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나르시안
작품명 : Gross Nasty
출판사 : 문피아-정연란
문피아 최초, 아니 국내 최초의 본격 촉수 성장 판타지다. 어쩌면 세계 최초일지도 모른다. 그점이 흥미롭다.
외관은 고기살덩이, 그 안에 인간의 혼이 있다. 살덩이로 느끼고 호흡하며 먹이도 소화핵을 분비해 흡수한다. 촉수라기보다 더러운 괴물이다. 괴물은 자신의 끔찍한 모습에 절규하며 자살하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고통과 배고픔을 느낀 괴물은 살아야겠다는 본능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먹이를 사냥하고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곳을 탐험하고 그러다가 그 땅의 주인 드래곤을 만난다. 우리의 주인공 촉수 괴물은 그 끔찍한 외모와 특성덕분에 드래곤과 친구가 된다. 이 가련하고 더럽고 끔찍한 촉수 괴물은 드래곤에게서 마법을 배우며 이곳 세상의 문화화 역사 세계관등을 들어 알게된다. 그중에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드래곤의 역할이다. 드래곤들은 세상의 조화와 질서를 위해 발전된 문명을 초기화 시킨다. 이를 통해 세상은 결코 과학을 꽃피워 오늘날의 모습과 같은 발전된 문명을 맞이하지 못한다. 대신 자연의 조화와 질서는 그대로 유지된다. 결국 세상의 조화를 어지럽히고 더럽히는 가장 끔찍한 존재는 인간이다.
끔찍한 괴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들이 더러 있었지만 고깃덩어리를 주구장창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은 이 작품이 처음인 거 같다. 그렇다고 끔찍한 더티 호러나 19금을 에로에로함을 내세운 작품도 아니다. Gross Nasty는 어디까지 인간의 영혼을 가진 촉수 괴물의 성장물이다.
그럼 이제부터 이 작품의 아쉬운 점을 말해보자.
'슬픈 촉수의 이야기'란 것이 부제인지 본제인지 모르겠다. 촉수 괴물에 현대에 살고 있는 인간의 영혼이 들어갔다. 끔찍한 외모 보고 절규하고 자살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생존 본능 느끼고 살아야겠단 생각을 가진다. 이게 슬픈 촉수 이야기의 끝인가? 적어도 인간이었을 때의 추억이라든지 기억을 되새기며 그리워하는 장면이 나워줘야 했다. 남자들 대부분은 스물 초반에 원치 않는 이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군대는 기존 상식을 벗어난 세상이다. 그곳에서 가족 생각, 연인 생각, 친구 생각, 내 삶을 되돌아본다든지 등등 이중 하나쯤은 누구나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작품엔 그게 없다. 엉뚱한 세상에 와서 괴물로 변했다면 이건 대 사건이다. 부모도 보고 싶고 예전 생활의 그리움이 나와야 되는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캐릭터의 과거와 배경, 성격까지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작가는 그냥 놓쳤다.
또하나 아쉬운 점.
드래곤 만난 건 좋았다. 그런데 타냐라는 수인족 소녀가 이 작품의 폭탄이다. 노예로 바쳐진 299명의 소녀들이 촉수 괴물과 드래곤을 두려워하지만 타냐는 용기 있다는 표현을 넘어서서 그 행동들이 정도를 벗어난다. 타냐는 촉수 괴물에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그가 친절하다고 생각한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그런 생각을 가진 걸까? 타냐가 접시를 닦다가 떨어지는 걸 촉수 괴물이 긴 촉수를 이용해 받아냈다든지 하는 에피소드가 앞에 있었다면 그러려니 했을 거다. 그것도 아니라면 타냐란 소녀가 호랑이 수인족이란 특수성 때문에 다른 이들로부터 두려움의 존재였다든지, 왕따였다든지 하는 과거를 보여줬다면 괴물 촉수에 대한 호기심과 동정을 이해할 수 있다. 한데 그런 거 전혀 없이 이 타냐란 소녀는 촉수 괴물이 무섭지도 않고 동정이 가며 그냥 흥미 있어 좋단다.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작가는 남들이 생각지 못한 촉수 괴물을 주인공을 내세워 신선함을 선보였다. 촉수 괴물이 마법도 익히고 다른 이능력을 가지게 되는 성장 요소도 흥미있다. 작가가 미쳐 놓치고 있던 부분만 보완한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괜히 어렵게 내용을 이끌어가기보다 쉽게쉽게 글을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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