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몬듀크를 쓴 작가는 김하준님입니다.
김하준님 하면 무엇보다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있죠?
바로 '지크'입니다.
영지소설의 시초이며, 붐을 일으킨 범인입니다.
드래곤과 엘프와 드워프 나아가 오크까지 끌어들여 영지의 발전을 꾀하는 이 소설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소설을 보고는 처음엔 사춘기 소녀처럼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상상력의 극치라고나 할까요.
'우와. 이런 소설이 있다니.'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그야말로 환장했습니다. 오죽하면 그 뒤로 봇물처럼 영지물이 쏟아져 나왔겠습니까.
그런데 이 지크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주인공을 마계로 올려보내 방황하게 한 겁니다.
뭐 전 나름대로 재미있었지만, 초기의 놀라운 상상력에 감화된 열혈신도들에겐 상투적이면서도 미적지근한 마무리가 용납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기억하기론 꽤나 욕을 많이 얻어먹었습니다.
데몬듀크도 비슷한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의심됩니다.
차원이동한 주인공이 마계의 왕자를 덮치는 바람에 마단을 비롯한 거대한 마기를 흡수해 초인이 되고 맙니다.
거대 마물과 중급마물 하급마물로 이루어진 이상한 세계로 떨어진 주인공은 이들을 뭉뚱그려 천하통일을 이룹니다.
중간계의 절대자가 되고 만 겁니다.
그런데 그만 이것이 마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주인공은 마계의 초청을 받아 마왕성으로 가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지크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재미있습니다. 김하준님 특유의 상상력이 빛을 발합니다.
그런데 마계로 올라간 뒤 소설의 진행이 지지부진 합니다.
이전의 소설이 남아 있다면 추천이라도 하련만
출판 삭제를 하여 남아 있지 않습니다.
작가님의 '한 권 분량을 한꺼번에 드롭하겠다'는 약속만 철저히 믿고 목을 빼고 기다리는 실정입니다.
물론 약속은 무시되었고, 여전히 소식은 없는 상태입니다.
혹시 이것이 지크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됩니다.
지크도 마계로 올라간 뒤 적잖이 방황을 했으니
데몬듀크도 방황을 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작가님이 목하 고민 중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지크가 그러했듯 데몬듀크도 상상력의 고갈이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만약 재발된다면 그야말로 비극이지요.
이미 약속된 전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다 극적인 연출을 원해 고민한다면 한이 없습니다.
일필휘지로 써 나가다 보면 생각지 않게 떠오를 때도 있는 법입니다.
고무판에서 연재되는 판타지 중 가장 기다리는 소설 데몬듀크.
그러나 연재되지 않는 작가의 공수표. 이것이 가장 큰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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