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네이버 웹소설에서 <천하제일>을 연재하셨던 장영훈님의 <패왕연가>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여주글을 쓰고 있어서 이런 쪽의 로맨스 비중이 큰 것도 관심이 들고, 이야기 자체도 아직까지는 괜찮은 거 같더군요.
전작인 <천하제일>은 솔직히 가면 갈수록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로맨스에 비중을 두었다면 그런 것이겠지만, 너무 적으로 두는 상대역들이 허수아비라고 할까요? 솔직히 그 캐릭터 면면의 설정들이면 더욱 박진감과 임팩트가 있는 전개도 가능했을 거 같은데 말이죠. 적 캐릭터들을 너무 못 살린 거 같았습니다.
이번의 <패왕연가>도 솔직히 적을 허수아비 취급하려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느껴진다고 할까요? 아직 초반이라 확신할 수는 없고, 완전히 판정하려면 끝까지 가봐야겠지만 그럴 낌새가 간간히 보입니다.
<패왕연가>의 주인공인 이자성은 아무래도 재능은 수재급인데 절지부심의 노력으로 천재 이상의 성취를 내었다는 설정인 거 같더군요. 노력이란 단어는 좋지만, 지금 이자성의 설정을 봐서는 노력이라는 것에 너무 과도하게 설정한 거 같습니다만.
제가 작가분의 이야기에 이래라저래라 관여할 수는 없는데, 솔직히 보면서 어느 정도 즐기는 면은 있어도 이랬으면 좋겠다던가 아쉽다고 생각하는 전개가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상대역인 적 캐릭터에 한 '경의'랄까, '성의'가 없달까요? 그저 '주인공 대단하죠?'라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싸구려 발판 같은 느낌?
그래서 이번 <패왕연가>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 생명력이 있는 강대한 대적자가 나와서 주인공과 박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잘났다, 라는 풍만 보여주는 것은 이제 됐잖아요?
예를 들어 제가 <패왕연가>를 읽으며 생각한 것은 정략결혼 에피소드 같은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여기의 진히로인일 백설영과도 대적하는 여성이 등장하는 것이죠.
신분은 마교 교주의 딸. 이왕이면 백설영과 1, 2살 정도 어린 것이 좋을 거라 생각했고요. 미모는 백설영과 동급이라 할 수 있고, 지략과 상황판단능력은 단우빈보다 훨씬 좋고, 무공은 하늘이 내린 천재라서 설렁설렁해도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자성의 몇 십배에 성장속도도 몇 배나 되는 겁니다.
완결까지도 이자성이 절대 혼자의 무공으로는 반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강자로서 등장한다는 것이죠. 이런 인물이 노회한 노고수처럼 능청과 의뭉과 익살스러움을 가지고, 잔혹하고 잔학하며, 일절 방심도 연심도 없이 이자성과 적으로서 상대하는 것을 즐기는 것입니다.
이자성이 노력하는 수재라고 한다면, 제가 말하는 것은 천재(天才)를 넘어서 천재(天災)일 겁니다. 하늘의 뜻이 만들어낸 정진정명한 괴물. 그런 여성이 마교주의 딸이라는 설정으로 주인공과 정략결혼이란 이야기로 얽혀들어가는 겁니다.
혼자서도 주인공 일당 전체를 다 핏물로 만들고도 남을 정도의 여성(괴물)이 주인공 옆에서 애정표현을 빙자한 에로한 면조차 있는 익살을 떠는 모습도 볼 수 있다면 꽤 재밌을 거 같아서요.
뭐, 결국 이런 위의 예시는 결국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 작가님 생각에는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겠지만요. 아마 이걸 읽으신는 분들 중에는 직접 그런 소설을 써보면 되지 않겠느냐, 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전 이미 다른 글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 그렇게까지는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면 아쉽달까요?
일단 쓰게 된다면 자기 소설부터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여튼 감상이랄까, 푸념? 희망사항? 그런 정도를 적어봤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별별 이야기를 했지만 <패왕연가> 다음편 나오길 절찬 기대중임다. 소위 욕하며 보는 재미? 아마 그런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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