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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금학도 碧梧金鶴圖 를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4.07 00:48
조회
1,766

제목 : 벽오금학도碧梧金鶴圖, 1992

저자 : 이외수

출판 : 동문선

작성 : 2006.08.29.

“때로는 신화보다 현실이 몇 배나 더 신비스러울 경우가 있다.”

-작품 안에서-

  처음. 아는 분으로부터 이번 작품에 대해 들었을 때만 해도 회의적인 기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제목부터 ‘푸른 벽오동나무에 금빛의 학이 그려진 그림’이라니요. 결국에는 구해 달라 부탁하시기에 책을 수중에 넣을 수 있었고 허락을 받아 첫 장을 넘기니, 이런! 한순간도 책을 손과 눈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한국형 환상문학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가지게 했던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가을이 당도한 탑골공원의 팔각정에서 그 문이 열리게 됩니다.

  그 계단에는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렸지만 젊은 얼굴을 가진 한 남자가 앉아있군요. 그런데 그의 앞으로 남루한 차림의 한 할머니가 나타나 잠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강은백이라 이름을 말한 청년의 도저히 믿기지 않을 과거와 함께, 현세를 벗어나 그림속의 세상인 ‘오학동’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떠나는 여정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종되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이의 귀환. 소년의 검은 머리는 하얗게 변해버렸고 짙푸른 벽오동나무에 눈부신 금학이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내려앉은 광경을 동자 하나가 무심히 쳐다보고 있는 그림 한 폭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학동에서 만난 노인들로부터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말을 기억하며 현실을 살아가게 되는군요. 그리고 그것에 얽힌 인연들의 이야기 속에서 결국 찾아 해매이던 답을 마주하게 되는데…….

  서양의 괴물들과 그에 맡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거나 아니면 중국의 무협지와 비슷한 작품, 그리고 일본풍의 마물을 퇴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범람하는 한국 환상문학에 대해 별반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가 간혹 만나게 되는 반가운 기분의 작품들. 앞선 소설 ‘땅끝의 저주hunter, 1996’와 같이 무엇인가 토속적인 전설 같은 이야기가 현재와 함께 하는 모습 때문인지 아주 즐거운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멸시를 받아왔던 토속 샤머니즘. 하지만 아직까지도 과학으로서 증명할 수 없는 일들에 많다는 것에 대해 최근 명왕성이 천문학에서 그 존재성을 상실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고대로부터 하늘을 읽어왔던 선조들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이라 말할 수 있단 말일까요? 이렇게 하나 둘씩 지나온 과거를 부정해나가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과연 미래에 대해 무엇을 꿈꿀 수 있게 될지 궁금할 뿐입니다. 분명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또한 과거가 될 것인데 말이지요.(웃음)

  그러고 보니 전에 겨우 구입한 ‘귀신설화연구鬼神說話硏究, 1995’라는 책이 떠올라버렸습니다. 점점 서구화 되어가는 생활환경이라지만, 우선은 우리의 것을 먼저 알아야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담겨 구입을 했던 책인데요. 일단은 이렇게라도 한국의 이야기가 담긴 한국의 작품들을 많이 만나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커지는 요즘입니다.

  지금 사실상 이번 작품을 한권 더 살까말까 고민 중에 있습니다. 9월 달에 안면도를 방문하며 이 책을 건네 드리기로 했는데 정말이지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는 기분이 저를 자극하기 시작하는군요.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일단 다음으로는 소설 ‘봉신연의封神演義’를 들어볼 것을 말씀드리며 이번 감상기록을 마칠까합니다.

Ps. 복학생이라는 이름으로 3년 동안의 공백을 두고 다시 학생이 되었더니 정말이지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도인이 되어버린 기분이 듭니다. 덕분에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넉넉한 시간을 이용해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앞에서 이렇게 감상기록이라는 것을 신나게 두들겨 보곤 있는데요. 흐음. 뭐 다음 주부터 제대로 학기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으니 열심히 살아봐야겠지요? 파이팅!!


Comment ' 8

  • 작성자
    Lv.14 백면서생..
    작성일
    08.04.07 01:25
    No. 1

    십년쯤 되었나 싶네요? 이책을 읽은게, 그때 한참 도가류 서적을 읽고 있었는데, 이외수 선생의 작품을 우연히 읽게 되었죠.

    뭐랄까? 이외수 선생의 작품은 뭔가 좀 해학적이랄까요? 하지만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벽오금학도는 소장중이기는 한데, 간만에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무한오타님의 열정이 참 돋보이네요. ^^ 계속 좋은 감상 부탁드립니다.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Girdap
    작성일
    08.04.07 02:10
    No. 2

    이외수님의 신간 제목이 '하악하악'..이더군요. (ㅠㅠ)

    무한오타님의 감상이 만약에 연재란에 있었으면, 연담에 진작 추천했을 것입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아트로
    작성일
    08.04.07 02:20
    No. 3

    오~~ 저도 이외수님 팬입니다...확실히 벽오금학도 읽은지 참 오래되었네요!! 현실과 도가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뭔가 신비함 느낌을 주었더랬죠...자칫 도가적인 내용이 들어가면 너무 지루하거나 어려운 느낌이 들지만 이 책은 오히려 그런 분위기가 편한하고 아늑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한때는 그 책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무척 감성적이고 나름 신비함을 간직하려 노력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각설하고 이외수님의 다른 작품인 "황금비늘" 과 "칼"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특히, 황금비늘은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이 너무 감동스러워서 눈물이 줄줄 나왔더랬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태영(太影)
    작성일
    08.04.07 07:37
    No. 4

    저는 개인적으로 이외수님의 작품과는 취향이 맞지 않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벽오금학도란 작품은 인상이 깊게 남아있는 것이 제법 감응을 받았던 듯 싶네요.
    올려주신 약간의 미리니름이 포함된 감상을 보자니 예전에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네요. 한번 다시 구해봐야겠습니다.
    번번히 좋은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am******
    작성일
    08.04.07 07:49
    No. 5

    저도 왠지 이외수작가님 작품은 왠지 끌린다고 할까요
    평소 도가적인 분위기를 좋아해서 재밌게 읽었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08.04.07 08:54
    No. 6

    백면서생 님의 답글에 대해서... 오 이 책이 이외수 선생님 책이었군요(최근에 들어서 이외수 선생님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왜 몰랐지;;;

    Girdap 님의 답글에 대해서... 하악하악 크크크크크. 이곳의 연재는 '소설'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말입니다 하하하하핫^^

    아트로 님의 답글에 대해서... 오오. 조만간 이외수 선생님 작품들도 컬렉션 들어가봐야겠군요 크크크크크

    태영(太影) 님의 답글에 대해서... 저도 이런 분야로의 책은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소개로 읽게 되고 반했었습니다^^

    amoogana 님의 답글에 대해서... 오오오 저도 빠져들어가보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桃李不言
    작성일
    08.04.08 09:44
    No. 7

    저도 이외수선생의 골수 팬입니다.
    그 분의 작품들은 거의 소장하고 있네요^^*
    단편집의 작품속에도 판타지적인 작품들이 여러편 있죠.

    오타님덕에 늘 즐겁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08.04.08 18:31
    No. 8

    음 감사합니다 /ㅅ/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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