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루마 히토마
작품명 : 도마뱀의 왕 2권 - 복수의 퍼스널리티(상)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노벨
세상을 덧칠하려던 나의 야망은 오른쪽 눈과 함께 소실되었다.
그날, 빌딩 최상층에서 ‘신’인 소녀에게 승부를 걸어 허망하게 패배했다.
벌써 석달 전쯤의 일이다.
그리고 난―― 방구석 폐인이 되었다.
응? 세계를 지배? 가능할 리가 없잖아.
그런 살인청부업자 놈들이랑 무슨 수로 싸운다는 거야.
중2병을 얕보지 마. 하지만 명확히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적은 그 ‘신’이다.
언젠가 이 왼쪽 눈―― ‘리페인트’를, ‘신을 쓰러트리는 능력’으로 만들어 내겠다.
단, 한 가지 더 깨달은 사실이 있다.
이 힘은 싸우는 데에 적합하지 않다.
의외의 전개가 펼쳐지는 학원 이능력 배틀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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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눈의 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오로지 그것 뿐인 초능력을 가진 소년, 이카가와 토카게의 이야기 2권입니다.
1권 말미에서 “등에서 빛의 날개를 만들 수 있다”, 오로지 그것 뿐인 초능력으로 ‘신’으로 숭앙받는 소녀에게 면전에서 선전포고를 하며 끝났고, 2권은 처절하게 박살난 이후 방구석에서 찌질대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참 재밌어요. 적의 보스가 똑같이 오로지 그것 뿐인 초능력을 가지고 있고, 실질적인 권력은 초능력과 관계 없는 부분에서 나오는 대다가, 심지어 그 밑에는 최강의 초능력자를 대리고 있습니다. 작품 구도 자체가 기존의 능력자 배틀물이랑은 전혀 다른 모양세에요.
하여간 초능력이 약하면 잔머리가 뛰어난게 능력자 세계의 법칙.
하지만 ‘신’에게 그 허세력 배틀에서마저 가볍게 깨진 상태. 그리고 빈둥대는 주인공 주변을 멤도는 위험하고 기묘한 히로인...
이루마 히토마의 책들은 다 좋은데, 분위기랑 문체가 작품의 대부분을 구성하다 보니까 정작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책을 읽은지 좀 시간이 지나면 전부 까먹어 버립니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허술한 작가도 아닌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일반적인 전개에서도 플롯을 배배 꼬아 놓는걸 좋아한다는 거겠죠. 전파녀와 청춘남 같은 러브코미디에서도 그랬으니, 대놓고 배틀물을 표방한 작품에서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런데 이번 권...
능력자 배틀이 안나와요(...).
나올 뻔도 했는데, 그걸 그냥 폭주로 끝냈어.
1권에서 히로인 스가모 료에 의해 처절하게 농락당하고, 그야말로 비참하게 퇴장(도주)한 ‘민달팽이’ 양. 이번 권에서는 완전한 복수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저번 일로 머리의 구속나사가 하나 빠졌는지 신체적 패널티에 초능력조차 없으면서, 홀로 무쌍을 찍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의 소유자가 오로지 순수한 살의에 압도된다는, 고전적이지만 멋진 장면까지 연출해 주시면서.
그러면서 또 유들유들한 전개로 빠져나가는 건 역시 이루마 히토마라 해야하나... 예상하기 쉬운 명확한 전개를 싫어하는 건 적당히 하고, 좀 주워진 이야기 자원 내에서 활용을 했으면 하는데 말이죠.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잘 쓰던 작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액션물에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원래 문장을 배배 꼬는 것이 장기이던 만큼, 명확한 ‘행동’을 묘사해야 하는 액션 장면의 경우는 그 매력이 줄어들어요. 그래도 잔인성에 가감이 없다는 점에서 ‘처절함’이 베어나오는 것은 좋지만.
뭐, 새로운 히로인 비슷한 인물도 나왔고. 기묘하거나 위험한 매력의 여캐릭터는 좋아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 작품의 메인 히로인인 ‘스가모 료’는 좋아 질 것 같지가 않아서 새 여캐의 추가는 반갑습니다.
하여간 ‘상’권이고, 전개도 중간에 끊긴 것 같이 끝났으니 3권을 기다려 봅니다. 다음 권에는 토카게가 큰 소리치는 대로 잔머리와 허세력을 이용해서 ‘리페인트’를 멋지게 활용해 줬으면 해요.
ps. 작 중의 살인청부업자들이 많이 나오고, 코드네임이 붙어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이사카 코타로의 ‘그래스호퍼’를 떠올리게 됩니다.
찬성: 
반대: 
一指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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