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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간이 있어서 예전에 구입했지만 그동안 읽기를 미루었던
일대마도 (재간판)을 읽고 있는데 그 동안 풍종호님의 작품을
읽으면서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작가의 특징이 보이더군요.
한마디로 말해 풍종호님이 사건전개의 가장 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오해와 착각'라는 것입니다.
일대마도에서 작품의 결말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바로 초기에 나오는 '신검 위진천'과 '송자겸, 모개성'의
죽음에 대한 오해입니다. 즉 그들은 죽인 사람이 연적심이라는 오해는
'송자겸, 모개성'을 죽인 사림이 위진천을 죽인 사람일거라고 잘못된
착각을 하는데 이것이 이후 벌어지는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실제
범인이 누구를 가리는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이런 잘못된 판단에 의한 오해와 상대방이나 사건에 대한 착각이
다른 작품에도 등장합니다.
광혼록의 경우 조수인의 여정에 다른 사람들이 따라붙는 육풍목이나
종무득은 그의 갑작스런 등장과정과 그 동기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고 이것이 조수인의 행동의 엉뚱함을 더욱 더 강조하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화정냉월은 작품 내용 자체가 대부분 '오해와 착각'을 근거로 삼아
사건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임천생이 사건을 일으키는 수단이 바로
이것이지요.
경혼기 분뢰수편에도 보면 비슷한 것이 있는데 상관월이 가장 큰
패착이 분뢰수의 정체에 대한 오해와 착각이지요.
호접몽에서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모용세가의 비밀에 대한
단혼염라의 오해와 착각이 그가 모용세가에 대한 도발을 하는 빌미가
되고 묵린영의 정체에 대한 혼란이 모용세가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전개방향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런 작가의 성향을 놓고 볼때 많은 사람들이 풍종호님의 작가를
놓고 어렵다는 말을 하는 이유의 단편을 볼수 있을 것같습니다.
즉 작가가 오해와 착각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사건을 전개한다면
그 결과로 당연히 작가는 작품 속에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완전한
대답을 줄 수 없습니다. 다른 무협작품같이 전지적 작가의 관점에서
독자를 배려하는 친절한 설명을 할수가 없게 됩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면 사건의 앞뒤에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다는 식으로
해설을 붙이는데 풍종호님의 작품의 경우 그런 설명을 하는 순간
가장 중요한 작품을 이끌고 나갈 수단을 잃게 되니 할 수가 없지요.
사건의 전개에 따라 극중 상대 인물의 판단(잘못된 것이든 올바른
것이든)에 필요한 만큼만의 정보를 내보이니 독자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정보에 목마르게 됩니다. 즉 독자는 작가가 극중 상대방을
속일려고 내보이는 가짜 정보를 가려내며 올바른 방향을 추측하고
나아가야 하니 얼마나 어렵습니까?
이렇게 놓고 보니 이제야 왜 풍종호님의 작품에 반한 독자의
대부분이 매니아적인 성향을 띄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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