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언덕님의 글을 읽고 뜨끔 했습니다.
저 역시 극악연재라는 소리를 많이 듣기 때문에 말입니다.
네. 변명이라면 변명이지요.
사실 저의 경우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있는 만큼
어서 빨리 돈벌이를 찾아야 하는 만큼..
글은 지금보다는 여유 있을 때 구상했고 구상이 끝났을 때 그 가슴 벅찬
희열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만..
막상 연재를 시작하고 제 글이 얼마나 모자란가를 느끼고
그 과정에서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그렇게 서로 도와 가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네.. 연무지회가 큰 도움이 되었죠.
문제는 말입니다. 연무지회에서 얻은 것의 반도 제가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불어 갈수록 암울해 져가는 장르시장에 내가 설자리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쟝르시장에 뛰어들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느냐? 단연코 노입니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써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정도의 위치는
문주님이나 몇몇 히트작가들의 이야기지요.
전 지금도 신기합니다. 문주님은 그 긴 세월동안 어떻게 글을 쓰실 수
있었는지.. 좌백님도 그렇고.. 장경님도 그렇고.. 설봉님도 그렇고.
뭐 그렇습니다.
글만 써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다. 라면 주저 없이 글을 택하겠지만
그게 아닌게 현실 아닙니까?
저는 신인도 뭣도 아닌 습작생이고 이제 첫작품을 고무판에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오는 언덕님의 말씀처럼 저도 극악연재이고 그것은 제글을 보시는
분들 모두 아시고 계십니다. 그래도 봐주시고 아껴 주시니 고맙기만
할 따름입니다.
연재 3년차에 이제 3권 분량 썼습니다. 자랑이 아니지요.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제가 지독히 둔필 인 탓도 있지만 따로 하는 개인적 일도 있으니.
글에만 전념할 수 가 없습니다. 이것을 변명이라고 해도 좋고 뭐라고 해도
좋습니다.
저에게 글은 저의 유희입니다.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글을 쓰면서 고민하는 것도 즐거움이고 쓰다가 지우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입
니다.(물론 저는 거의 썼다 지우는 일이 없습니다. 게으름뱅이가 썼다가 지우는
일을 할리가 없죠..대신 지우기 귀찮아서 쓰기전에 생각을 좀 많이 합니다.)
프로정신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신다면 맞다고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프로가 아니니까요. 습작생에 불과한걸요..
열정이 없다해도 맞다고 하겠습니다. 네 열정 없습니다.
어떠한 비젼이 보이지 않는데 열정이 생길리가 없죠.
그럼 왜 쓰느냐? 그것은 저의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즐거움은 자신이 원할 때 누릴 때 진정한 기쁨이 있는 법입니다.
남에게 강요받으면서 하는 것은 이미 즐거움이 아닙니다.
읽는 것도 마찬가지지요? 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읽기 싫은 것을 억지로 읽으면 괴롭듯이 쓰기 싫은 것을 억지로 쓰는 것도
괴롭습니다.
제가 즐기고 싶을 때, 저의 즐거움을 나누실 분들과 같이 즐길 뿐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고 다른 분들은 저 같지 않으실 겁니다.
고무판에는 프로분들이 많이시니까요.
그렇습니다. 프로의 글에는 프로만큼의 무게가 있고 아마는 아마 만큼의 무게가
있습니다.
비오는 언덕님의 글에 대한 대답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프로가 아닌 이상
전 아마로써의 이 즐거움을 누릴 권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책임을 회피한다고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할말 없습니다.
프로로써의 무게에 대해서는 문주님이나 송현우님이 잘 말씀해 주셨기에
더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이상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고
그점 뜨끔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아 주십사 하는 것은 글쟁이로써 자신의 글에 대한 애착을 가지지 않
는 글쟁이는 프로나 아마나 글을 자신만 보거나 인터넷에 올리거나 여하튼 간에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든 자신이 생각했던 이야기가 완결되기를 바란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가능한 빨리요. 그것은 독자보다 작가가 더 원하는 바입니다.
공지요 답답하시죠?
네..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인 레디오스님의 투귀류와 타락고교를 지금 몇년째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극악연재 작가님들만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장상수님 또한
무지 좋아합니다.
조철산님의 글도 좋아라 합니다.
하지만 독자가 답답한 만큼 쓰지 못하고 있는 작가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하겠
습니까?
그 점 해량하신다면 공지 있으면 고맙고 없어도 그만 아닐까요?
주제 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