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좌백
출판: 북큐브
하도 오랜만에 좌백님의 완결작이 나왔다길래 기쁜 마음에 북큐브 가서 주말 동안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재밌었고, 중간에는 좀 심심한 전개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고, 엔딩에서는 와 역시 대가의 마무리는 다르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좌백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한 분야의 달인이 자신이 몸 담은 영역의 것을 완전히 통달하여, 분해, 재조립하여 재해석하는 것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마군림에서는 마도에 대해 다루고, 독행표는 무협의 단골손님인 ‘표사’에 대해 다룹니다.( 마도 18종의 설정과 구대극품강기 설정에서 이런걸 특히 강하게 느꼈습니다.)
소림쌍괴에서는 좌백의 작품에서 무당과 함께 정파의 쌍성으로 태산북두의 자리를 놓지 않았던 소림을 본격적으로 다룹니다.
이야기 구성은 ‘금강불괴’와 유사합니다. 집을 떠나 무림사마를 잡기위해 강호주유를 하면서 강호에 소동이 이는 겁니다. 금강불괴의 맹방평과 진자앙 콤비 대신 소림의 두 늙은 사형제가 주인공입니다. 금강불괴가 기구한 출생의 비밀을 엮어 약간 진부했다면 소림쌍괴는 어려 출가한 두 노승의 사연과 그 정리를 다뤄 좀 더 신선하고 흥미롭습니다.
개그 무협을 지향한 것 같지만 솔직히 웃은 장면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보다 사형제의 우정, 오랜 인연에서 느껴지는 아득한 정, 좌백이 풀어내는 무림과 강호에 대한 썰, 먼치킨적인 무위를 뽐내는 두 주인공의 활약에서 재미를 느꼈고, 엔딩 장면에서는 정말 균형을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며 감탄 했습니다. 독자의 예상을 벗어나되, 기대를 어기지 않는 엔딩이라 할까요..
좌백님이 무협적 세계관을 정립하시는지 예전 작품에서 본 단어들이 여럿 보입니다. 혈기린의 왕일은 오래전 동네 친구고, 생사박의 흑저는 소림의 오랜 선배입니다. 마교의 전설적 두 무공은 아수라파천무와 천마군림무이고, 천마군림에서 보여준 소림 무학의 두 뿌리에 대해서도 언급이 됩니다.
보는 내내 즐거웠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좋은 작품이라 기뻤습니다. 역시 무협은 3~4권이 진리인듯 해요. 깔끔하고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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