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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적나라닥
작성
03.06.23 20:09
조회
1,770

1. 세상은 남자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인류는 남과 여로 분류된다.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뤄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은 또다른 배필을 만나 후세를 잉태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 또 반복되면서 역사가 아로새겨지고 전승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수오님이 '칩거(蟄居)'를 깨고 내놓은 '아수라'에서 그려내놓고 있는 세계는 여인의 향취를 느낄 수가 없다. 여인이 등장하고 언급되는 부분은 오로지 처음의 단엽강 누이가 나오는 대목뿐이다. 그것도 잠깐.. 게다가 대사 한 마디 없는.. 더더욱 기가 막힌 것은 간살(姦殺)로 인한 퇴장.

'압솔롬 탈출'이란 영화가 있다. 꽤 지난 중고영화이다. TV, 케이블에서 수십번 방영했기에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리라 믿는다. 이 영화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 제목에서도 암시를 받았겠지만 '탈출'영화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리고 흥행유무를 차치하고 내 기억속에 뿌리깊게 각인되어 있는 이유는 하나이다. '여성' 이 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당시 뿐만 아니라 현제에도 굉장히 드문 설정과 역할분담이었다. 남성의 전유물인 액션영화에서 같은 주연 혹은 주연급 조연 아니면 남성팬을 끌어들이기 위한 단역 여성의 출현은 어찌보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러한 상식과 관행을 파괴했다. '아수라'도 거기에 비견된다. 게다가 소제목의 단정형 어미라는 양념이 더해지고 있다. '였다', '이다'의 확실하고 꼿꼿한 자기소신과 카리스마 넘치는 단엽강의 행동. 남성적 무협의 진수(眞髓)를 알리는 신호탄 같다.

2. 구조조정의 바람은 녹림도 피해 갈 수 없었다.

'구조조정'. 6년전 홀연히 나타나 이젠 실생활에 흔히 접할 수 있게 된 단어. 미래를 담보하는 선택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이 바람이 무협에도 불어닥쳤다.

2권에 흥미있는 대목이 있다. 지산채와 흑룡채의 '합채(合寨)'논의가 그것이다. 지금은 타결되었지만 조흥은행의 파업 사태라는 미묘한 시기의 결합점에 서서 '녹림구조조정'이라는 신조어를 파생시킬 듯 하다. 특히 눈길은 끄는 것은 뇌진의 '흑룡채' 호칭 사용 주장. 조흥은행 노조의 '조흥' 상호 절대 사수 주장과 어찌 그리도 쌍벽을 이루는지... 다른 점이라곤 처해있는 상황이 흑룡채는 동등한 입장이고 조흥은행은 피인수 자격이라는 것 정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인해 현실과 가상 속의 각 두 집단간의 병합으로 결론을 맺었지만 작가님의 '참언(讖言)'에 감탄할 따름이었다.

3. '개제' 사용은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눈에 거슬린 부분이 있다. '개제'라는 단어의 의미는 무엇인가? 한 번이야 실수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두 번이상은 작가님의 소양에 의문을 갖게 한다. '계제(階梯)'의 착오인지 아니면 새로운 단어인지 한자와의 병기(倂記)'가 있었으면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었는데 아쉬운 부분이라 하겠다. 사소한 부분이라 치부 할 수 있겠으나 '작가' 라는 직업의 기본 책무가 바른 언어의 사용이라 생각한다. 소소한 것에 목숨거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겠으나 이런 지적을 통한 작가님의 언어 사용에 있어서의 세심한 배려가 한층 더 깊게 이루어진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무결점의 역작(力作)에 한 번 도전해 볼 만 하지 않는가? 그리고 거기엔 독자를 통한 피드백이 한 몫 거들 수  있다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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