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성상영
작품명 : 빈곤지독
출판사 : 마루
처음 시작은 좋았습니다.
독공을 익히는 과정도,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는 독공의 특성도, 그리고 가진 내공의 그릇에 한해서는 무한내공을 이룬다는 설정도 나름대로 특이했고 좋았습니다.
점차 변화하는 주인공의 성격도 무난한 편이었지요.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고렘님 특유의 파탄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이 작품에 한정된 것만이 아닌, 고렘님이 쓰는 무협 모두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일반적으로 무공이란 다양한 요결이나 형태로 나타납니다.
쾌, 변, 환, 중, 유.... 등등 이러한 다양한 변화와 형태가 서로 조합을 이루어 기기묘묘한 변화나 무수한 형태를 지닌 무공으로 드러나게 되는 거지요.
하지만.. 고렘님의 소설에서는 그런 점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점점 강해져가는 주인공은 언제부터인가는 초식을 잊은 듯, 육탄공세로 모든 것을 끝냅니다. 어느 순간부터 얻은 금강불괴의 육신을 믿고 빠르고 강하게 때리면 된다는 그런 형태입니다. 아니면 강기의 난사가 되든가.......
물론 무공의 궁극이 초식을 넘어서서 간단한 동작에도 모든 변화나 흐름이 깃드는 것이긴 하지만, 고렘님의 주인공들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저 몸 단단한 걸 기반으로 힘이 강하고 빠를 뿐. 언제부터인가 무공의 현묘함이나 정교함, 신비로움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건 마치 헐크를 보는 듯한 느낌이죠.(노동신공, 살인기계, 신공절학도 비슷한 형태.)
그렇기 때문에 후반에 가면 주인공이 강해져도 그저 강해졌구나 하는 느낌만 들 뿐, 뭐가 얼마나 강해졌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고렘님이 쓰신 무협은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해집니다. 그래서 강해졌다기보다는 힘만 강해져 무식해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
설정상으로는 화경이나 현경과 같은 절대지경이 있고, 자연경이 있는 듯 보이는데.... 주인공은 단순히 몸 단단해지고 힘만 세진 격이니.... 뭐라 끼워맞추기도 어렵죠.
뭐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무공은 궁극으로 갈수록 자연스러우면서도 빈틈이 없고, 정교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경지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몸만 무작정 강해지는 무공의 특성상 좀 언밸런스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적들도 후반으로 갈 수록 알 수가 없어집니다.
이건 무공이 강해진 건지, 무슨 괴물이 된 건지....
터무니없는 재생력을 가지는가 하면, 어떤 녀석들은 기괴한 술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살인기계에서는 강하긴 한데 그 설정을 제대로 알 수 없을 술법을 사용하는지라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없는 요괴가 수두룩하게 나왔고, 노동신공도 비슷한 지경이었습니다.
신공절학도 그랬고, 빈곤지독도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음 마법사 이계여행기에서도 뒤에 적으로 나오는 두 사람도 비슷하군요.(실체와 다름없는 허상을 만들어내고, 분신을 만드는 것이, 무공이 아니라 거의 주술에 가깝다는.....)
무공에 의해 승부가 결판나는 게 아니라 뭔가 기기묘묘한 능력을 가졌냐에 의해 결판나는 형태.
그렇기에 무협이지만 무협이란 느낌이 점차 사그라져, 흥미도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이 애초부터 특이한 무협(주술이나 이런게 세심하게 설정되어 나오는 형태-읽는 독자가 주술의 능력과 강약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내용상 자세하게 나와야 한다.)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무협의 과정을 초반으로 잡는다면 특수한 능력보다는 무공에 의해 승부나 내용이 결해지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중간이 의문이 드는 건, 연단독공을 익히는 과정이 든 무천동에 들었을 때인데... 분명 그 당시 주인공이 동굴에서 순차적으로 나오는 독을 흡입하면서 중간에 3갑자에 달했다는 내용이 나오죠.
그리고 좀 더 지나면 환골탈태(독인지체라고 하는데 비슷해 보임)를 하면서 내공은 더욱 늘어났을 테니 3갑자는 분명 넘었을 터인데......
나중에 6권인가에 보면 돌연 2갑자라고 계속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내공이 점점 줄어드는 것인지....-_-;;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어디까지나 이건 제 생각이고, 저만의 감상입니다.
이것으로 고렘님의 작품을 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조금 뭔가 아쉽다는 느낌에 이렇게 적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써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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