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시울
작품명 : 실험실의 왕녀님
출판사 : 서울북스
천덕꾸러기 왕녀 아델리아
헐값에 제국으로 팔려가다!!
"애송이 황제, 기회만 된다면 살아있는 상태로
애완용 박제로 만들어버릴 테다, 기필코!"
(책 뒷편의 소개)
음... 아무래도 미니리름이 조금 있을 것 같다.
(이런 말투로 감상문을 쓰는 걸 양해를 구합니다.)
사실 실험실의 왕녀님은 조금 고민한게 예전에 꼽사리껴서 1권만 보고, 그 후에 별로 안좋은 遲?보아서 쭉 안 보고 있었다.
이미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1권이 식상하긴 해도 나쁘지 않았고 뭔가 보고싶어서 뒷권들을 보았는데... 예전의 비평에서 지적했던 게 그렇게까지 이상하지 않달까? 기대를 별로 안 하고 봐서인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그렇게 개연성이나 당위성 없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사실 처음엔 그저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다는.
성격나쁜 남주, 무심한 마이 페이스 여주, 여주의 독특함에 흥미를 느끼는 남주와 그걸 질투해서 음모를 꾸미는 조연 123...
아마 처음 스토리는 그렇게 짠 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대로 계속 흘러갔다면 그저그런 로맨스 판타지 하나로 끝났을 텐데~ 일이 꼬이면서 다른 스토리라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마법설정이다. 주인공은 흑마법사고, 흑마법을 가르쳐준 마법사는 마탑을 도망나와서 세계를 떠도는 아주 깜찍하고 귀여운 미소년(!) 이었는데...
나름 독특한 마법관을 설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법의 힘을 인간이 쓰면 신체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마법사는 특별한 '세례'를 받고(책에서는 의식이라고 했던 듯) 인간과는 다른 아주 느린 시간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따라서 마법에 의해 받는 타격을 아주 천천히 나눠서 받는다는...
주인공은 정식 인증을 받은 마법사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도 보통 인간처럼 흐르고 타격도 많이 받는다. 마법을 몇 번 쓰면 시도때도 없이 졸림증에 빠지게 된다는.ㅋㅋ
(임주연님의 만화 시엘에서도 이런 설정이었던 것 같다. 마법의 대가는 수명이다.-잠을 잔다. 일정한 패널티 좋고~)
그리고 과거에 마법사가 전쟁에 관여해서 안 좋은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대륙의 모든 마법사들이 섬(마탑)으로 들어가서 안 나오게 되었다는 배경이 있다. 마법사들은 다시 그런 비극이 없게 하기 위해 '율법'이라는 걸 세뇌수준으로 교육시키고 다짐 또 다짐시킨다. 다만 마탑의 마법사가 아닌 주인공은 율법에서 자유로운데! (승진 포기한 공무원이 무섭듯이 율법 무시하고 막나가기 시작한 마법사도 정말 공포의 대상이다.)
암튼 대륙에서는 이미 잊혀진 마법사들의 힘. 나름대로 쥔공과 사부의 비장의 무기라 하겠다!
나중에 모종의 경로로(ㅋㅋㅋㅋㅋㅋ) 쥔공 사부인 율이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잡아가기 위해 마탑에서 마법사가 파견되는데, 이 두 마법사와 얽히고 설키고 황제까지 끼면서 사건이 커지고... 이 부분 스토리라인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오오~~ 했던 기억이 난다. 스토리를 꽤 세심하게 신경쓴 듯했다.
(난 스토리를 제1차로 본다. 중간에 괜히 스토리 급 선회하거나 필요없는 장면을 집어넣거나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는 고무줄식 진행 등, 마무리에 대한 아무런 대비 없이 글썼다는 티가 팍팍 나는 소설을 매우 싫어한다.)
나름대로 발단-전개-절정-결말 등의 흐름도 있었고 말이다.
내가 이 글을 안 읽게 만들었던 비판은... 일이 꼬이고 쥔공과 사부가 궁지에 몰리는게 너무 억지성 있다고 했었나. 하지만 난 충분히 납득했다. 사실 죄의 유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사건은 해결해야 하니 가장 유력한 용의자를 처벌하겠다는 그런 거, 황제가 대놓고 말하기까지 했으니.
한가지 아쉬운 것은 성격도 나쁘고 재치도 좋아서 남들이 못할 기발한 생각을 잘 하던 주인공이... 사부한테 죄를 뒤집어씌운 시녀한테 한 짓은 사실 좀 실망이었다. 성격상 그래야 맞긴 하지만 뭔가 있어보이는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다가 확... 이건 화풀이일 뿐ㅠ.ㅠ
암튼 나름대로는 만족했다. 5권으로 끝나서 그리 길지 않게 단단하게 잘 끝난 것 같다. 여주 싫어하시는 분은 할 수 없지만 한번쯤은 가볍게 읽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장점을 쓰자면
1. 일관적인 등장인물들의 성격
2. 독자적인 마법 세계관
3. 스토리의 연결.(초반에 등장했던 작은 인연과 설정이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제대로 터져주시는!)
4. 드래곤과 몬스터 설정.(절대자가 등장해서 이래라저래라 만능해결사 이런 거 아님. 드래곤은....흐흐)
5. 클라이막스, 주인공의 끝내주는 잔머리!(라기보다는 지략)
단점이라면
1. 먼치킨이 아니다
2. 여주, 로맨스 첨가
3. 초반에 잘 살리지 못한 마법 세계관. 나중에 가면 비중있게 다뤄지고 전투도 나오지만 초반에 확 휘어잡지 못해서 멋진 설정이 묻힌다는 느낌.
나도 여주로 글 쓰는 사람인데 2번을 단점에 넣어야만 하는 판타지계의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바뜨! 남주여주 안 가리고 옥석 가려서 글 읽는 사람도 있으니 그런 사람들은 한번쯤 볼만한 글이다. 일단 짧게 5권 완결이기도 하고. 로맨스 판타지라 불릴 만 하지만 의외로 로맨스는 큰 비중이 아니다. 닭살돋는 연애행각 없음. 달달한 사랑을 논하기에 주인공 성격은 너무나도...(이건 순진한것도 아니고 악독한것도 아냐~~)
무엇보다 최고인건 피와 살이 튀는 주인공의 성격! 더 그로테스크하게 그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ㅠㅠ 설정에 비해 좀 약했던 것 같다. 독약들을 더 써먹었어야 했는데... 아쉽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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