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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25 술그만먹여
작성
17.08.09 10:16
조회
963
공직 생활 하시다가 작년에 퇴직하셨습니다. 그 후로는 우쿨렐레다, 국선도다, 영어공부다 하시면서 어쩌면 저보다도 더 바쁘게 생활하시죠.

문제가 된 건 얼마 전입니다. 평생 신앙이 없던 분이 갑자기 성당에 다니겠다고 하시더군요. 여기까진 괜찮았습니다. 제가 신앙을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저에게 같이 가자고 강요를 하거나 생활을 바꿔야한다고 하지 않는 한 개인의 신앙까지는 터치하지 않거든요.

1달 전쯤인가요. 성경 공부를 하러 다닌다고 하시더군요. 성당과는 다른 독자적인 모임이었습니다. 평일에도 매일 3시간씩 하는데 뭔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나 속으로는 생각했지만 그냥 넘겼습니다.

이번 일요일에 말씀하시기를 신천지였다네요. 모르시는 분들은 검색 한 번 해보세요. 하여간 일요일에 그쪽에 더이상 안 나간다고 말씀하시고는 월요일에 마지막으로 만나고 끝내셨습니다.

처음엔 친구에게 우쿨렐레 교실에 다닌다고 했더니 자신의 친구도 다닌다고 했더랍니다. 그 사람과 만나서 친해지고 무슨 한자로 배우는 인문학인가 강연에도 다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의 소개로 성경 공부까지 연결이 된 거죠.

이제서야 들은 말이지만 성경 공부 모임에 들기 전에 입단서를 내셨답니다. 사진까지 붙여서 냈다네요. 여기서 딱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기껏해야 소모임, 스터디그룹 같은 곳에서 주소 등의 개인정보와 사진까지 요구하는 입단서를 받는다는게?

하여간 일을 마무리하고는 그 사람들 무섭다고, 치밀하다고 계속 말씀하시더라고요. 월요일에도 들었습니다. 어제도 계속 들었고요. 오늘 아침에도 또 말씀하시길래 못 참고 말했습니다. 나는 종교에도 관심이 없고 세상사 뭘 해도 별 흥미가 없으니 그만 걱정하시라고. 그런 데서 날 끌어들이면 나도 내가 어디까지 빠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그러니 화를 내시는 겁니다. 세상도 모르는 놈이, 공부만 해온 놈이 순진해 빠져서는 자기가 잘난 줄만 안다고 말입니다.

와, 그 순간 울컥 하는게 내가 순진한 인간이면 세상의 그 어떤 인간이 순진하지 않은 인간이냐고. 정치판이나 사업판에 뛰어들어서 남의 뒷통수 때리는 인생을 살아봤어야 하나, 아니면 술먹고 사고도 쳐보고 다단계에도 빠져보고 사기도 당해보고 꽃뱀에도 걸려봤어야 하나.

진짜 할 말은 많은데 효도는 못 할망정 더 길게 싸워서야 되겠냐는 마음으로 그냥 다 속으로 삼켰습니다.

물론 절 걱정해서 하는 말인 걸 제가 모르겠습니까. 부모한테 자식은 언제나 어리게 보이죠.

근데 제가 세상사, 자기 주변에조차 별 관심도 흥미도 없다는 걸 아시는 분이,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영 차가워서 당신 입으로 너 참 정 없다고 신하신 분이 저보고 사기, 다단계, 보증 조심하라고. 난 워낙 아싸라서 나보고 그런 거 서달랄 사람도 없고 해달라고 해도 안 해줄거라 해도 실제로 누가 부탁하면 또 다른 거라고.

제가 정말로 세상사에 비판적이고 반골 기질로 넘쳐나는 사람인데, 허위과장광고로 시정명령을 받은 업체에 계속 다니시면서 온 몸이 다 아픈 것이 몸에서 안 좋은 곳이 다 나아가는 과정 같다고, 걸어다니지도 못 하던 사람이 여기 다니더니 이제 잘 걸어다닌다고, 탈모 있던 사람이 다니더니 탈모가 없어졌다고.

이런 말들을 하시는 분이 저에게 순진하다고 하니 정말 참기 힘들었네요.

그냥 얼른 집을 나가는 게 상책같습니다. 누나와 1년 자취할 때도 느꼈습니다만 얼굴 맞대고 살면 싸울 일만 늘어요.


Comment ' 14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7.08.09 10:20
    No. 1

    종교는 답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신천지를 ; . ;

    찬성: 3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술그만먹여
    작성일
    17.08.09 10:28
    No. 2

    모르고 가신 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7.08.09 10:39
    No. 3

    기독교는 세뇌종교라서 답없습니다
    이스라엘 기독교 이슬람교 세군데가 교리다르고
    기독교내에서도 교리가 다 다르게 믿으라고 세뇌시키죠~

    찬성: 8 | 반대: 2

  • 작성자
    Lv.99 구스타프
    작성일
    17.08.09 10:59
    No. 4

    저희 어머니가 평생 믿던 불교를 바꾸고 기독교 장로교로 바꾼지가 25년 정도 되네요.
    결론적으로 바뀐 대상이 불교에서 기독교로 믿는 주체가 부처님에서 하나님으로 바뀌었지만 믿는 방식은 똑같다는 거죠.나이들고 교회 다니는 거의 모든 분들이 그렇습니다.

    목사되기와 스님되는 것중 무엇이 더 어렵냐면 스님 되는것이 더 어렵죠.목사가 되는 과정은 앨리트 목사를 배출하는 곳들과 사이비에 가까운 단기목사를 배출하는 곳과 수없이 많은 단체의 난립등으로 목사는 소양을 덜갖추고 목사가 된 사람들이 너무 많죠.

    많은 공부를 하고 소양을 갖추고 신부,승려,목사가 되도 인간이 덜된 사람들이 넘처나서 문제가 되는데 한국 개신교는 문제가 너무 심각하죠.위로는 기업과 같이 철저한 기득권이 된 대형교회들이 아주 강력한 카르텔처럼 묶여있고 아래로는 수없이 많은 사이비 목사들이 난립되어 사회적으로 아주 큰 문제죠.

    저같은 경우 비종교인이고 극단적으로 개신교를 싫어하는 사람인데 25년이 지나고 중년인 지금도 교회 문제로 제 어머니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죠.아주 피곤하고 피곤한 일입니다.한국의 개신교는 다름을 결코 인정하지 않고 철저히 전도의 대상으로 보죠. 나같이 철저히 타락해 가는 종교집단으로 보는 사람에게 날 개종의 대상으로 보고 접근하는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는데 그게 가족이 되면 더 없이 피곤해지고 힘들어지죠.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CS소미
    작성일
    17.08.09 11:26
    No. 5

    가족과 싸우면 너무 마음이 상하는데..T.T 얼마나 속상하실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탈퇴계정]
    작성일
    17.08.09 11:31
    No. 6

    그냥 삶의 동력? 긍정적 가치? 정도로 종교를 믿는 사람은 정상이라고 보지만..
    절대진리이며 삶의 이유로 추종하는 비이성적 광신을 하는 종교쟁이는 사람 취급해줄 것도 없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가족이 사이비에 물렸다니 참 유감이지만 본인의 삶을 위해서는 빠른 손절이 정답입니다. 대화로 설득하는건 불가능하며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려 하면 곧 신앙에 동참하라는 온갖 압박이 들어올겁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0 카힌
    작성일
    17.08.09 11:48
    No. 7

    가족은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갈등의 이유가 되기도 하죠. 오죽하면 가화만사성,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말도 있을까요.

    어렵지만 가족과의 화목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독립하는게 상책이고, 그렇지 아니하다면 부모님이 서로의 독립된 생활을 인정해주면 좋은데...이건 아직 우리나라 사회에선 거의 불가능한 상황인지라...다른건 다 개방적이 된 50대 또는 60대 이상도 이 문제는 아직 한참 먼 정도가 아니라 시작도 안했습니다.

    방송에서 제 아무리 자식은 소유가 아니고 간섭의 대상이 아니라 말해도 아주 조~금 바뀌긴 했지만 99%는 바뀌지 않았고, 심지어 젊은 부부도 여전히 자식을 그렇게 생각하고 양육합니다.

    특히 성인이 된 자식의 독립성을 일부러 의식하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렇다고 인식되는 시점은 제가 보기엔 특히 우리나라에선 수십년이 걸려도 될까 말까라고 봅니다.

    사회적으로 제대로 된 공론화가 되지도 않았고 유교적 사고가 워낙 뿌리 깊어서요.

    개인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제 경우엔 유교의 영향 중 극히 일부는 인정하나 대부분은 인정치 않고 있습니다만 아직 유교의 방식에 따라야 효도고 유교적 방식을 따라야 예의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태반이라...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법 중에 유교적 사고와 행동만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는....사회적 합의를 이룬 예를 고의적으로 부정하며 남을 불쾌하게 해선 안되겠지만 상황에 따라 아닐 수도 있는 부분 또한 인정하고 받아 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겠죠. 너무 흔한 비유일지 모르겠으나 지하철에서 술먹고 잘못을 한 노인이 그걸 말리는 젊은이에게 노인임을 내세워 오히려 큰 소리 치고, 나아가 예의가 없다고 하는 것과 같은 그런 부분은 예외적임을 인정하고, 눈감과 외면하지 않고 문제삼을 수 있는 사회만 되어도 시작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말이 좀 길어졌는데, 일단 제 생각은 부모세대의 생각이 바뀔 것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 새악ㄱ합니다.

    제 경우도 부딪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한데요.
    지금도 극복이 참 어렵고, 그건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 여겨야 할 것입니다.
    어렵지만 말이죠

    찬성: 0 | 반대: 3

  • 작성자
    Lv.75 흔들릴때한잔
    작성일
    17.08.09 11:58
    No. 8

    저도 따로 살지만 일이 생겨서 본가에 오래 있으면 엄마와

    감정의골이 생길 정도로 싸웁니다

    그게 종교든 성격차이이든요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마냥 아이로 보는 경우가 심하죠

    저도 그런 잔소리때메 8개월 안보고 산적 있지만

    떨어져서 자주 못보니 크게 부딪힐일이 안생기더군요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고지라가
    작성일
    17.08.09 12:29
    No. 9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어머니 좀 이해해 보세요. 양보하는걸 손해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ㅇㅂㅇ

    찬성: 1 | 반대: 2

  • 작성자
    Lv.63 가출마녀
    작성일
    17.08.09 14:20
    No. 10

    신천지 검색 해보시고 신천지가 어떤 곳인지 알려 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재미찾기
    작성일
    17.08.09 14:31
    No. 11

    그러니까 요약하면 어머니가 신천지에 당할 뻔 하다가 안 속고 나오셔서 조심하라고 삼일동안 말 했다고 화가 나서 화 내고 그에 어머니가 화 내니까 같이 싸웠다 이 말 아닙니까?
    참..... 뭐 효에 관한 판단은 각자가 하는 것으로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80 고요한폭풍
    작성일
    17.08.09 19:19
    No. 12

    음....

    댓글들 반응이 글이랑 미스매치인거같은데요

    어머님이 아들한테 신천지 오라고 강요하는상황이 아니라

    어머님이 신천지에 잘못 잡혔다가 빠져나오시고는
    아들한테 조심하라고 무한반복 하시는 상황인거 잖아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0 크라카차차
    작성일
    17.08.09 20:43
    No. 13

    그래도 빠져나왔으니 다행이네...세상이 하도 흉흉하니 자식걱정하는거잖아요...그런 걱정해주는 부모에게 너무 화내지마세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7.08.10 14:41
    No. 14

    어머니 고생하셨다고 이제 그런거 안가도록 조심하시라고 걱정해주시면 되잖아요...
    가족한테도 그렇게 정붙이기 싫으시면 쓰신데로 얼른 집도 경제도 독립을 하시던가요.
    큰 경험 했으니까 위로해달라고 어필하는걸 그렇게 내치실 정도면... 메마른걸 자랑스러워하시나본데.. 순진하지 않으시면 반응도 좀 어른스럽게 해보시는게 어떻습니다. 어린애도 아니고, 들은거 또 듣는다고 짜증이라니요.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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