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불멸의 기사를 읽고

작성자
Lv.39 로지텍맨
작성
10.09.02 17:33
조회
6,146

아주 오래전 읽다가 '뭐야, 무슨 판타지에 용도 없고 엘프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재미없는 소설이 있어.' '거기다 문체는 왜 이렇게 어려운거야..'(당시 중학생3정도)

그러다 학교도서관에 불멸의 기사가 꽂혀 있는걸 보고 1권만 빌려서 읽기 시작한게 결국 그날로 다 읽어버렸내요.

줄거리는 영지의 후계자인 이복형이 도망쳤기 때문에 사생아정도..되는 주인공이 가면을 쓰고 형의 행세를 하면서 가문의 주인이 됩니다.오직 가문의 명예만을 위해 아무리 추잡하고 더러운 일이라도 기사도에 반하는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도 모든 것을 가문의 명예 하나만을 위해 감수합니다. 사실 그런 주인공은 원래 음유시인이 되고자했던 감성적인 소년이었지만 가문의 명예를 위해 가면을 쓰고 흡혈귀와 같은 악마스러운 행위를 하면서 가문과 자신의 명예를 키워나가는 내용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수 많은 주,조연들이 등장합니다. 각기 다른 태생과 성격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두 하나의 딜레마를 갖습니다. 주인공이나 성도의 왕녀나 주인공에 집착하는 여자나, 버트, 그리고 적대국의 영주와 서로 사랑하지만 결코 표출할 수 없는 계모 등등 모두 같은 인물들입니다.

즉 실제 하고싶은 어떠한 숨겨진 욕망과 사회와 환경이라는 벽에 부딪혀서 '가면'을 쓰고 지내야하는 것 사이에서 내적갈등이 일어납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내 잠재욕망을 잠재우고 아푸게 지내면 안정적인 삶을 보낼순 있고 반대로 자신의 욕망을 분출하면 자신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죠. 그렇지만 두가지 선택 모두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생각의 여지는 있겠지만 말이죠..)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고 가는 일이겠지만 소설의 주인공에서는 각각의 주인공들에게 어떠한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사건을 겪게함으로써 더욱 더 그러한 모습을 부각시킵니다.

결국 작가는 주인공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해줍니다.

중요한건 과거의 트라우마에 의한 내적갈등이 아니고 지금 현재 자신이 앞으로 한걸음 더 내딛고 그 한걸음이 즐거울 수 있다면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 뭐 이런식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불멸의 기사를 읽으며 비슷한 느낌을 받은게 오쿠다 히데오의 상황설정과 그에대한 내밀한 심리묘사와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풍자적 성격 역시 비슷하고 물론 오쿠다히데오쪽이 훨씬 해학적인 면이 크지만 말이죠.

생각지도 않게 글이 길어지긴 했지만 정말 양판소에 지쳐가는 저에게는 단물과 같은 한자한자와 중세시대의 세밀한 묘사에 그림이 연상되는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느끼는건 지금의 판타지소설이라고 정의되는 그 형식, 내용, 특성이 정형화되지 않았던 90년대후반 즈음,, 드문드문 쏟아져 나온 소설들 중 명작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불멸의 기사, 하얀 로냐프강, 옥스칼니스의 아이들 등등....

p.s 요즘 빠진 게임인 블레이드&마운트, 토탈워 시리즈와도 비슷한 배경이어서 더욱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첫장면에서 렌스돌격으로 농노를 짓밟는 기사의 마음을 알았달까나요..ㅡㅡ;


Comment ' 16

  • 작성자
    Lv.29 광명로
    작성일
    10.09.02 18:04
    No. 1

    불멸의 기사는 정말 잘 썼죠.

    2부 가면서 유럽 역사 부분이 비슷하게 얽히는데 그 부분에서 묘하게 거부감이 들었지만, 2부 빼고 보면 참 재밌습니다.

    특히 있을 수 없겠지만, 사람 목 잡고 피 빠는 부분에서 와 멋이다 이랬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幻首
    작성일
    10.09.02 18:30
    No. 2

    어둠의 포스..... 저도 2부는 별로였어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 장과로
    작성일
    10.09.02 18:54
    No. 3

    주인공의 포스가 최고였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시한폭탄
    작성일
    10.09.02 19:58
    No. 4

    블래이드 앤 마운트가 아니라 마운트 앤 블레이드 아니었던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으음...
    작성일
    10.09.02 20:10
    No. 5

    영화화하면 재밌을거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4 천영객
    작성일
    10.09.02 20:29
    No. 6

    공포감을 주기 위해 피를 빨아놓고 나중에는 마구 토하죠. 계략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그들을 진혼하기 위해 연주하기도 하고, 가문을 위해 강해져야만 하는 가면 밖의 만들어진 인격과 인간적인 가면 안의 감성이 충돌하며 일으키는 갈등이 잘 어우러져 표현된 멋진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홍로
    작성일
    10.09.02 20:56
    No. 7

    제 기억에 작가분이 인하대 다니시던 유민수님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우누리 연재당시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전작인 라이칸스로프도 재미있죠.. 연재시에는 다른 제목이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인형법사
    작성일
    10.09.02 22:25
    No. 8

    완결까지 사르륵 봤으면 2부도 재밌었겠으나.. 좀 시간텀을 두면서 봐서 집중도가 떨어진 저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천영객
    작성일
    10.09.02 22:47
    No. 9

    전작의 제목은 '마경의 기사'가 아닌지요. 라이칸 슬로프가 다크 메이스(?)였나...그 드래곤에게 제물로 바쳐지며 인간 여자가 되는 저주를 받게 되는 내용이죠. 그 작품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히키코모리
    작성일
    10.09.03 01:31
    No. 10

    최고였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햇살나눔
    작성일
    10.09.03 14:10
    No. 11

    댓글 보다보니 PC통신으로 보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묵향도 그랬고...초룡전기...마화사...등등 재미있는 글이 많았습니다.
    관삼유흥생도 있었던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얼라리
    작성일
    10.09.03 16:12
    No. 12

    불멸의 기사 참 재미있었죠... 저도 2부는 별로였지만.
    전작인 라이칸스로프는 마경의 기사로 개명해서 출판됐죠...
    제목 때문에 망한 케이스;;
    그러고보니 마경의 기사는 표지도 정말...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제목보다는 표지가 더 악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이면귀
    작성일
    10.09.03 19:09
    No. 13

    전 2부도 재미있었는데;;
    여주가 뽈뽈거리면서 돌아다니는게 귀여워서!!>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한신0
    작성일
    10.09.03 21:56
    No. 14

    저는 2부가 더 좋더군요. 마무리가 꽤 마음에 들어서. 시놉시스만 존재했던, 초미래의 우주가 배경인 3부도 재미있었을 같은데 아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0.09.04 07:43
    No. 15

    이분 소설 괜찮죠.1부를 더 좋아하지만 2부에서 판타지 답지않게 역사적 인물과 섞는 시도도 괜찮았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블랙템플러
    작성일
    10.09.05 18:02
    No. 16

    흐흐 불멸의 기사는 지금도 인상깊어서 게임 아뒤로도 종종 썼는데. 얀 지스카드였나요? ㅋㅋ 그리고 칠성전기의 발카이드등... 진짜 다크포스 뿜어내는 쥔공이라면 불멸의기사 정도는 되야한다봄. 너무 가벼운 양판소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재미없을지도 모르겠군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4108 게임 달조 24권 읽고(스포) +19 Lv.64 럽히나 10.09.03 3,595 0
24107 무협 무협갤리 배꼽잡는 글. (펌) +21 Lv.67 라다 10.09.03 4,050 1
24106 무협 잡배 사무칠! 흥분하게 만드네요 +5 심플인생 10.09.03 3,101 1
24105 무협 모산기협전.. 아쉽네요 +6 심플인생 10.09.03 2,016 2
24104 무협 천뢰검협 6권을 읽고 +2 Lv.99 단군한배검 10.09.03 2,176 0
24103 무협 귀환 진유청 3권을 읽고 +10 Lv.99 단군한배검 10.09.03 3,135 1
24102 무협 귀환 진유청 3권도 재미있습니다. +4 Lv.1 삼생 10.09.02 2,696 2
24101 무협 (감상)파멸왕6권(미니리즘~~~~~~) +10 Lv.19 천재17 10.09.02 3,621 0
24100 판타지 결혼원정기 1,2권 +24 Lv.82 5년간 10.09.02 4,863 0
24099 게임 하룬-12권 +7 Lv.99 소비아... 10.09.02 2,895 1
24098 판타지 무한의 강화사 추천이오~ +27 Lv.52 떠중이 10.09.02 3,395 2
» 판타지 불멸의 기사를 읽고 +16 Lv.39 로지텍맨 10.09.02 6,147 3
24096 기타장르 진산 - 바리전쟁 +4 Lv.99 천백랑 10.09.02 2,267 0
24095 무협 중원제일인! 제대로 꼴통이 왔다. +8 Lv.1 징벌자 10.09.02 3,707 1
24094 무협 제갈세가 3 +8 Lv.13 얼음꽃 10.09.02 1,820 0
24093 무협 패왕쟁천 3 +1 Lv.13 얼음꽃 10.09.02 1,307 0
24092 판타지 은빛어비스 .. +5 Lv.56 두번얍얍 10.09.02 1,694 3
24091 무협 정말 간만에 기대되는 몇가지들... +4 Lv.5 오거수레 10.09.02 3,721 0
24090 판타지 세라핌이 왜 인기가 없을까? +31 Lv.97 일시무시일 10.09.01 5,419 1
24089 무협 천극의 서 1,2권을 읽고^^ +9 Personacon 유주 10.09.01 2,664 2
24088 판타지 [감상] 왕은 웃었다. +12 Lv.74 유운권 10.09.01 3,018 9
24087 무협 십전제를 읽고.. +12 Lv.50 흘러간다 10.09.01 3,895 1
24086 판타지 시뮬레이터 1,2권 읽는 도중 [미리] +4 Lv.66 백곰탱 10.09.01 2,009 0
24085 무협 우화등선 - 그러나 사람만이 아름답다 +8 Lv.1 사이암 10.08.31 4,697 1
24084 게임 달빛 조각사 24권을 읽고(미리니름 많음) +10 천기룡 10.08.31 4,139 0
24083 무협 선검학사 - 종남파 점창파. 뭐까요? +1 악협소설 10.08.31 2,728 0
24082 무협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도박판이다!-귀도사... +1 Lv.99 니푸르 10.08.31 1,661 0
24081 무협 곽가소사 8권까지 읽으며 +6 Lv.24 참이슬사랑 10.08.31 3,261 6
24080 무협 천극의 서 1~2권 +7 Lv.37 깜까미 10.08.31 2,388 0
24079 무협 이수영님 리로드......그리고 신작 낙월소검 +17 Lv.57 호야선생 10.08.31 4,119 4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