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 출판한다...
매우 민감한 주제죠. 철 없는 아이가 아무런 생각없이 던지는 돌에 애꿎은 개구리만 맞을 것 같아 이 글을 올립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글을 쓴다는 것...참으로 어렵습니다. 저 같은 경우, 어떤 특정계층에 맞추어 글을 쓰지는 않습니다. 아니, 못씁니다. 도대체 어떤 글이 특정 독자층에 맞는 글인지 저 자신도 모르고, 신경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어린이처럼 순수한 어른도 있고, 반대로 나이는 어려도 정신적으로 성숙한 신세대도 많습니다. 또, 나이를 떠나 개인적인 선호에 따라 호불호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 가끔 표절문제가 불거지긴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전체 작가를 싸잡아서 비난할 일은 아니라는 거죠. 그렇게 따지면 어떤 독자는 왜 이런 황당한 내용의 소설만 좋아하냐, 독자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 라는 것과 비슷한 문제제기죠. 독자의 호불호가 나뉘는 것처럼 작가의 성향도 서로 다릅니다. 달라야 합니다.
즉, 작가들을 한꺼번에 싸잡아서 논지를 전개하면 물에 물탄 듯 아무런 맛도, 결론도 얻을 수 없습니다.
- 불법다운...작가들은 받아본 적이 없는가...있겠죠. 왜 작가라는 계층이 전부 똑같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전제로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작가라는 테두리에 있다고 해서 다 같은 사람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전업도 있고 겸업도 있으며 예비 프로인 습작가는 물론 순수한 아마추어 작가도 있겠죠. 작가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일부를 가지고 전체 작가를 논할 수 있을까요?
작가층 전부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 좋은 글, 재밌는 책을 써라. 그러면 불법 다운이 많더라도 독자에게 아쉬운 소리할 것도 없이 돈을 번다.
쟝르계의 현실을 아예 무시하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또 왜 우리나라에서 대여점이 보편화되었는지 무시하고 하는 말씀이죠.
순수문학은 죽었다고 합니다. 왜 죽었을까요?
안 사보니까요...독자들이 사봐야 작가가 글을 쓸 수 있죠.
판무 등 쟝르 쪽은 어떨까요?
묵향과 비뢰도가 놀랄 만큼 잘 팔릴 당시에는 현재보다 몇 배의 대여점이 있었지만, 대여점과 관계없이 사보는 독자분들이 많았죠.
그럼, 근래 출간되는 작품들이 전부 위에 언급한 작품들 보다 수준이 낮을까요? 그렇게 믿으세요?
- 대여점 독자들은 주로 십대의 학생층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연재싸이트는 대부분 그럴지 몰라도 대여점을 이용하는 독자들은 이, 삼십대 이상, 심지어 6, 7십대의 독자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 대여점은 필요악이다.
그렇게 생각하세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여점의 존재는 위에서 말씀드린 우리나라 현 실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죠. 사보는 독자층이 과거보다 현저히 감소하면서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 대여점입니다. 수요와 공급, 공급과 수요가 맞아떨어진 것이 대여점이라는 제도죠.
이북의 활성화 등으로 그 수요와 공급 체계는 변하더라도 책으로 빌려 읽는 독자층이 존재하는 한, 숫자가 줄어들지언정 대여점 자체는 살아있겠죠.
- 그럼, 대여점이 어떤 계기에 의해서 유명무실화된다면 살아남을 작가는 얼마나 될까? 예를 들어 E-BOOK이 대세가 된다면?
극소수의 작가만 살아남는다. 그럴까요? 이-북이 활성화되면 그에 맞춰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내야 이-북도 살아남지 않을까요? 극소수의 작가들이 가뭄에 콩나듯 이-북에 글을 올린다면 이-북을 이용하는 독자수도 그 만큼 줄어들겠죠.
우리나라 장르독자층은 적게는 1백만에서 많게는 2백만을 헤아린다고 합니다. 일년에 한, 두권이라도 장르 책을 보는 독자들까지 감안하면 2백만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맞춰 작가층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부유층, 중산층, 빈곤층 등으로 사는 게 구분이 되는 것처럼 책을 내었다 하면 대박을 올리는 작가도 있고, 반대로 나갔다하면 죽을 쑤는 저같은 작가도 있습니다. 절정, 일류, 이류, 삼류...사는 게 다 그런 거죠.
죽을 쑤는 저같은 삼류에게 글을 접으라는 것은 빈곤층은 다 죽어야 한다는 말과 비슷한 얘깁니다.
평생 가난하게 살라는 법도 없는 것처럼 저 같은 삼류가 대박을 칠 날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저같은 삼류가 대충 글을 써서 출판할 수 있을까요? 출판사 바보 아닙니다. 돈이 넘쳐 자선사업하는 곳도 아닙니다. 팔릴만 하니 계약하고 출판하는 거죠. 그게 오판이더라도 말입니다.
작가는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온갖 노력을 다해 멋진 책을 남기려고 합니다. 출판용, 대여점용 구분할 여유는 없습니다. 글이란 자신의 분신이죠. 거기에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열정을 부어넣는 겁니다.
제가 쓴 글이 출판으로 제 손에서 떠납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독자님들의 비평이겠죠. 좋은 글을 쓰면 독자들이 받은 감동이 저한테 돌아온다고 믿습니다.
언제든 그런 비평은 감수할 수 있어도 근거없는 비난으로 작가를 힘들게 하는 일들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