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글쓰는 이는 자신의 상상이나 뭐 이런 저런 것을 글로 만들기 때문에 이미 확고히 캐릭터 상이 잡혀 있습니다.
생긴건 이렇고, 성격은 어떻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그것을 글에 얼마만큼 녹아들게 하느냐는 또 다르지요. 어떤 분은 시작부터 그냥 외모는 어떻고, 성격은 어떻고 다 서술하는가 하면(그런데 문제는 작품 내 전개 되는 모습은 그 서술하고 딴판인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전혀 서술을 하지 않고 그냥 느끼게 하지요.
그리고 꽤 시간이 흐른 후 한 두 문장으로 정리하는데, 이 경우에는 상당히 잘 들어맞습니다. 작가 본인과 독자들의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겠네요.
하지만 외모 자체가 작품 내 떡밥인 경우는 좀 난감합니다. 외모를 아예 공개하지 않거나(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님이 자주 이러시는 거 같은데), 최소한만 공개할 경우, 독자분들이 '대체 저넘 어케 생긴 건가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저는 외모를 그렇게까지 신경 쓸까?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외모를 떡밥으로 만들었는데, 이게 생각 외로 감정이입이랄까, 몰입에 영향을 주나 봅니다.
무려 쪽지까지 보낸다니까요!?
주인공의 머리 색, 눈 색, 키- 뭐 이런 것들을 유의해서 볼까 생각했습니다만 생각 외로 유의하는가 봅니다. 쓸데없이 외양을 묘사하는 것은 사실상 지면상의 낭비이겠습니다만 이런 최소한도의 묘사가 필요하다는 것은 정말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부터는 외모로 떡밥 같은 거 만들지 말아야지, 하고 교훈을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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