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허담
작품명 : 무천향7
출판사 : 청어람
파소의 무력이 두드러진 7권이었습니다. 무천향이란 작품을 보면서 허담이란 작가의 글이 정말 경지에 오른 것이 느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검추산부터 이 분의 팬이 되었는데 이 무천향이 더 마음에 드는군요. 전의 작품 분위기와 좀 차이가 나기에 기존의 허담 작품보다 못하다는 분들도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 명확히 말하긴 좀 그렇습니다. 글은 자신이 느끼는 재미가 가장 중요하니 말입니다.
결국 무천향의 선기는 더럽혀졌고 파소는 다시 무림으로 나오는군요. 1막이 파소의 어린시절이라면 이번 2막이 무천향에서 보낸 시간, 그리고 다음 부터 본격적인 3막이 오를것 같습니다. 전에 이 무천향 감상을 쓰면서 이번 권이 마지막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표현했는데 그것은 저의 기우가 되었습니다. 초반에 그렇게 공들여 묘사한 인물을 그냥 버릴리 없죠. 하물며 여러 작품을 다년간 써온 프로가 그것도 신경을 안 썼을리 만무하고 말입니다.
적들이 그냥 천하정복을 외치진 않고 나름의 확고한 주관을 갖고 있는점이나 갈등 부분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글은 기본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하지만 그 글을 통해서 작가가 하고픈 말을 하는 것이기도 하죠. 이 무천향을 통해 허담작가는 사람의 욕심에 대해 말해 보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힘이 있으면 그 힘을 쓰고 싶어 하는데 이 무천향은 그렇게 하는 걸 원척적으로 봉인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작품에서 너무 오랜 기다리면 사람이 변한다고 하는데 그것도 잘 묘사한 것 같습니다.
무인의 고향이기에 비록 강압에 의해 패도를 추구하지 못하지만 이 무인들은 전부 무선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무천향에 무선이 일찍 나왔다면 이런 파국은 없었겠지만 오랫동안 무선이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사람들이 밖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작품에서 말하고 있죠. 그리고 득도에 이를려면 여러가지 경험을 해야 하는데 이 무천향은 그런 경험을 할 기회가 없습니다. 무선이 나오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기도 하다고 파소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글에서 다루는 주제가 권수가 쌓여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한 소년의 뿌리 찾기인줄 알았는데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고 있습니다. 글을 계속 읽어 가면서 허담님이 지금 대여점 시장의 10대가 아니라 20대 이상 연령층, 아니 이십대 보다는 30대를 노리고 글을 썼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 시작할때의 파소는 홍안의 소년이었지만 지금은 30대 청년이죠. 나머지 주축 인물들의 연령대도 10대는 전무합니다. 주 연령대가 거의 30대죠. 그래서 30대를 노리고 글을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관통하는 주제도 10대에겐 조금 무거운 주제고 말입니다. 지금도 대여점에서 책을 빌려보거나 대본소에서 책을 읽는 30대 이상의 아저씨들은 많습니다. 그런 아저씨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던 듯한 느낌입니다. 요즘 나오는 가벼운 글과는 다른 진중한 글을 말이죠.
고검추산처럼 10권을 넘길것 같네요.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말이죠. 그래도 글이 무너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과한 양도 아니고 부족한 양도 아닌 딱 적절한 양을 푼 것 같습니다. 무조건 인기를 끈다고 늘리는 글이 아닌 이렇게 탄탄한 글이 길게 나오는 것이 즐겁습니다. 다음 권 부터 파소의 활약 그리고 그리운 옛 인물들의 활약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나중에 최종장에서 만날 적을 어떻게 그릴지도 궁금합니다. 지금 파소의 무력은 주인공이란 점을 감안해도 너무 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파소의 무게와 비슷한 적을 그려야 할테고 그 적이 찌질이가 아닌 악당의 품격을 갖춘다면 글을 읽어 가는 게 더 즐거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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