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특급용잡이
작가 : 박제후
출판사 : 로크미디어
드래곤나이트와 황금십자가를 집필하신 박제후님이 이번에는 특급 용잡이를 들고 나오셔서 몇자 적게 되었습니다. 드래곤나이트(장미와 작은 용)가 무뚝뚝한 신화를 그려낸 작품이라 대여점 반품 크리티컬을 맞고 조기종결해버려서(마지막 완결 권은 출판도 못 해보고 북큐브에서 올려야 했습니다.) 매우 아쉬웠습니다.
작가님의 상당한 글솜씨임에도 흥행을 실패하시자 특급 용잡이는 그런 상업적 요소를 집어넣었습니다. 그런 장면을 보며 씁쓸해하면서 더욱 몰입해가는 제 자신에게 조금 실망감을 느꼈지만 그 만큼 특급 용잡이는 기존 드나, 황금십자가의 “잘 짜여지고 화려하지만 무뚝뚝한 신화”에서 특급 용잡이의 “꿈과 열정을 잃은 소시민이 우연한 기회를 얻어 결의를 다지는” 작품으로 변했습니다.
이 작품은 1990년대 부터 지구에 용들(아류종 포함)이 나타나면서 그것들을 사냥하는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용들은 매우 강력하여 몇개의 국가를 멸망시키기도 하였지만 인간도 그런 용의 아류종들을 사냥하여(최상위 계층인 용은 거의 잡지 못 합니다.) 부산물-특히 마르지 않는 에너지의 원천인 심장을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Ex. 항공모함 동력기관)
이런 사람들을 용잡이라 부르며 그 중 특급 용잡이는 최상위 계층인 용과 능히 싸움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작중에는 그런 계층만 존재하며 실제로는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주인공은 작중 초반 용기의 대가로 우연한 기회를 거머쥐며 특급 용잡이가 되겠다는 결의를 다집니다. 학생때는 적당히 정의로웠으며 대학생때는 꿈과 열정에 겨워 살았으나 삼십대인 현재는 그 의기와 열정마저 눌러 담으며 생존을 위해 을(乙)로서 살던 주인공의 갑(甲)으로의 변화는 상당히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런 갑의 위치에 달라붙는 사람들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꾸리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이 책의 중심인 용을 사냥하는 모습은 가히 처절합니다. 사냥꾼의 탈을 썼지만 (초능력을 가진)인간은 용의 아류종보다 약하며 그것은 목숨을 칼날 위에 걸고 위태로운 춤을 추는 것과 같습니다. 작가님은 주인공에게 “가히 인간을 초월한 강한 재생”을 부여하여 이런 싸움을 보다 처절하게 그려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사냥은 매우 큰 휴유증을 남겨 게임에서와 같이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피로가 회복되는 것이 아닌 전투 후 정비시간을 꽤나 오래 잡아야 하는 현실감 있는 설명도 있습니다.
드래곤 나이트가 조금 어리숙한 주인공의 변화를 그렸으며 황금 십자가가 야망에 불타는 청년의 일생을 그렸다면 특급 용잡이는 적당한 소시민이며 쓴맛 단맛을 모두 겪어 현실적이 된 삼십대의 외면한 의기와 열정을 되살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너무 완벽한 여주가 있어 조금 옥의 티가 아닌가 싶지만 역시 대여점에 내야한다면 제가 고등학생때 아름다운 여주가 없었다면 책을 빌리지 않았기에 제 자신을 욕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여주와의 관계도 삼십대의 노련함(현실적)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제발 조기종결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