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소설은 꽤 있습니다. 과거 공장무협처럼 기연이 연이어 쏟아지고 삼처사첩이 옵션으로 붙는, 그야말로 우주가 주인공을 위해 존재하는 그런 소설이 아니라, 마냥 정의롭지 않은 세상에서 음모, 사기, 배신, 협박, 증오, 분노, 슬픔, 절망 등이 판치는 그런 소설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소설들에도 어떤 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사 주인공이 나쁜 놈이라도 '나는 차갑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하는 식으로, 아직 인간적으로 공감할 만한 부분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비올렛 님의 '천사의 뼈'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기본은 초능력물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 이세민은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평범하게 자라다 갑작스레 큰 사건(...)이 벌어져 나쁜 길로 빠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부모님 사망 이후 헤어진 누나인 이세린의 험난한 생활(...)도 등장했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다크 포스가 넘칩니다. 작가님께서 폭력과 성(性)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 실험해 보고 있으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전 이전까지 영화든 게임이든 폭력 관련해서 성인등급 붙은 건 대부분 오버라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을 보면서 그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소설을 보시려면 우선 각오하십시오.
작가님께서 자비가 없으십니다. 주인공에게 닥치는 역경에도 자비가 없고, 주인공이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에도 자비가 없습니다. 읽으면서도 뭔가 불편하고, 정말 이래도 될까, 하면서 고민하며 읽었습니다. 또 워낙 한계가 없는 터라 순진하게 있는 그대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며 봤다가 정상적인 가치관에 약간 혼란이 오기도 했습니다;;;
글의 전반적인 다크 포스 자체가 상당히 인상깊은데다, 스토리나 캐락터 등도 흥미진진하기에 앞으로도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전에 비올렛 님께서 적지 않은 분량을 올리셨다가 삭제하시고 지금 처음부터 다시 올리고 계십니다. 제가 올린 추천글은 상당 부분 이전 글에서 받았던 인상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Comment '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