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소설이 참으로 많습니다.
헌데, 거의 모든 퓨전소설이 이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생략하고 그냥 이계의 일만으로 스토리를 끌어 나가도 하나도 이상 할 것이 없는 전개의 글들이 많더군요.
일단 이계나 무림세계로 넘어가기 전의 이야기로 한두권은 때우는게 보통인데, 이계나 무림 세계로 가게 되면 그 전의 이야기들은 다 소용없게 됩니다. 애초에 돌아가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야 초반이 조금 지나면 흐지부지 되기십상이고 먼저 세상에서 좋아하는 여자라도 있었다면 반드시라고 할만큼 이계에 그와 똑같이 생겼거나 같은 영혼을 가진 여자가 출현하게 됩니다. 어쨌거나 돌아갈 필요성도 적어지고 먼저 세상에서 배워온 무공(보통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내공심법 같은 것을 가져가죠.)으로 최강이 된다는 스토리가 지배적인데요.
이거 저거 다 따져봐도 그냥 순수 판타지나 순수 무협물로 해서 약간 기연을 얻는다거나 하는 정도만 해 줘도 별 무리 없게 진행될만한 스토리인데 꼭 퓨전이라는 장르로 만들더군요.
그래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한가지 밖엔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건 바로 몰입감을 더 준다는 거죠. 일반 순수판타지나 순수 무협의 경우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현세에 있다가 이동하게 된 경우에는 같은 현세에 살던 사람이라는 동질감과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동질감이 든다는거죠.
뭐 더 이유를 대라면 '그냥 아무생각 없이 퓨전으로 쓰고 싶어서'라는 터무니 없는 이유도 있긴 하겠죠.
퓨전을 쓰시는 분들 혹은 쓰시려는 분들. 제발 퓨전일 이유가 있는 소설을 써주세요.
현세에서 넘어간 사람들의 특이한 신체적 능력이라는 것 같은 거야 태생을 좀 바꾸면 그렇게 안 넘아가도 되겠고, 능력을 얻는 다는 것들도 안넘어 가고도 여러가지 이유로 능력을 얻게하는게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이유있는 이계진입 소설이 보고 싶습니다. 과거에 본 몇몇 작품들은 현세의 지식을 이용하여 그쪽의 세상을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고 하던데 요즈음 퓨전은 그런 것도 없더군요. 이쪽 세계의 지식이 별달리 쓸데가 없다던가 쓰기가 귀찮다던가 아니면 이쪽 세계의 기술이 너무 위험하다던가 하는 가지가지 이유를 대면서 안쓰는 사람도 많고... 그러려면 왜 퓨전이었어야 하는지 의문이 마구마구 들더군요.
퓨전이 퓨전이어야 할 이유가 있는 소설. 퓨전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소설. 퓨전이 되어야만 할 결정적인 이유가 있는 소설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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