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단 한줄 쓰기가 힘드네요.

작성자
Lv.6 박상준1
작성
08.09.27 13:27
조회
562

'0,1,0,1 이 조합하여 만든 글자를 RGB라는 빛이 내쏘는 모니터'가 아니라 '손끝에 침발라 넘기는 종이에 잉크가 묻어있는 활자'로 내글이 읽힐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유혹이었습니다.

망설이고 주저하다 덜컥 '출판계약'이라는 것을 해버렸습니다.

금요일 밤과 토요일, 일요일은 '온전히'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그 엄청난 일을 보아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일이 제기된 감상란부터 시작해서 올라오는 글들을 읽고 또 읽고 하면서 결국 밤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만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코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또, '내 상식'으로 는 이해할 수 없는 처리방식이 제기되었고 거기에 이러니 저러니 말들이 있었습니다.

출판한 책이 남의 글을 베낀 것으로 분명히 판명이 되었고 그 외에도 원고를 받아서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대여점주들에게 1권 끼여팔기로 손해를 감수할 테니 넘어자자. 그리고 원작자에게는 한번 봐달라. 원작자에게 나머지 글도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 달라가 아니고. 원작자가 요구해서야 보관하고 있던 원고를 보여준다니.

도대체 책 찍어 파는 출판사가 이렇게 '독자'를 우롱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 또 보잘 것 없고 부족한 글이긴 하지만  내 글이 어떻게 "취급받고" 어떻게 읽힐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내가 계약한 출판사가 관련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나는 정당한 행동을 했나?  끝내지도 못한 부족한 글을 덜컥 책을 내겠다고 한 나는 정당한가? 내 글은 표절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없는가?

내내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필력과 나이가 관계가 있느냐는 약간 도발(?)에 가까운 아래 글.

나는 20대에 가장 자유로웠고 가장 치열했으며 가장 덜 비겁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20년. 유연해지고 넓고 깊어지고  현명해지고 관망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걸 단 한마디로 하면 '적당히' 비겁해졌습니다. 남들 도서관 갈 때 감옥간 걸 후회할 정도로 현명해졌고, 룸살롱에서 나갈 돈과 들어올 돈의 크기를 주판알 튕기며 잴 정도로 현명해졌고, 사는게 다 그런거지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넓어지고 깊어졌으며 내 일 아닌데 하면서 객관적으로 사물을 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책으로 만나겠다고 약속했고 연재는 2주후에 다시 시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글을 쓰려고 앉아서 단 한 줄도 못쓰고 나이답지 않은 가을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와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잇는 짓인지?

별 수없이 또 글을 써야겠지요. 출판사와는 사인을 했고, 2주후에 다시 연재 시작한다고 독자들과는 구두계약도 했으니까요.

그냥 사는 게 그렇다는 거지요. 정말 연재 한담이지요.

가을 바람이 솔솔해서 그냥 가슴에 바람이 분다는 말이지요.

애써 발끈해 하실 분은 없기를 바랍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13 무협....
    작성일
    08.09.27 13:40
    No. 1

    예...뭐... 씁쓸하네요.. 진가소사화이팅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뉴안지나
    작성일
    08.09.27 14:49
    No. 2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7 귀영자
    작성일
    08.09.27 15:38
    No. 3

    여러 사람에게 충격을 주는 "그 분"은
    정말 대단한 분이시죠?
    자꾸 되새겨봐야 뒷맛만 씁쓸해지네요.
    힘내시고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건필해 주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오대산
    작성일
    08.09.27 17:56
    No. 4

    씁쓸해진 기분 달래줄 글 얼릉 쓰시길~
    아자아자!~

    찬성: 0 | 반대: 0 삭제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66298 한담 크앙 우울해요 +5 Lv.87 견리 08.10.03 346 0
66297 한담 이위님의 세틀러 개정판이;;; +6 Lv.23 고향풍경 08.10.02 1,026 0
66296 한담 내 글에는... +4 Lv.1 카슈나이프 08.10.02 225 0
66295 한담 이벤트 상품이 배송 되었습니다. +2 Lv.13 레이언트 08.10.02 377 0
66294 한담 게임 소설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14 박정욱 08.10.02 682 0
66293 한담 이미 출판된글의 순위등록에 대해서... +9 Lv.8 목련과수련 08.10.02 899 0
66292 한담 내공 단전 대해서 ~ +7 Lv.86 한편만Tn 08.10.02 667 0
66291 한담 음 출판글 삭제가 안탑깝다는 글을 보고.......... +15 Lv.56 호야선생 08.10.02 1,148 0
66290 한담 출판 하신다는것은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3 다물이 08.10.01 1,117 0
66289 한담 비겁하고 영악한 모습을 보이는 평범한 주인공 +2 Lv.49 watch 08.10.01 1,063 0
66288 한담 그게 말이죠.. 슬럼프가.. +5 성주[城主] 08.10.01 367 0
66287 한담 젠장...내일 시험인데...왜 하필이면.... +8 지신고리 08.10.01 793 0
66286 한담 여러분 소설속 인물의 가치관은 어떤가요? +53 이로드 08.09.29 831 0
66285 한담 커플은 깨져야 제맛.(쏠로는 클릭) +13 Lv.1 가을귓 08.09.29 1,527 0
66284 한담 늘어가는 선호작 줄어가는 N +6 Lv.31 회색빛고독 08.09.29 913 0
66283 한담 드라마나 소설에 나오는 잘못된 의료상식. +20 Lv.84 동파 08.09.29 1,562 0
66282 한담 개임소설속의 엔피씨 +34 Lv.86 그램린 08.09.28 1,584 0
66281 한담 "갑자"라는 용어에 관하여. +22 BloodWitch 08.09.28 1,710 0
66280 한담 요새 낚시를많이당해 올리는 기초태그 +9 紫璘자인 08.09.28 1,328 0
66279 한담 판타지 속 전쟁의 개념. +19 Lv.1 고래비 08.09.28 1,189 0
66278 한담 ....뭔가 이상하군요 +8 Lv.1 [탈퇴계정] 08.09.28 1,043 0
66277 한담 음... 과연 색다른 발상을 하려면 Lv.49 오래된트롤 08.09.27 499 0
66276 한담 글을 쓴다는 것 +2 Lv.1 [탈퇴계정] 08.09.27 461 0
» 한담 단 한줄 쓰기가 힘드네요. +4 Lv.6 박상준1 08.09.27 563 0
66274 한담 남자라면 오기가 있어야지! +2 Lv.1 유키쇼고 08.09.27 655 0
66273 한담 나이와 필력이 상관있을까요? +41 이로드 08.09.27 1,353 0
66272 한담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은 +4 Want투비 08.09.27 599 0
66271 한담 홍보글을 잘 쓰는 7가지 요령 +8 Personacon 카밀레 08.09.27 691 0
66270 한담 판타지라는거.. +11 Lv.49 오래된트롤 08.09.27 555 0
66269 한담 음 궁금해서 그러는데 백도 기억하시는분..... +31 Lv.56 호야선생 08.09.27 1,021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