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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조성권
작성
03.03.08 22:58
조회
1,672

극악한 집필속도를 자랑하는 용대운님도 혀를 내두르는 이재일님!

그가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다가온 건 아마도 통신소설로 유명한 '쟁선계'도,무협소설 공모대상의 '칠석야'도 아닌 이재일이라는 이름을 달고나온 '묘왕동주'일 것이다.처음부터 출판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었던 쟁선계보다는 출판하기 위해 나왔던 묘왕동주가 상업적 목적이라는 양날의 칼에 더 세련되고 깔끔하게 다듬어져 나왔다고 생각한다.단지 주인공에게 의존하는 스토리가 아닌 주변인물들의 분명한 색채와 배경으로 자칫 산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부드럽게 이어준다.악인에게까지 느껴지는 작가의 애정은 그들도 미워할 수 없는 한 인간임을 우리게 보여주기까지 한다.

이 외에도 장단점들이 많지만 너무 썰이 길어지므로 이제 그 결정적 장면을 소개한다.그 장면은 바로 철각사 이교가 구음귀로라는 향로를 통해 마물을 부려 단탈과 박한을 괴롭히자 박한이 어검술을 통해 마물과 이교를 베어버린다.이것을 본 검귀 채앙이 같은 검객의로서의 승부욕과 호승심의 열정에 휩싸였을때...

[  이때 채앙이 앞으로 나섰다. 협소한 연미차주의 갑판 위였으니

     앞으로 나섰다 해도 겨우 한두 걸음에 불과할 것이다.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전운리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채앙이 기형검을 쓰는 괴인과

     승부하려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었다. 채앙이 굳이 지금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놈들의 배는 곧 자영구로 접어들 것이고, 그러면

     결국 본대와 마주치게 된다. 승부는 그때 결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채앙은 왜 지금 나선 것일까? 설마 그 정도의 인내심도 없단

     말인가?

       채앙은 전운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

       씨잇`-`

       발검과 동시에 허공의 어느 부분이 반월형 빛의 선(線)에 의해 두

     쪽으로 갈라졌다. 채앙은 항상 들고 다니던 장검으로 허공을 향해

     일검을 날린 것이다.

       헛된 일검. 전운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비록 시작과 끝이 한 호흡에

     이루어질 정도로 빠르고 보는 이의 눈을 아리게 만들 정도로

     매서웠지만, 벨 대상이 없는 칼질은 헛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윽고 채앙이 돌아섰다. 방금 전의 일검은 한바탕 춘몽(春夢)인 듯,

     장검은 검집에 든 채 그의 왼손에 굳게 쥐여 있었다.

       "추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미안하오."

       채앙은 여느 때처럼 높낮이 없는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그 순간, 전운리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채앙은 평소의 채앙으로 돌아와 있었다. 열병 환자처럼 흘리던

     땀방울도 깨끗이 말랐고, 영혼까지 사로잡은 것 같던 긴장감`-`기쁨과

     열망이 뒤섞인`-`도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일검, 허공에다 휘두른

     그 헛된 일검으로 인해...

       "전 모는 채 노인의 기파에 감탄했소이다!"

       전운리는 채앙을 향해 포권하며 감탄했다. 모든 것을, 심지어

     마음속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것마저도 검으로 해결하는 사람이라면,

     검귀라고 불리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전운리는 하나의 도(道)에

     몰두한 나머지 감정마저 도와 하나가 되어 버린 거장(巨匠)에 대해

     예의를 표할 줄 아는 식자(識者)였다.]

이 장면만큼 검객(劍客)이란 존재를 잘 표현한 장면이 있을까?

있다면 댓글로 추가해주시길...


Comment ' 3

  • 작성자
    Lv.99 혈랑곡주
    작성일
    03.03.09 00:26
    No. 1

    실제로 채앙은 박한이 해동으로 돌아간 이후에 검로를 묻기 위해 해동을 찾았다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완결쟁선계
    작성일
    03.03.09 14:14
    No. 2

    영원불멸! 묘왕동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여청
    작성일
    03.03.09 19:02
    No. 3

    지난 번에는 혈랑곡주님과 완결쟁선계님을 제가 같은 분으로 오인하여 실수한 적이 있어 그 아래에 댓글로 사과드린 적이 있는 데 보셨는 지..?
    공교롭게도 오늘은 두분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나란히 계시는군요.
    이해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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