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 글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기 위해서 글 쓰는 걸 잠시 멈추고 책을 봤습니다. 비 장르소설, 장르소설 가리지 않고 그냥 봤는데......
오늘 충격 먹었습니다.
내 글이 왜 인기가 없을까? 이 정도 쓰면 그래도 반응이 생각한 만큼은 나와줘야 하는데 어째서 그렇지 않지? 하는 의문이 풀렸거든요.
판타지든 무협이든 기본적으로 하나의 기본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가장 기본이지만 존재 목적이기에 놓치면 안 되는 거지요.
재미입니다.
그렇다면 재미란 무엇인가? 글자가 나열되었을 뿐인 텍스트가 과연 어떻게, 무슨 원리로 재미를 주는가? 란 의문이 자연스레 나옵니다.
오늘 그걸 알았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알았겠죠. 다만 제가 의식하지 못했을 뿐.
제목에서도 적었듯, 제 글엔 폭발하는 맛이 없었습니다. 나름 재밌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별생각 없이 구매한 라노벨을 보고 충격 먹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멘붕했습니다. 단순히 독자가 아니라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으로서 봤는데, 제 글에 뭐가 부족한지 알았습니다.
문장? 물론 아직 발전이 필요합니다.
스토리? 이건 근원적인 게 아니었습니다.
바로 폭발, 전율을 일으키는 요소의 부재였습니다!
어떤 글은 비문과 오타가 있는데도 재미있습니다. 독자로 하여금 ‘에이... 그까짓 거 뭐 어쨌다고.......?’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 있습니다. 오타와 비문은 잘못된 거지만, 그런 게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가 있단 뜻이지요.
물론 제가 본 라노벨에 오타, 비문 같은 게 있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장이 깔끔했지요. 하지만 그 이상으로 글의 분위기를 이끌고 가는 뭔가가 있었어요.
예상할 수 없는 전개, 그러나 돌이켜보면 곳곳에 깔아둔 복선, 무엇보다 숨막히게 했다가 확 놔버리는 카타르시스......
그렇죠. 사람들이, 최소한 장르소설이라 불리는 판타지와 무협을 찾는 이유는 그것에 있습니다. 예전 앙신의 강림을 새벽까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본 기억을 전 어느새 잊었던 겁니다.
와, 글이라는 건 이렇게 써야 하는 거구나...... 하는 게 확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지금껏 잔잔한 글을 써보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유도되도록 애썼는데 진짜 필요한 건 이런 폭발력이었습니다. 늦게나마 깨달음을 얻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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