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의 국적은?
계몽사에서 뽑은 어린이 전집이 있습니다. 유명한 동화는 단권으로, 짧은 동화는 [(나라이름) 동화집]으로 국적별로 묶어 놓았습니다. 참 편리한 책입니다. 자료 뽑을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해서 참 좋아했습니다.
도서관에 갔습니다. 세계 민담 모음집이 있었습니다. 이것도 국적별로 묶인 겁니다. 안그래도 필요했던 책이라 환호하며 읽었죠. 계몽사하고 민담 모음집에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적'이 다릅니다. =ㅅ=;
다행히 써먹은 자료가 아니어서 수정하면 그만이지만, 속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 솟아납니다.
* 하나만 그런게 아니었거든요.
2. 같은 글이잖아!
판소리 소설에도 경판본과 완판본이 있듯, 이야기는 발생하고 전파되는 시공간에 따라 바뀐다고 합니다. 그래도 놀부가 쫄딱 망하고 X지게 얻어 맞는 건 똑같고, 장끼가 배고픔에 눈이 뒤집혀 덫에 치이는 건 똑같아야 합니다. 똑같아야 하는데 말이죠......
제가 참고한 A 텍스트에서는 주인공이 자살해서 저 세상에서 낭군님 만나 행복하게 잘 사는데, 나중에 알게 된 B 텍스트에서는 주인공이 자살에 실패해서 행복하게 아들 딸 낳고 잘 먹고 잘 살다 죽었다는 내용......정말 울어도 될 것 같아요. 뭐가 이렇게까지 다른 겁니까! ㅠㅜ
애초부터 틀린 자료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거.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거. 그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뒤통수를 멋지게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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