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푸른빗자루
작품명 : 단한번의 키스
출판사 : 조아라 연재 중
아마추어리즘이 중요한 이유를 아십니까? 그것은 락이라는 장르에서 말하는 인디 정신, 즉 인디펜던트 정신과도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습니다. 굉장히 마이너하면서도 대중적이지 않지만, 그 속에서 실로 놀랄 만한 작품들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주류문화에 속하지 않는 장르 문학이라는 장르를 아끼는 문피아 분들도 충분히 느끼시는 부분일 거라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팬픽이라는 장르는 굉장히 저평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해서 소위 '빠심'을 가지고 양산되는 만큼 중학생들이 마구 써내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저평가가 됨을 납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흙 속에서도 연꽃은 피는 법입니다. 중, 고등학생들, 그 중에서도 고3수험생으로서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써대는 팬픽이 아니라, 30대 이상의 양식 있는 문화인이 자신이 열광하는 스타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는, 일종의 자아성찰과 자기표현의 방식으로 팬픽을 쓰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런 경우 그런 작품을 쓰는 분들은 스타에 대한 빠심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스타와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기쁨과 열정, 그리고 자신들이 품고 있던 사회에 대한 불만과 문제점등을 지적하는 용도로서 팬픽을 쓰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런 성찰 속에서 탄생한 작품은 아마추어리즘이나 인디정신과 합쳐저 놀라울 정도의 메시지를 품은 작품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굉장히 낮은 가능성이지만.... 그것은 분명 존재했습니다.
팬픽의 소재로서 국민 걸그룹으로 등극하여 이제 그 누구도 최고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소녀시대'라는 걸그룹은 이제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저는 개인적으로 그녀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이 너무 행복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녀들을 보다 느끼고 싶고, 그런 심정에서 어쩌다 보니 소녀시대 팬픽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선별해서 본다고 해도 정말 쓰레기 같은 작품이 기이할 정도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저를 빡치게 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진흙 속의 연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단한번의 키스'라는 작품이 그랬습니다. 사실 현재 '다크스타'를 출판 중이신 김현우 작가님이 쓰신 팬픽인 마음을 울리는 음악이라는 작품에 비해 선작수는 형편 없습니다. 1/5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전 단연코 '단한번의 키스'가 저에게 있어서는 더 좋은 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푸른 빗자루님은 '단한번의 키스'에서 주인공 '희만'이라는 캐릭터와 '소녀시대'들을 정교하게 배치하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전반에 걸쳐서 계층을 괴리시키는 여러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녀시대와 '희만'을 통해 그 문제들을 풀어나가면서 저에게 메시지를 던져주었습니다.
'Life is beautiful. 우리 모두 아직 살만 하잖아?'
내용 전개에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고, 현실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0.000001%의 사건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푸른빗자루님이 그리고 싶어하는, 그래도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다는 그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저를 감동시켰구요.
팬픽이라는 장르는 분명 마이너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분명 무엇보다 값진 보물은 존재합니다. 편견을 갖지 말고, 그저 즐길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넓은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 여러분도 마음 따뜻한 먼치킨들의 서식처, '소망500'으로 어서오세요^^/ 작품을 보시면 제 말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장황한 감상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