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별도
작품명 : 패황
출판사 : ..
패황은 작가의 미묘함이 살아있는 글이다. 고무림에는 많은 글들이 있지만 이 미묘함을 끝까지 유지하는 글은 적다. 그러면 이 미묘함이란 무엇일까.
첫째는 작가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패황의 인물들은 지나 명대를 배경으로 그 시기의 생각에 부합하게 움직인다. 그것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반역무리들이 만약을 위해 아이를 희생시키는 장면이다. 작가님은 무심코 지나 칠수 있는 이 사건을 의미있게 마무리 지음으로써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포석을 만들었다. 명대라는 절대황권의 시대. 연좌제. 절박한 상황. 이것을 아이의 죽음으로써 작가님은 명대라는 배경에 대한 약속을 지킨것이다. 이러한 무리없는 설정과 전개로 글의 어긋남을 방지한 패황은 평범하지만 유효한 한수라 하겠다.
둘째는 인과다.고무림에는 노력해 썼지만 이런 부분에서 아직은 부족한 분들이 적지않다. 사건은 반드시 인과가 있게 마련이다. 소설의 세계를 주관하는 신(神)인 작가가 이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어찌 독자들이 납득할 수있겠는가. 지금까지 패황에서 가장 큰 사건이자 모든 것의 시작인 아이격살 사건은 감상에 빠져 얼버무릴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한낱 감정상의 문제일뿐이고 소설속에서 실재하는 인물들에게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하는 사건이다.
세번째는 사실과 거짓의 친화력이다. 정화의 대원정이라는 소재를 무리없이 풀어나간다. 이것은 첫번째로 언급한 세계관을 지킨점이 크게 작용했지만 이점을 지키더라도 사실과 거짓이 따로놀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행보와 한몸처럼 움직이는데는 감탄이 나올 뿐이다. 사료만 제시하고 엉성하게 끌어가는 경우를 보노라면 단연 압권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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