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좌백
작품명 : 대도오
출판사 : 시공사
대도오 큰대에 칼도 그리고 오만할 때 오자 큰 칼을 가진 오만한 놈. 특이하다. 30에 가까운 어정쩡한 나이와 낮은 무공,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허리에 달랑맨 기형도 하나. 협객이 된다거나 무림을 정복하겠다는 거창한 꿈도 없다. 그저 하위무사를 자처하며 전장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울뿐. 그의 싸움은 대의를 위해서도 명예를 위해서도 무공을 쌓기 위해서도 아니다. 단지 생존을 위해서 살기 위해서 싸울 뿐. 그 속에서 그는 상관을 비웃고 허위에 냉소지으며 자기 하고 싶은데로 한다. 맘이 가는데로 행동하고 또 그 행동에는 거침이 없다. 그게 그의 매력이다. 자칫 그를 보고 있으면 참 오만한 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자신의 출생에 대한 컴플렉스로 자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대로 죽어도 좋와. 어차피 사생아보다 못한 인생은 없으니까. 하지만 그가 조금씩 변한다. 혼자 떠도는 한마리 들개같은 인생이 동료를 갖게 되고 스스로 또는 세상이 던져주는 질문에 의문을 갖고 대답을 찾아본다. 결국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그는 자기 인생을 좀 더 사랑하고 주위 사람들을 아낄 줄 알게 되지 않았을까.
대도오라는 작품은 책 제목 그대로 대도오라는 인물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 전반에 그의 카리스마가 짙게 베어나오고 그런 그를 다양한 군상들이 따르게 된다. 그런데 이번 개정판에 아쉬운 점은 대도오의 알 수 없던 힘의 근원-빈약한 무공에도 불구하고 항상 승리하는-을 좀 더 현실적으로 바꾸어 버렸다는 것이다. 예전 뫼에서 나온 대도오에서는 그는 한번도 지지 않는다. 그는 약하지만 승리함으로써 상대보다 강했고 그것은 그의 카리스마를 받쳐주던 한 축이었다. 그런데 개정판에서는 세번의 싸움에서 한번은 지고 두번은 혁련소천의 도움을 받는다. 그는 약해졌다. 주인공이 질 수도 있다. 약할 수도 있지만 그가 마지막 싸움에선 스스로 승자가 되길 바랬는데 참 아쉽다. 그래서 인지 뫼에서 나온 대도오와 이번 시공사에서 나온 대도오는 다른 작품같이 느껴졌다. 물론 장단은 있다. 예전의 대도오는 호쾌하고 강했다. 극 전반에 카리스마가 물씬 풍겼다. 하지만 한편으론 별 족보도 없는 무공으로 하위무사를 전전하던 인물이 물론 중간에 기연을 얻어 상당한 내공을 얻지만 무림의 내노라하는 강자를 이기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말도 안돼'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고. 하지만 이번 개정판에서 번번히 무릎을 꿇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예전의 그 모습을 생각하면 씁쓸함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진정한 강함은 드러나는 무공이 아니라 꺾이지 않는 정신인지도 모른다. 실례로 혁련소천은 대도오를 이겼지만 그 스스로 자신이 졌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는 대도오다. 한때 나의 영웅이었고 국내무협에 있어서는 첫사랑의 기억이기도 하다 ^^; 그런 그가 마지막의 결정적인 비무에서 조차 혁련소천의 도움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한 것은 정작 나 뿐일까? 대도오는 무협의 환타지속에서 좀 더 현실적인 개연성을 부여받고 지상으로 내려왔는지 모르지만 그는 그의 원래 매력까지 다소 잃어버렸다.
p.s : 흠 반말체로 썼는데 이해해주세요^^; 대도오에 이어 혈기린 외전을 구입했습니다. 인터파크에서 혈기린외전 양장본세트를 2만 7000원 정도에 판매하네요. 혈기린외전도 빨리 읽어 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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