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면서 사실 민감한 부분이 종교 부문이다.
특히나 개신교쪽의 입장은 교리상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쓰는 입장이나 읽는 입장이나 몇가지 사실은 염두에 두고 쓰거나 읽었으면 한다.
다시 말해두지만 나는 종교 개념을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신'이라는 개념에 대해 말한다.
가장 유명한 신 개념은 기독교를 대표로하는 '전능한 신'개념이다.
말 그대로 '무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이 개념은 대우주를 몽땅 긁어 모아도 신 입장에서 보기에는 코딱지만도 못하며 전 인류의 모든 인권을 긁어 모아도 국 끓일때 들어간 소금 입자1개의 가치조차 못된다는 방식의 개념이다.
다음으로 유명한 개념은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계신 임진광님의 슈라라펜란트에 나오는 그리스, 로마식 신 개념.
사실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의 신 개념은 좀 많이 다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얘네들은 설령 인간이라 하더라도 신에 근접할 수 있거나 신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뭉뚱그려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불리는 녀석들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동네 신은 죽기도 하고 자식도 낳고 사고도 치고.. 신이라기 보다는 굉장히 인간적인 색체가 강하다.
(사실 로마신화의 경우 자국내에 넘쳐나는 동방 신비종교와 그리스 신화에 자국민의 정체성이 비틀어질것을 우려한 로마 정부가 일부러 찍어낸 신화였으니 보다 극적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명한 신 개념이라는 녀석은 독일의 정령 개념과 일본적 범신론적 신 개념이다.
사실 요즘 대세는 요 녀석인데.. 이 동네 신은 오히려 인간보다 못하거나 신이라기 보다는 귀신에 가깝거나 독특한 동물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적어도 이놈들에겐 최소한의 '초월적 개념'정도는 남아있다.
하지만 요즘 슴풍 슴풍 쏟아지는 소설들 안에 등장하는 신은 도대체 뭐가 그리 약해빠졌는지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일부러 묶이지 못해 안달났고 자기가 한 약속에 묶이게 될거란게 뻔히 보이는데도 몰라서 들이대다 묶이는 신의 꼴을 보고 있지만 한심하기 그지없다.
애초에 소설에 신을 등장시키는 이유는 그 신을 넘어서거나 신이라는 초월적 존재와 대등해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비추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결국 신의 존재가 캐 사기급으로 쩌는 녀석이면 녀석일수록 주인공의 가치가 올라가는데 대뜸 초장부터 최종보스 앞에서 알짱거리는 주인공들을 보면 참 한심스럽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초장에 등장하는 신의 경우 주인공을 위한 튜토리얼npc내지는 허접쓰레기로 전락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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