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앙마便太
작성
06.07.27 08:29
조회
1,006

몇년전에 어느 카페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라 기억합니다. 당시 무협에 심취해 있었는데 판타지 읽기가 너무 어려워서 이것저것 불만사항들을 적어보았더랬죠. 요즘은 무협 읽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역시나 세상은 돌고도는 겁니다.

가만히 다시 읽어보니...요즘 나오는 판타지소설들과는 많이 거리가 있군요. 어쩐지 요즘의 판타지는 정도를 벗어나 사도를 걷고있는게 아닌가싶기도 합니다.

자꾸 옛날이 그리워진다는건 나이를 먹은 탓일겁니다. 절대로 돌아버린 세상 탓은 아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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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와 무협

흔히들 무협을 동양의 판타지라고들 하지요...머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협에 심취해 있는 제게 판타지는 언제나 조금은 불만족스러움을 주는군요.

처음 접한 판타지소설이 <드래곤 라자>였습니다. 그 다음이 <용의 신전>이었죠. 이 유명한 소설들로 판타지에 입문한 건 제게 행운이자 불행이였습니다. 둘 다 재미와 작품성을 겸비한 걸작들이었기 때문에 제게 판타지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른 판타지를 뒤적여보았지만 맘에 드는 작품을 찾기 힘들더군요.

다시 한동안 무협만을 읽다 보게된 게 <세월의 돌>이었습니다. 아...DR의 감동이 다시 물밀들 밀려들더군요. 그때가 아마도 신무협이 잠시 주춤거리던 시기였던 듯...다시 판타지소설을 찾아 헤메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지껏 다시 그런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조금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는건 <가을왕> 정도일까요...

제 취향의 문제이겠지만...판타지소설에 자주 등장하는...세계의 멸망을 막기위해 희생되는 개인들의 이야기...슬픈 엔딩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별로 심각해 보이지 않는데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야기들은 전부 중간에 책을 접어버리게 만들더군요.

판타지나 무협이나 다같이 장르문학으로 동일한 코드를 공유한다고 생각되는데 왜 무협만큼 와 닿지가 않는 걸까요. 몇가지 판타지에 대해 마음에 안드는 부분을 얘기해 봅니다.

판타지와 무협을 비교할 때...무공만이 존재하고 인간외의 존재는 가끔 등장하는 영물 외에는 동물만이 등장하고 정파와 사파 정의와 불의만이 존재하는 무협에 비해...판타지는 그 세계관의 설정자체가 굉장히 자유스럽다는 생각입니다. 검술 외에도 마법과 정령술이 있고 게다가 등장하는 종족들 또한 인간외에 엘프, 드워프, 코볼트, 마물들 등등 가끔 신적인 존재들도 등장하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나 이야기의 진행이 무협에 비해 무척이나 단조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마디로 천편일률적이라고 할까요. 천편일률적인 구무협에서 벗어나 신무협이 등장했듯이 조만간에 새로운 형식의 판타지소설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피와 살인에 대한 거부감 또한 판타지는 무협의 그것에 비해 무척이나 크지요. 작가들의 평균연령이 낮기 때문인지 상당수의 판타지에서 보여주는 살인에 대한 강박관념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흔히 차원이동판타지물에서 이런 경향이 많은데...우리의 현실이 과연 그렇게 살인자에 대해 혐오하는 세상인지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더군요.

어떤 소설에서는 피만 보면 쓰러질 정도인 주인공이 기타 다른 종족들 붉은 피가 아닌 종족들의 죽음에는 전혀 거부감을 갖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학살을 하며...수천만명을 죽음으로 모는 연인에 대해선 죽어가는 이들에 대한 연민조차 없는걸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한 적도 있습니다.

판타지에 자주 등장하는 야오이적인 요소도 제게는 너무 부담이 되더군요. 무협에 비해 여류작가님들이 많기 때문일까요...언젠가 읽은 소설에서 여자들이 이런 야오이 문학에 심취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하더군요. 흡사 순정소설을 읽는 듯한 표현들...멋진 남성에 대해 '아름답다'는 표현이 단순한 미(美)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환생판타지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남자가 여자로 여자가 남자로 변해 동성에 대해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품는 경우 그 어느쪽도 감정이입이 되질 않고 거북하기만 하더군요.

판타지의 주제로 자주 등장하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고뇌들은...그 거창한 주제에 비해 너무나 단순하고 경박스런 접근에 그저 한숨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어려운 주제를 대책없이 벌려놓고 수습 못하기보다는 그저 단순하게 싸우고 웃고 즐기는게 더 나을것 같은데...판타지는 왠지 멋진 주제를 가져야만 하는 걸까요?

무협은 해피엔딩이 절대적으로 많은데 비해 판타지는 언해피엔딩이 훨씬 많은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나쁘다는게 아니라...왜 꼭 마지막에 가서 절대적 존재의 등장이나 각성 등으로 인해 누군가 죽고 슬퍼하며 끝나는...같이 슬퍼해주기 부담가는 내용으로 결말지어지는가 하는 겁니다.

제일 처음 얘기와 겹치는 것 같지만 왜 꼭 신적인 존재의 등장과 이로인한 이별이 등장해야 하는지...신 아니라 인간이어도 상관없지 않나요...그래서 판타지인가요...

마지막으로 하나더 꼽자면 끝을 모르는 먼치킨은 너무 눈에 거슬리더군요. 무협도 먼치킨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판타지의 먼치킨과는 격을 달리하지요. 무협이 수백 수천명을 살상하는 조금은 애교스런(?) 먼치킨이라면 판타지는 그 절대적인 강함을 지닌 드래곤조차 우스운...별 하나를 손짓 하나로 날려버리는 가공할 존재들이 자주 등장하고 실제로 신이나 천사들이 주인공인 경우도 무척이나 많지요.

제 취향상의 문제일 뿐일까요...전 먼치킨도 좋아하고 정통판타지도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착각일까요...

제가 추천하는 판타지입니다.

<드래곤라자>, <용의 신전>, <세월의 돌>, <가을왕>, <농부>, <귀환병 이야기>, <전설을 꿈꾸는 초보영웅들을 위한 지침서>

가장 좋아하는 판타지 작가는 <세월의 돌>의 전민희님입니다. 이분 작품들은 그 완벽에 가까운 세계관과 치밀한 구성, 넘치는 유머, 매끄러운 전개 등등 교과서적인 판타지를 선보인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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