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백응
음 솔직히 작가소개를 읽었을 때 굉장히 감탄했습니다.
아 이 작가님 정말 센스가 넘치시는구나!
[밝히진 않겠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서점에 가시거나 빌려서 확인해보시길]
그래서 솔직히 책의 본문에서도 그런 것을 기대한 것은 저의 욕심이겠지요?
아무튼 사설은 뒤로 하고 저는 솔직히 말해 작가서문(소개가 아닌 서문)에서 솔개에 대해 말하는 것을 읽고 이 소설이 한 인간의 매우 처절한 자기극복일 줄 알았습니다.(서문 바로 뒷장에 관련설명이 나오긴 하지만...쿨럭)
그래서 작가서문을 읽었을 때 겉보기에는 매우 전형적인 주인공 같아 보입니다.
문파에 기부를 안했기 때문에 고급무공을 익히지 못하지만 기본무공만을 배우고도 그 극의를 깨우쳐 절대무적이 되는 주인공.
그런데 문제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주인공의 독함은 없고 설명만이 있다’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작 중요한 부분이 빠진 것이 너무 많기에 허무감을 느끼게 됩니다.
주인공이 몸을 담고 있는 형산이 왜 썩었고 주인공은 기본무공밖에 배우지 못하며 주인공 백아보다 주인공 같은 그의 사형 백유의 이야기.
(주인공 백아는 초식을 완벽하게 익히지만 그의 사형인 백유는 초식을 뛰어넘습니다.
주인공이 더 상급의 무공을 갈망하지만 그의 사형은 기본무공으로서 절대강자가 되어가지요. 누가 주인공이냐?)
그리고 많은 기부를 하고 들어온 형량표국의 셋째아들 유량을 구해주고 그 덕에 건천공을 익힌 이야기도 나오고.
그런데...정작 주인공이 제대로 수련하는 부분은 처음 ‘에잇 사형은 이렇지 않았는데 어쩌구 저쩌구!’하는 부분밖에 안보입니다.
지루한 무공이야기만 늘어놓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소위 말해 ‘졸라 짱 쎄서 다른 이들을 학살하는’대리만족의 요소 또한 지나치게 안보입니다.
왜 이것을 문제 삼느냐고 하면 소설에 몰입될 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이 나이40살 먹은 솔개처럼 정말 처절하게 자신을 단련해가기라도 하면 주인공에게 동정이 가고 응원이라도 하겠지만 독자가 알 수 있는 것은 ‘화산에 있는 그’ 때문에 화산에 입문하지 못하고 대신 형산에 들어온 주인공이 그를 이기기 위해 더 상급의 무공을 익히려고 하는 한편 10여 년 동안 비파검법을 완벽하게 익혔다라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단점으로 소설의 중심이 흔들립니다.
앞에서는 더 상급의 무공을 배우되 화산에 있는 ‘그’만을 상대하기 위한 화산의 검법과 상성관계에 있는 검법을 배우지 않으려는 의도가 순수하게 힘을 겨뤄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강호에 나와 왜구와의 싸움에서는 폭약(맞나?)을 던지며 ‘그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것인데’라는 생각을 합니다.
-_-;;주인공이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혼란스럽습니다.
또한 1권 마지막부분에 해남의 문파간의 싸움에 끼었을 때 장주라는 인물이 자신의 문파에 머물던 적룡마가의 호법이라는 인물이 상대문파의 장로들을 당해내지 못할 것 같았을 때는 순순히 항복하면 황금 100냥도 주고 순순히 살려주겠다는 말에 따르려고 하지만 조금 희망이 보이자 ‘미안하지만 그렇게 계산적이지 않아서 말이오’라고 합니다.
분위기는 여전히 매우 진지한 분위기로 일관되게요-_-;;;
그리고 아직 1권까지 읽었기에 속단할 수는 없지만 도저히 이 책의 제목이 왜 형산백응인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공을 지탱시켜줄 만큼 형산파가 의미 있는 것도 아니며 주인공 또한 썩은 형산에서 보다는 세상에서 실전을 통해 무공을 깨우치고자 합니다.
음 그리고 아직까지 무협소설에 들어있어야 할 협이라는 요소가 안보여서 아쉬웠어요.
그리고 정말정말 결정적으로 아쉬웠던 것.
일개 독자로서 이런 말을 하긴 뻔뻔하지만 '소설의 선'이 매우 약합니다.
굵직굵직해졌으면 좋겠네요.
여기까지 말해놓고 보니 1권에 몰입할 만한 요소도 없고 나쁜 점만 적은 것 같지만 안좋은 책이니 보지 말라는 그런 의미에서 적은 글은 절대 아닙니다.
제 수준에서는 오히려 과분한 책이죠.
읽으면서 정말 잘쓰려고 노력하셨구나 하는 티가 확 납니다.
저도 밤새 1권을 읽었으니 오늘 밤에는 2권을 읽을 셈이고요.
2권을 읽으면 따로 또 써야 겠군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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