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도욱
작품명 : 개방각하
출판사 : 청어람
아마도 저는 개방각하의 출간을 애타게 기다려온 애독자중의 한 명일 겁니다.
그 이유는....
갑자기 연재 글이 삭제되는 바람에 중간 부분을 보질 못했기 때문이죠.
워낙 지독한 삭제신공을 갖고 계신 작가님이기에,....
그 뒤부터는 행여라도 삭제로 인해 빼먹는 일이 없도록 비교적 열심히 애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처 보지 못한 중간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도 컸기에 그만큼 기다림도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개방각하에 매료가 된 것은.....
일단 주인공인 개방각하 무대붕이란 캐릭터가 너무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단순 무식에 감투 좋아하고, 거지 왕초 주제에 너무도 멋 부리기를 좋아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밉지 않게 그려졌다는 거죠.
아울러 너무도 완벽한 광한이라는 수하를 비롯하여, 말더듬이 환규를 비롯한 개방식구들과 요수련, 비무기, 마인귀, 갈포악등...결의사남매등의 조연들까지도 캐릭터가 너무도 생생하게 잘살아있었고....
어떤 사건이든 그냥 넘어가지 않는 작가님의 글 솜씨를 보며, 감탄을 하곤 했습니다.
특히, 공주를 두고 어이없는 삼각관계에 빠진 무대붕이 술에 취해 당숙인 무천표에게 술 주정을 하듯 머리를 탁자에 묻으며 뇌까리는 대목에서는.....
자기 잘난 맛에 온갖 주책이란 주책은 다 떨고 다녔던 그 무대붕이 너무도 안쓰럽고, 애처러워 가슴이 저밀 정도였죠.
제가 연재 때 빼먹고 읽지 못한 부분이 바로 무대붕이 황궁에 들어가서 벌어진 대충 반 권 정도의 분량이었는데...
이 부분을 이제야 봤다는 게 너무도 속상할 따름입니다.
필력이 약한 소설들을 보면 복선을 깔아두고, 아무리 앞부분을 멋있게 설정해도 페이지가 넘어가면 갈수록 흐지부지 되거나, 기대감들을 무너지게 만들었던 반면에,....
개방각하는 정말 사건을 엮고 풀어나가는 그 힘이 놀랍고, 감탄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바둑으로 비교를 한다면 난전을 유도하면서 예상치 못한 행마로서 국면을 타개해 가는 조훈현 9단처럼...
작가는 경쾌한 행마로서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시원하게 풀어버리고, 다시 꼬는 식으로 전쟁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를 유쾌하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할까요?
마치 느낌이 그랬습니다.
정말 유쾌한 무협,
연재분을 대충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밤을 세우도록 만드는 무협.
커피를 마시고 조간 신문을 들춰보면서도 아직도 채 식지 않은 흥분으로...
개방각하의 대박을 감히 예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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