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정영기
작품명 : 룬의 제황
출판사 : 파피루스
몇 달 전 오랜만에 읽어본 판타지 소설이 룬의 제황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루비의 꿈이란 필명으로 벌써 여러 책을 내신 기존 작가님으로 알고 있었고, 제목과 표지도 어우러져 기분좋게 샀습니다.
그리고 읽어내렸을때.
루비의 꿈으로 아주 옛날 이분의 첫작 그라센 대륙기를 얼핏 기억하고 있었던 터라 룬의 제황을 읽고 나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 읽었던 그라센 대륙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책이 재미있었고, 글이 쉽게 읽혀졌거든요^^ 솔직히 작가님에게는 큰 실례가 되겠지만 저는 박성호 님이 쓰신건 아닌가 했을 정도로 초창기 그분의 재미있게 읽었던 위트가 생각날 정도로 글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개인적으로 박성호님의 위트는 너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다시 생각해 보면 룬의 제황이 훨씬 더 지금 제게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인즉, 약간의 영능력이 있는 가문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그 가문의 힘을 받아들이기위한 과정 중에 판타지로 넘어가는 것으로 시작을 맺습니다. 거기에서 주인공은 순간 노예로 전락하다가, 마탑에 소속된 골칫거리 스승을 만나 칼린이라는 이름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계기 끝에 몇 백년이나 오래 묵은 여자를 봉인해제하게 되고 그녀 때문에 그다지 순탄치 못한 모험을 하게 되는데요.
솔직히 이 짧은 설명만으로도 1, 2권의 내용이 거의 내포 되어 있을 정도로, 간단한 줄거리와 내용은 많지만 큰 줄기로 잡아보면 그저 작은 소소한 일상 속의 생활들을 열거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초장의 프롤로그 부분에서 큰 임펙트는 없었지만 내용이 너무 흥미롭게 이끌어 나가 지루함이 없었고,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서 벌어지는 일들도, 자칫 잘못하면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을 아주 유쾌하게, 등장인물, 즉 조연들에게 적당한 비중을 두면서 주인공의 서브를 봐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게 이런 류의 소설들이 작가님이 잘못 비중을 두면 조연들이 주인공 못지 않게 배경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룬의 제황은 주인공의 뚜렷한 성격과, 나머지 조연들의 성격까지 개성들이 있는데 반해 그 개성이 주인공을 넘어설 정도가 아니어서 그런지 어색한 부분도 없었고 재미있는 글을 읽고 싶은 분들은 아주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듯도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상태대로만 글이 이어질 경우 특별난 것 없이 질질 끄는 느낌이 들까봐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3권까지 샀고, 1, 2권을 재미있게 보았던 저는 기다리던 3권까지는 크게 흥미를 못 느꼈던 듯도 싶네요. 글은 재미있고, 안정되어있지만 주인공의 어정쩡한 태도와, 어느 순간 부터 주변의 조연들의 평이한 설정이 조금은 글의 진전이 있어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제일 중요한 것은 여타 다른 글에 비해 오타가 너무 눈에 띈다고나 할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출판사에서도 조금 신경을써야되지만 작가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써야된다고 봅니다. 오타 하나가 글의 문장을 어그러트리고, 특히 중요한 부분에서의 오타는 글의 재미를 순식간에 망칩니다. 물론 저는 그냥 그 부분은 신경쓰지 않고 읽긴 했지만 여타 다른 책들에 비해 오타가 너무 눈에 띄여서 몇 자 더 적어보긴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요즘나온 판타지 소설 중에서는 제일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읽긴 했습니다. 모처럼 재미있게 읽기도 했구요.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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