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판타지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무협에서 특히 김용의 "소오강호"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 우리 삶의 애증과 무게를 표현하는 건 부족하다고 늘 느껴왔습니다. 그런 제가 판타지에 심하게 빠져든 계기가 "이르나크의 장"을 접하고 부터였습니다. 문학쪽으로는 잘 모르지만 "이르나크의 장"같은 판타지가 아주 대단한 작품은 아닐지라도 어쨌든 우리네 아픔을 꾸밈없이 솔직히 투영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 때 20대 중반의 남자가 만화방에서 책을 보면서 눈물을 줄줄흘리는 꼴불견을 연출했었지요. 마지막이 좀 아쉽기는 했습니다만...
까망까망님의 그림자후견인도 제 가슴속에 깊이 남을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삶에 치여서 그런지, 아니면 소설의 클라이막스가 좀 느낌이 약한 건지 몰라도 눈물이 줄줄 쏟아질 정도는 아닙니다만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겪어야 했던 삶의 아픔이 아련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역시 임팩트가 약하다고 해야할까요? 분명 이야기는 쉽게 풀어가시고, 설정내용을 알린다고 내용을 질질 끌거나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 일도 없이 어떤 일관된 꾸준한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장면조차 너무 쉬엄쉬엄 넘어간다고 할까요? 감동적일 수 있는 장면이 너무 빨리빨리 넘어가버립니다. 몇가지 임팩트만 살려도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었다는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남네요.
하지만 까망까망님이 제 말을 듣고 중간에 수정하거나 다음의 내용이 바뀌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지만 처음에 계획하신대로 지금처럼 계속 써내려가셨으면 합니다. 역시 무협과 판타지는 자유스러움이 큰 강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횡설수설했지만 어쨌든 다른 분들. 재밌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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