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님의 나이에 필력은 비례한다, 나이에 맞는 글을 쓴다, 나이많은 작가가 적은 작가보다 잘 쓰게 되어있다 라는 글을 보고 문득 의문이 듭니다.
글에는 작가의 경험과 사상이 녹아나게 되어 있죠. 때문에 나이가 많은 작가가 그렇지 않은 작가보다 더 잘쓴다고 생각하기 쉽기도 합니다. 과연 주변에서 접하는 많은 글들을 보면 나이의 한계를 깨치지 못하는 것들이 많기도 하고요.
그런데, 일정한 나이에 이르면 그 차이는 의미가 없어지는게 아닐까요? 20대 초반만 되어도요. 물론 충분한 습작과 독서에 몰두한 사람에 한정합니다.
현대 국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젊었을 때(그것도 매우) 대작을 남긴 사람들이 부지기수더군요. 한 두 사람이라면 천재일 뿐이라고 웃어 넘길수 있겠는데,
이상, 기형도, 현진건, 김유정, 윤동주, 김소월(이분은 무려 십대부터), 심훈, 김동인, 주요섭, 채만식, 김정한
등 당시의 무수한 작가들이 20대 초반부터 문단에 데뷔하여 이름을 떨쳤더군요.
게다가 작품 면면이 사회의 부조리함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는대담함 혹은 잔잔하고 따듯한 서정성 등 나이를 뛰어넘는 소재들이고요.
다 언급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고, 젊었을 시절 씌여진 그들의 작품은 지금까지도 교과서에 실리거나 각종 중요한 시험에 등장하는 등 국문학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20대쯤 되어 사고에 틀이 잡혀서부터는 나이가 아무런 의미 없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두 번 강조하지만 충분한 연습을 거쳐 일정한 레벨에 도달하였을 때 - 나이가 많아지면 더 좋은 작품을 쓰게 되는게 아니라 세월이 사람을 변하게 하듯이 작품 분위기만 달라질 뿐이라는게 제 좁은 소견이네요.
이 이야기는 물론 장르문학에 한정지을 수 없는 주제죠.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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