아간 듯 한 느낌의 고풍스러움이 있습니다. 요즘의 많은 신무협이 현대적 필체를 유지하며 뭔가 대충대충 넘어가기를 밥먹듯이 할 때, 이 분의 글은 무협지 정통의 필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각 상황 상황이나 스토리 진행 등이 아주 현대적이라 여기서 오는 이질감이 또 재미를 줍니다. 결국, 이런 느낌이 다시 신선함으로 돌아오지요.
셋째, 김홍도는 세필에도 능한 인물이었으니, 천유운 또한 그러합니다. 천유운은 그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나 설정의 묘사가 아주 작은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치밀하게 표현됩니다. 그러면 성마른 사람들은 이야기 진행이 안되고 좀 빡빡하다고 느껴야 정상인데, 목구멍으로 게토레이가 흘러가듯 아주 부드럽게 글이 읽힙니다. 다시 다른 비유를 들자면, 천유운의 글은 목 끝을 긁는 소주가 아니라 부드럽게 흐르는 와인과 같습니다. (물론 두 술은 비슷한 도수입니다.)
무협을 좋아하시면서 감탄을 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p.s. 김홍도 같은 대화가에 비유해 죄송하지만 이러면 좀 알아보시기 편할 것 같아 그랬습니다. 이제 글을 연재하기 시작하신 분과 완성된 작가를 같은 급으로 두는 것이 아니었음을 밝힙니다.
창조적 변화 님이 쓰신 천유운 추강입니다.
그런데 아직 포탈을 못해서 죄송합니다. 댓글로 누가 붙여주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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