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구언
작품명 : 형가
출판사 : 북박스
책방 신간코너에서 책을 고르다가 한 작품이 눈에 띄었다.
다소 두터운 책의 분량, 거기다가 내가 접해보지 못했던 기원전을 배경으로 한 무협.
1권밖에 읽지 못했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왜 아직까지 이 작가의 이름을 들어보니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주인공의 협의행, 기연을 얻어 강호를 위진시키는 영웅, 주인공의 멋진 대사와 행동으로부터 대리만족을 느끼길 좋아하는 독자분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소설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글에는 오직 오고가는 원한 뿐, 어디서 들어보았던것 같은 조금 진부한 사연에 약간의 코믹함조차 없을 뿐더러 작품은 시종일관 우울한 분위기를 뿜어내니까.
그렇지만, 등장인물들이 살아있다. 작가는 주인공에게 시점을 집중시키지 않고 앞으로 작품을 지탱해갈 여러 인물들에 균형있게 초점을 맞춘다. 한 인물 한 인물의 각기 다른 개성, 성격, 그들이 가진 고뇌와 한, 자신만의 사연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위의 단점을 커버한다. 거기다가 독자의 감정을 몰입시키는 작가의 필력 또한 상당하다.
주인공은 사람들의 원한을 풀어주고 오고가는 타인의 한을 짊어지는 해원결(解怨結)의 살수 형가. 중국사에 기록된 실제 형가와는 달리 여러 청부를 맡아본 상당한 실력의 살수다. 청부를 의뢰받고 대상을 살해하는. 특이한 점은 살해대상자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 그것이 심지어 의뢰인의 목일지라도..
뭔가 거창하게 소개된 느낌이다. 실제로 고무판 독자분들은 읽은 후 '뭐야 이게.' '속았다.'라는 반응을 보이실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내게 내 나름대로의 만족감을 선물한 형가란 소설에 보답하고자 소설의 일독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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