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듯이, 잘 쓰는 사람은 뭘 써도 깊이가 있고, 못 쓰는 사람은 뭘 써도 그 얕음을 드러내게 되어 있지요.
먼치킨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쓰는 확고한 이유가 있고(저질유희가 목적인 글 제외), 주제가 있고, 설득력이 있는 전개라면 백안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실제로 많은 먼치킨 수작들이 그렇습니다.
반면, 단순히 자신의 말초적 욕구를 풀고 즐겨보기 위해 쓰는 자위적 무념 소설이 된다면 읽어도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지적인 유희를 즐기기를 원하는 독자는 쓰레기소설이라 평가 후 집어던지겠지요.
요즘 인터넷에서 간편하게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게 되면서부터 많은 작가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 식으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가장 편하고 쉽게 쓸 수 있는 것이 먼치킨이 아닐까요.
주인공은 강하니 머리굴릴 필요도 없고, 인생 쉽게쉽게 살다가 마지막에 폼 좀 잡아주고 끝내면 되지요. 뭐 대부분의 수준낮은 것들은 끝낼 생각도 없는 듯 하지만...
글에는 쓰는 사람의 사상이 담기게 됩니다. 자연적 그 자신의 수준이 묻어나오기 마련입니다.
저는 깊이있는 소설을 쓸 능력이 되지 않는 분들은 그냥 대충 즐기는 화장실소설이나 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웃고, 재밌었다... 하고 잊어버리는 것들 말이지요.
모종삽으로 우물을 파려니 자신도 힘들고 보는 사람도 짜증나게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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