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자꾸 '슬래쉬더트래쉬' 란 말을 중얼거리기에, 방금 한번 들어가 보았었죠.
맨 처음 느낌은 '이건 아니다!'였습니다. 대략 8칸에 달하는 막대한 연재분량! 가끔 한 번씩 들러서 읽고 가는 저의 입장에선 정말 감당 못할 분량이었죠.
일단 '슬래쉬더트래쉬' 말고 가장 앞에 있는 글부터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과격하다 해야할까요? 묘사가 너무 사실적입니다.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더군요.
그래서일까요? 정신없이 몰입해 들어가더군요. 솔직히 고무판에서 그렇게 몰입하고 본 글은 에로님의 소설이 처음이네요.
검명무명이니 절대비만이니, 사람들이 재밌다고들 하시던데.. 왠지 저는 재미가 없더군요(태클 아닙니다). 절대비만의 겉도는 몰입감, 검명무명의 지루한 전개.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묘사가 사실적입니다.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자연스럽다 함은, 거슬림이 없다는 것. 즉 몰입이 잘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설명과 대화의 연결이 자연스럽습니다. 입 안에 착착 감기는 이 맛, 생전 처음으로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읽어 본 글이죠.(사실 저도 두 편밖에 안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정말 추천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군요.
어째서 이런 글이 출판되지 않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2005년 12월 9일부터 연재하셨으면서, 진짜진짜 엄청난 분량을 올리셨더군요)
일반적인 소설들을 보십시오. 간단한 설명과 문체, 동료가 죽었을 때, 주인공의 슬픈 감정이 독자의 가슴에 와닿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성의가 없습니다. '주인공은 슬펐다.' 한 두줄 설명하고 끝냅니다.
이게 뭡니까? 그냥 줄거리나 읊자 하는 겁니까? 태양왕 같은 소설은 원래 스타일이 그렇다 치더라도, 정말 이런 부분만 보면 콱 덮어버리고픈 감정이 치솟곤 하네요.
처음 등장한 엘프의 감정.
세세하게 묘사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왜일까요?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자세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감기듯이 들어오는 묘사 덕에 엘프의 감정이 자연스레 가슴 속에 새겨집니다.
사실 저도 얼마 읽지 않아 자세한 추천을 못 하겠지만, 물 흐르듯 면면부절 이어지는 설명들과 줄거리를 읊듯 허무한 소설이 아닌, 감정이 와닿는 그런 글을 읽고픈 분이라면 AERO 님의 글들을 추천하고 싶네요.
연재분량? 걱정하지 마십쇼! 그야말로 대박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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