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잡담] 구무협? 신무협?

작성자
Lv.1 앙마便太
작성
06.07.27 10:43
조회
896

댓글 보면서 구무협과 신무협을 헛갈리는 분들이 계셔서 몇마디 하려고 합니다.

다만 여기 문피아에는 감히 제가 따라갈수 없는 고수분들도 무척 많은지라 지금 제가 하는 얘기들은 모두 제가 무협에 입문한 80년대 후반 이후의 이야기이며 시기상 미묘하게 틀리는 부분도 다수 있을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80년대에 '영웅문'의 바람을 타고 국내창작무협이 활성화됩니다. 하지만 이시기의 무협이란 만화가게의 한쪽의 채우며 진열된 박스무협이라 불리는 요즘의 책들과는 많이 다른 형태를 지닌 음지의 문화였습니다. 금강, 사마달, 야설록, 검궁인, 천중행 등의 작가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셨고 에로무협의 대가 와룡강 또한 무척 유명합니다. 중원의 평화와 정기의 수호를 위한 주인공이 각종 기연으로 무공을 습득해 악의 무리를 무찌르고 수많은 여인들과 사랑을 이루어내는 전형적인 스토리를 가지지요.

95년(?)에 그 유명한 <태극문>과 <대도오>가 거의 동시에 발표됩니다. 이를 '신무협'의 시작이라고 말하는데는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신무협'이란 기존의 무협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너무나도 달랐기에 기존의 무협과 구분하여 말하기 위해 붙인 명칭이며 이전까지의 무협도 이제는 '구무협'이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용대운, 좌백, 설봉, 풍종호, 진산, 장경 등등의 수많은 작가들이 뛰쳐나와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5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무협의 르네상스라고 할만한 시기였죠.

하지만 불운하게도 바로 IMF가 다가왔습니다. 왜 IMF가 중요하냐면 바로 '대여점'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무협도 대여점의 혜택을 받는듯 싶었습니다만 인터넷의 대중화와 맞물린 판타지의 열풍이 대여점을 휩쓸면서 신무협은 시작하자마자 좌초하고 맙니다.

2000년을 전후로 그 유명한 <묵향>과 <비뢰도>가 발표됩니다. 이후로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많은 작품들이 홍수를 이룹니다. 당시에 대여점에서 무협을 처음 접한 많은 분들이 이때를 신무협의 출발이라고 착각하고 계십니다. 당연한것이 이미 구무협의 시장은 재간 이외에는 끝이 난 시점이었고 새롭게 출판되는 소설들에는 '신무협'이라는 타이틀을 걸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 때였습니다. '신무예소설' '퓨전무협' 등등의 생소한 단어들이 무더기로 양산되기도 했습니다만 살아남은 것은 기존의 무협팬들과 공유가 가능한 '신무협' 뿐이었습니다.

신무협과 구무협은 예전 '만화방'세대와 '대여점'세대간에 그 뜻이 다릅니다. '대여점'세대에게 '신무협'이란 기존의 무협의 상식을 벗어난 무협을 선보인 2000년대의 새로운 무협(?)을 가르키는 말이지만 이는 '만화방'세대에겐 '신무협'이라기보단 '퓨전무협' 또는 '짬뽕무협' 정도의 전혀 다르고 생소한 어떤 것들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덧. 답글 기능이 없군요. 용량이 무척 많지만 제 무협입문기를 한번 올려볼까 했는데 말입니다. 감상란에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과거의 대표작들을 찾는데 참고가 되실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34 생갈치1호
    작성일
    06.07.27 10:56
    No. 1

    흐음 저도 묵향과 비뢰도가 신무협의 시작인줄 알았느데, 이렇게 알게 되네요...감사합니다(꾸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가라객
    작성일
    06.07.27 10:59
    No. 2

    ㅎ.. 대도오도 정말 재밌게 봤었죠.
    특히 그 잔인안 여아(이름 까먹..)가 꽤나 맘에 들었었는데.. (퍽)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미노루
    작성일
    06.07.27 11:02
    No. 3

    저는 구무협,신무협,통신무협으로 기준을 잡고 있었다는..
    그나저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작가분들 이름 이군요..
    그 당시엔 저분들 책 전부 다 봤었는데..(와룡강님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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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8 방물장수
    작성일
    06.07.27 11:21
    No. 4

    비뢰도는 모르겠지만 묵향은 신무협 초창기 작품입니다. 묵향 연재 당시 폭팔적인 인기를 끌고 전동조님은 출간을 안 하겠다고 公언 했었지만 시절이 하 수상하여 空언이 되어버렸죠. 다 IMF 때문일라나요. 하여튼 묵향은 꽤 오래된 작품입니다. 이X일님의 쟁X계와 같이 연재 되던거로 기억합니다. 둘다 연중이 오래됐고 전동조님은 연중해제하고 출간 했지마 이재일님은 언제 다시 쓸라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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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3 해모수아들
    작성일
    06.07.27 11:24
    No. 5

    음! 정말 고수 이신듯 하네요. 저도 많이 읽었다고 자부 하는데 앙마님에 비하면........ 대단 하시다는 말 밖에는....... 앞으로도 많은 정보 그리고 좋은 작품 추천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별이진다네
    작성일
    06.07.27 11:50
    No. 6

    정보는 좋습니다만.. 연재한담란의 성격을 이해해주시고 글을 쓰셨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연재한담란의 말머리에 [잡담]이라는 항목은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6.07.27 12:19
    No. 7

    구무협과 신무협에 관해서라면 토론마당에 활발하게 논의된 적이 있었지요.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검색해서 보셔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산자수명
    작성일
    06.07.27 14:06
    No. 8

    애초에는 김용의 영웅문에서부터 촉발된것이 아니라 와룡생의 작품에서 부터 였습니다. 대만의 정훈장교 출신이엇던 와룡생의 작품세계가 반공의 물결이 넘실대던 6,70년대의 사회상과 맞물려 무난하게 받아 들여 질수 있었던것 이고요. 칼의 노래를 저술한 작가 김훈선생의 선친 김광주선생의 '정협지'가 당시 국내에 들여 오던 중국작가들의 필체를 모방하여 신문에 연재하면서 국내무협이 태동했습니다.

    출판본의 구무협이 시작된것은 을제상인의 팔만사천검법 부터 였습니다.
    좌백선생은 이 을지상인이라고 주장하는 분을 만났다고 하시던데 자세한것은 모르겠습니다.

    80년대 초반에 이미 금강선생님을 위시한 위의 작가들이 구간본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90년대 초반에 이런 구간본들이 이미 포화상태가 되어버려 재능있는 작가들이 타이핑업자들에게 밀려나 버렸었지요.
    그 좋은 예가 용대운작가 였습니다. 자신의 필명으로 책을 낼수 있는 작가는 손꼽을수밖에 없었고, 또 책을 만화가게쥔에게 배달해주는 총판에서 신인들 작품받기를 꺼려했었지요.

    그러다 이 신세대를 구해준것이 '인터넷' 입니다.
    개인사업을 하시던 용대운작가께서 하이텔 무림동에 '태극문'을 연재
    하기 시작한게 공전의 클릭질을 불러왔고...
    이후는 뭐 예의 그 흐름이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 독고구애
    작성일
    06.07.27 15:09
    No. 9

    묵향을 하이텔에서 보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군요.

    이궁.
    지금 하이텔 무림동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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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4 천년의전설
    작성일
    06.07.27 15:22
    No. 10

    보통 심무협이라구 하면 용대운님 작품부터 시작한다구알고있었는데요 묵향이 그정도나오래됐나요? 전 묵향은 한참 후 작품으로알고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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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쿠쿠리
    작성일
    06.07.27 15:30
    No. 11

    천년의전설님. 보통 신무협 하면 좌백님의 대도오를 꼽고, 용대운님의 태극문을 구무협과 신무협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라고 봅니다. 용대운님의 그 이전 작품들은 구무협의 범주에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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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3 로드뱀피
    작성일
    06.07.27 17:04
    No. 12

    박스무협이라는 표현에 심히 공감합니다. 한페이지는 원고지 한페이지, 두께는 손가락 두개정도, 종이 재질은 거칠고 다소 두껍고, 분량은 일곱권짜리, 박스케이스 단위로 등장하곤 했었죠.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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