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석탄
작품명 : 투혼
출판사 : 두레미디어
투호의 일만투, 잘 읽었습니다.
고수가 되려면 일만 번을 싸우면 된다는 말을 믿고 무한쟁투를 시작한 소년 이대호.
그와 함께 두 주먹 불끈 쥐고 가슴 두근댔던 시간들 즐거웠어요.
끊임없이 싸우고 깨지고, 다시 일어서며 한발 한발 강해지던 모습들.
땀냄새, 흙냄새, 피냄새 가득한 투박한 피끓음.
헌데 종장을 덮은 지금 좀 아쉽네요.
천인극, 조유기, 마제, 벽지강, 최유성, 송한림, 제력수,유인학, 진승.
다들 더욱 생생이 살아 움직여 좋았음에도,
꽉찬 5권이 조금은 허전합니다.
아마 대호의 완성이 실전박투를 통해서가 아니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제 멋대로 일만투를 통해 완성될 대호를 기대했기에,
공청석유를 매개로 한 금강신의 완성이 허탈했습니다.
물론 뼈를 깎는 고련이 함께였다지만 말입니다.
그 후의 싸움이 대호의 일방적인 승리였기에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친인을 해한 자들을 향한, 강함이 피끓게 하는 자들을 향한,
여전히 투기 가득한 박진감 넘치는 승부였음에도 제 피는 함께 끓지 않더군요.
이제는 그 싸움들이 더이상 대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시련이 아니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대호는 이미 완성되어 있었으니까요.
처음부터 예견했던 대호의 행보가 어긋남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을 뒤로 한다면
전체적으로는 좋았습니다.
여러 인물들의 진정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의 신념과 목표에 충실하게 매진한 인물들.
그리고 벽지강과 유인학의 말들.
천지를 울리던 십만 민중들의 함성도.
드러나지 않게 하고 싶으셨던 말씀이 그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 말을 하자니 대호에게서 초점이 조금은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싶기도 하네요.
글을 시작하고 인물을 창조한 것은 석탄님이나
자라난 인물들이 애초의 의도에서 벗어나 살아 움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결론은 역시 석탄님의 글이다. 입니다.
흰포말 가득한 격류의 이미지 여전했어요.
흰포말을 자아내며 크게 울던 물소리들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두근뜨끔했던 전작에 비해 훨씬 평온하게 마음에 스미네요.
돌여울이라는 이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신 듯합니다.
내용과 무관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간간히 보이던 섬세하고 화려한 묘사가 보이지 않음이 아주 조금은 아쉽지만, 그러한 투박함이 투혼과 더 잘 어울렸던 것 같고요.
단지 빠른 출간으로 인한 것인지 전에는 찾기 어렵던 오타들이 간혹 보이더군요. 5권 천지이선 편에선 호응이 맞지 않는 문장이 둘 있어서 많이 안타까웠고요.
머지 않은 때에 새로운 더 좋은 글로 만나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좋은 소식 들었어요.
오래오래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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