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방과 후 放課後, 1986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구혜영
출판 : 창해
작성 : 2010.06.29.
“흐응~ 그렇구나~”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이며 ‘애인님의 강력추천작’ 임에 힘입어 느긋한 기분(?)으로 만나본 책이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을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어느 날 방과 후. 반사적으로 몸을 피한, 자신이 방금 전까지 서 있던 자리에 화분이 하나 떨어졌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하는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가 교사이며 이전까지도 몇 번이나 죽음의 위협을 받아왔음을 말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일단은 좀 더 두고 보자고 상황을 넘기는 것도 잠시, 이번에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었음에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있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해결점이 드러나기 보다는 그저 완벽한 알리바이를 말하는 유력한 용의자들만 드러날 뿐이었는데요. 그러던 중 학교 축제를 기점으로 또 한 번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었음에, 주인공은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발버둥에 임하게 되었지만…….
음~ 결론부터 적어보자면 그저 그렇게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해당 여고생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언급해주신 애인님의 평가를 곰곰이 생각해보며 만나보게 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소설 ‘동급생 同級生, 1993’에서 동질감을 느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문득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 冷靜と情熱のあいだ, 1999’가 떠오르는 것이 그저 작가님이 대단하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뭐랄까요? ‘냉정과 열정사이’는 각각의 주인공과 같은 성별의 작가 두 분의 주거니 받거니 소설을 완성하게 되었다면, ‘동급생’과 ‘방과 후’는 한 작가가 그려내는 각 성별의 감수성을 멋지게 담아내고 있었다는 점에서 감탄을 아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으흠. 감탄을 아까지 않았다고는 했지만, 작품이 가진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보면서는 잠시 멍~하니 앉아있어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이 작품에 대해 무엇을 말해볼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 낚시에 임하면서 또 멍~하니 있어보았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그저 궁금해집니다.
아무튼,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사람을 미워하고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시선 중 여고생의 마음에 대한 연구? 트릭과 복선에 대한 장치의 실험? 모든 것의 절정이 ‘방과 후’에 있음을 통해 제목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한 고함? 이런 것도 쓸 수 있다는 자신감? 그 밖에도 내놓으라면 다른 것들도 적어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으면 그만이 아니겠냐고 말을 줄여볼까 하는군요.
사람을 살인으로 내모는 마음의 병. 그 어떤 사소함이라도 그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음을 섬세하게 그려나가는 작가님. 하지만 그것이 그것의 심연에 묻어둔 학창시절을 자극한다는 점에서는 마음이 하나 가득 불안해지기도 한 만남이었는데요. 그런 점에서 미운 동시에, 전문지식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신 작가님께 감사함의 마음을 담아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보는 바입니다.
그럼, 저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닌 나름 사회인이기에 ‘퇴근 후’를 즐겨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1246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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